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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빛나지예 변지혜 May 15. 2024

학창 시절 받지 못했던 상. 30대에 처음으로 상 받다

비전공자의 발레콩쿠르 도전기

"지혜님 대박!!!! 소식이에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햇살 가득하고 한가로운 오후였다. 사무실에서 컴퓨터의 자료들과 씨름하는 중, 발레선생님께 카톡이 왔다.


"무슨 일이에요??"

"지혜님 발레콩쿠르 은상 받았어요!!! 축하드려요!!!"

"대박~~~ 헐... 감사합니다 ♡♡♡♡"


나에게도 이런 일이 오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학창 시절에도 그렇게 흔히 받던 개근상 하나 못 받았었는데 처음으로 상을 받았다. 나도 살면서 상을 받을 수가 있구나라는 감사함이 솟아올랐다.




"지혜님, 상 못 받은 지 오래됐죠? 제가 받게 해 드릴게요."

콩쿠르 준비할 때, 진지하게 믿음을 주신 발레 선생님의 이 한마디가 떠올랐다. 연습할 때, 선생님말이 정말 사실이 될까 의심반 희망 반이었다. 그런데 선생님의 말이 정말 현실화되었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이것이 꿈인가? 생시인가? 이 선생님에게는 호감뿐만 아니라 더욱 많은 신뢰와 믿음이 생기게 되었다.





부산 동래구에서 이루어진 전국발레콩쿠르.

50대로 보이는 중년의 남성도 보이고, 비전공자 부문에도 쟁쟁한 사람들이 나온 것처럼 보였다. 대략 15명 정도의 비전공자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었다.  그중에서 은상을 차지하다니, 감개무량했다. 내가 나에게 주는 마음으로 주는 뿌듯한 상으로도 만족스러웠는데, 실제로 상을 받게 되니 너무나도 하늘을 날 듯이 기뻤다. 며칠 동안 회사에서는 모니터를 보는 내내, 피식피식 미소가 가득한 채로 다녔다. 상 발표는 일찍 나왔지만, 실제로 상은 늦게 배달되어 한 달이 넘어도 오지 않고 있다. 아쉬운 대로 발표 내용을 올려본다.




이번 기회로 재능이라는 것에 대한 부정적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었다. 나름 내가 꼼꼼하고 기록을 다루는 것이 그나마 잘하는 일이라 여겨서, 회계 쪽으로 업무를 하고 있다. 하지만 가끔 실수하는 업무로 상사에게 혼나는 나. 그리고 퇴근 후, 집에 도착 후부터 자기 전까지 계속 슬퍼하며 울었던 과거의 내가 떠올랐다. 도대체 나에게는 재능이라는 것이 있는 것일지. 노력해도 안 되는 걸 바꿀 순 없는지. 왜 노력해서 100점을 맞을 수는 없는지. 온갖 재능과 관련된 안 좋은 생각들을 하며 자곤 했었다.


그런데 이렇게 취미로 하던 발레에서 상을 받고 나서는,

'아, 나는 몸으로 하는 재능이 더 강한 걸까?'라고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운동하는 건 좋아하지만, 몸을 쓰는 일 쪽으로 재능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기에. 나 자신에 대해서도 신선했다.


인간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나 자신을 발견해 나가는 기쁨을 누려야 한다라고 하던데, 정말 공감이 갔다. 지금 딱 내가 나 자신의 몰랐던 부분을 1%이지만, 알아가는 기쁨을 누리는 것 같다.  너무나도 감사한 순간이다. 이를 계기로 모든 새로운 도전에 용기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나만의 또 다른 재능을 발견할 수 있을 것만 같다. 앞으로의 나의 미래가 기대된다. 약 1년 이상 복용 중인 우울증 약도 곧 탈출할 수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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