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는 학생들이 따라야 할 규정이 많다. 그중에 가장 기본은 학교의 시작 시간부터 끝나는 시간까지 학교라는 공간을 벗어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퇴를 고민하고 있는 학생들은 대부분 학교를 매우 가기 싫은(혹은 힘든) 이유가 있다. 대부분 매일 학교에 가는 게 고역인 상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퇴가 확정되기 전까지 대부분의 학생들은 학교에 성실히 출석한다. 살면서 한 번도 학교를 이유 없이 결석하지 않아 본 관성이자, 결석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그 사유이다.
그렇기에 자퇴를 하고 싶다고 선언을 학부모와 교사에게 하고 난 뒤, 지지부진한 논쟁을 계속하면서도 학교에 제시간에 등교하여, 제시간에 하교하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보통 자퇴를 하고 싶다고 선언한 이후 논쟁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학생도 학부모도 매우 불안정한 상황이다. 사소한 것으로 감정이 격해지고, 나아가 다투게 되기도 한다.
그런 감정의 격화와 다툼의 발생이 가장 흔해지는 시간은 '등교 전 아침'이다. 대부분의 학생이 잠이 부족하기 때문에 매우 예민해져 있는 상태이고, 그만두고 싶은 대상인 학교를 가기 위해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니 당연히 이슈가 발생하기 매우 쉽다.
이는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마찬가지다. 맞벌이가 흔한 이 시기,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준비시키고, 본인도 출근 준비를 해야 하는 부모 또한 예민하기는 매한가지이다.
이런 여러 가지 상황의 중첩 때문에 자퇴에 대한 선언이 이루어진 가정에서, 아침 등교 준비 시간에 다툼이 벌어지는 것은 꽤 흔한 일이다. 단순한 다툼으로 끝나고 서로 갈 길을 나선다면 오후나 저녁에 문제를 봉합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이런 다툼으로 인해 학생이 등교하지 않고 결석을 해버리는 것이다.
이미 자퇴를 하고 싶다고 선언을 했겠다. 아침에 크게 다투기까지 했겠다. 본인의 감정에 대한 대가로서, 혹은 부모의 행동에 대한 항거로서 방 문을 걸어 잠그고 학교에 가지 않는 투쟁과 같은 행위는 매우 자주 일어나는 상황이다.
홧김에 등교를 하지 않은 학생의 마음에는 수많은 감정이 요동칠 것이다.
처음으로 학교를 무단으로 결석한 것에 대한 불안감, 학교에 한창 있어야 할 시간에 집에 있는 것에 대한 이질감, 이제 한 발짝 강을 건너버린 것 같은 고양감과 같은 것들이 짧은 시간 안에 휘몰아칠 것이다.
이런 선택이 한 번 일어났다면, 그날로 다시는 학교를 가지 않게 되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다.
학교를 그만두고 말하고 다니다가, 처음으로 정말 학교를 나가지 않는 날이 생겼다면 그날 이후로 부모와 교사의 시선은 더욱 나빠질 것이기에 이를 감당하기 힘들어 결단력(?) 있고 완고하게 등교를 거부하는 경우도 많고,
생각보다 학교를 하루 안 나가도 별 다른 상황이 발생하지 않은 것에 대한 안도감으로 학교를 확실히 그만두어야겠다고 결심하게 되는 경우도 있으며,
의도치 않게, 우연히 자퇴의 첫 발을 떼게 되었으니 이제 돌아갈 것 없이 전진하겠다는 마음을 먹는 학생들도 있다.
이런 상황들로 인해 홧김에 학교를 한 번 안 나가게 된 학생들은 그날이 자퇴의 결정적 분기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자퇴에 대해 합리적인 대화를 해나가고 있는 상황이라면 가정에서는 아침 시간을 현명하고 안정적으로 보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고,
만약 이미 학교를 하루라도 빠진 상황이라면 학생의 심리 상태에 대해 깊게 대화하고, 여러 사유들을 만들어 우선 다시 학교에 발을 들이도록 해야 자퇴에 대한 건전한 대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여러 칼럼에서 계속 강조하듯 자퇴에 대한 고민과 결정은 생각보다 많이 감정 위에서 일어난다.
또한 자퇴의 경우 한 순간의 감정이 오랜 선택의 갈림길이 되는 경우가 많으니 늘 현명한 대처를 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