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를 올리는 자

비만세포(mast cell)

by BiBi

깊은 성벽 아래,
보이지 않는 자리에 숨어 있던 나는
언제나 첫 눈을 뜨는 파수꾼.



바람결에 스친 침입자의 그림자,
가느다란 발자국 소리 하나에도
나는 흔들린다.


그리고,
망설임 없이 봉화를 올린다.
히스타민의 불꽃이 치솟아
피부를 붉히고
혈관을 열어젖히며
군세를 불러 모은다.



사람들은 말한다.
“그 불꽃이 때로는 지나치다” 하고,
“알레르기의 화살이 아프다” 하고.



하지만 나의 사명은 오직 하나.
첫 불을 밝혀
면역의 군단을 일으키는 것.



나는 이름 없는 병사,
그러나 가장 먼저 불타오르는 불씨,
비만세포라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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