수면제 금단증상
하루,
그 하루를 비웠을 뿐인데
내 안의 모든 감각이
날 선 칼처럼 깨어난다.
장이 요동치고,
빛은 날 찌르고,
소리는 바늘처럼 뇌를 꿰맨다.
눈을 떠도,
눈을 감아도
편한 구석이 없다.
눈을 감으면
검은 소용돌이가 튀어나와
나를 끝도 없이 빨아들인다.
터널의 끝은 없고
나는 아직도 추락 중이다.
비틀거리는 걸음,
지하철의 굉음,
키보드가 토해내는
딸깍이는 날 것의 외침,
엘리베이터 냄새,
컴퓨터 속 쿨링팬 냄새...
이 세상 모든 것이
나를 쳐다보는 듯
경계의 칼끝을 내민다.
이게 원래의 나인가
약을 삼켜 억눌렀던 내가
지금 비로소 튀어나온 건가
떨쳐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나는
그 약 없이는
더 이상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
고통스럽다...
비비로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