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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니어드 Aug 17. 2022

자전거 타는 가족

자전거 타려고 차도 바꾼다

우리 가족의 구성은 셋. 아빠와 엄마, 그리고 아들 하나.

그리고 이 글을 쓰는 나는 그중 아빠.


우리 가족은 자전거를 탄다. 삐까 번쩍하고 으리으리한 좋은 자전거를 타고 멋지게 차려입고 한강 자전거도로를 신나게 달리는 것을 꿈꾸기는 하지만, 현실은 일상복을 입고 샤방샤방 사뿐사뿐하게 동네 마실 나가 듯 종종 자전거를 탄다.


그렇다고 우리 가족이 가까운 동네만 자전거를 타고 왔다 갔다 하는 정도라면 내가 이런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 가족의 라이딩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하면 다들 반응이 이렇다.


"그렇게 타는 게 가능해요?"


어떻게 타는 것이기에 그럴까? 뭐 대단한 것은 아니다. 우리 가족은 서울에서 춘천까지 자전거로 다녀오는 것을 다섯 번이나 했다. 100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오로지 가족들의 두 다리 힘으로만 간 것이다. 앞에 얘기했지만 샤방샤방 가벼운 느낌의 라이딩으로도 춘천까지 자전거를 타고 갈 수 있다.




자전거 타려고 자전거를 바꾸다


오늘은 어디를 갈까?


아주 더운 한여름이 아닌 봄 가을 주말 아침이면 나누는 자전거 타는 가족의 행선지 정하기 멘트다. 자전거를 타고 어디 가까운데라도 한 번 다녀와야 뭔가 주말을 제대로 보낸 것 같다 생각을 해 왔다.


하지만, 모든 출발지가 집이면 갈 수 있는 곳은 항상 '답정너'인 상태가 돼버린다. 왕복으로 크게 무리하지 않고 다녀올 수 있는 거리는 대략 40~50킬로미터 정도가 적당한데, 그 거리 범위에 있는 곳은 이미 몇 번씩 가봐서 흥미가 떨어지고 있었다. (참고로, 왕복 4~50km는 자전거로 생각보다 힘든 거리가 아니지만, 자전거를 안 타는 사람들에게는 우와! 그게 가능해?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 보려고 한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조금 더 갈 수 있는 범위를 넓히기 위해서 자전거를 바꿨다. 이전에 타던 자전거는 일반적인 하이브리드 자전거, 아동용 자전거 그리고 아주 오래된 저가형 접이식 자전거였다.


그런 자전거는 어디 싣고 가서 자전거를 타는 게 불가능하다. 자동차에 캐리어도 설치해서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 그 정도까지 투자를 하는 게 과연 맞나 싶었다. 그래서 우리가 선택한 것은 접이식 자전거의 대명사인 브롬톤처럼 접었을 때 부피가 작아서 차에 쉽게 실을 수 있는 그런 자전거로 자전거를 바꾸는 것이었다.


자전거를 타기 위해 자전거를 바꿨다. 접이식 자전거 3대를 한 번에 구입해서 세단형 승용차 트렁크에 2대, 1대는 세 식구니까 남는 하나의 뒷좌석 자리에 넣고 다녔다.




자전거 타려고 차를 바꾸다


이렇게 타고 다니다 보니 자전거를 겹쳐서 트렁크에 넣는 것도 불편하고, 뒷좌석이 더럽혀지지 않게 자전거를 싣고 내리는 것이 너무 어렵고 번거로웠다.


자전거를 바꾸고 시간이 좀 지나서 우리 가족은 또 한 번 바꾼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자동차였다. 이전에는 준중형 세단형 차여서 공간도 부족하고, 특히나 자전거 외에 여행을 위한 짐을 싣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접이식 자전거를 3대 나란히 책꽂이 책을 꽂듯이 차에 가지런히 싣고, 그 외의 짐도 실을 수 있는 차가 필요했다.


자전거 타려고 차를 바꾼 것이다. SUV로 차를 바꾸니, 자전거 싣고 내리는 것이 정말 편해졌다. 어디든 자전거를 싣고 가서 주변에서 가볍게 자전거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주차하느라 진땀을 흘리며 주차 전쟁할 때, 우리는 멀찍이 여유로운 공간에 세우고 자전거로 이동을 했다.




자전거 타는 가족 이야기


이렇게 자전거 타는 가족이 탄생했다. 엄청나게 많은 곳을 다녀온 것은 아니지만, 아직도 자전거 타기는 계속되고 있다.


이곳에는 우리 가족이 자전거로 춘천까지 갔던 이야기, 여행을 가서 자전거를 탔던 이야기를 적어 보고자 한다. 가족이 함께 하는 아주 좋은 취미인데, 막연히 준비를 하는 것보다 누군가의 경험을 보는 것이 좋다 생각한다.


그 경험을 이곳을 통해 보고, 우리 가족처럼 자전거를 타는 가족이 더 생길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이곳에 서 나의, 우리 가족의 자전거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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