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낙찰?? 근데 22억을 인수??

말소기준권리, 그 헷갈림의 함

by 박실장


처음 이 경매건 아파트를 봤을 때, “우와, 이런 게 경매로 나와?” 싶었습니다.

해운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초고층,
감정가는 40억인데, 최저가는 13억대라니요.

한참을 들여다보다가 선배에게 조심스레 말했죠.

“이거… 진짜 싸게 나온 거 아닌가요?”

그때 선배가 한 마디 했습니다.

“그 물건, 말소기준권리 한번 더 봐봐.”

그 말의 의미를 몰랐을 때라,
무슨 말인지 모르고 고개만 끄덕였어요.
하지만 이후, 하나하나 다시 들여다보며
저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습니다.

그 물건엔,
22억짜리 ‘실수’를 부르는 함정이 숨어 있었습니다.



1. 경매로 나온 가격만 보면 너무 매력적인데?


이 아파트, 감정가가 무려 40억 원이에요.
그런데 최근 경매에서 최저가가 13억 7,200만 원까지 떨어졌습니다.
감정가의 34% 수준이에요.
바다 보이는 뷰에다 73층의 고층이라니… 누가 봐도 로망이죠.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가격이 내려갔을까요?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전세보증금 22억 원을 낙찰자가 인수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2. 말소기준권리 착각, 여기서 많이들 당해요


등기전부사항증명서를 보면

2022년 1월 14일, 두 개의 중요한 권리가 동시에 등기돼 있어요.

전세권 설정: 김OO (보증금 22억)

근저당권 설정: 부산은행

보통 이렇게 보면

“근저당이 있으니까 전세권은 후순위겠네?”
“그럼 낙찰받으면 사라지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죠?

그게 함정입니다.

말소기준권리는 ‘가장 먼저 설정된 권리’가 아니라,
‘경매를 신청한 권리’가 기준이에요.

이 사건에서는 부산은행의 근저당이 경매를 신청했기 때문에
이 근저당이 말소기준권리가 됩니다.

문제는… 전세권도 같은 날 설정됐다는 점이죠.



3. 같은 날이면 누가 먼저인가요?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묻습니다.
“같은 날이면 순위가 같은 거 아닌가요?”

아쉽지만, 아니에요. 접수번호 순서에 따라 우선순위가 정해집니다.

이 물건을 보면:

전세권: 20번 등기

근저당권: 21번 등기

즉, 전세권이 근저당보다 먼저 등기된 거죠.
말소기준권리보다 앞선 권리는 낙찰자가 인수해야 해요.
→ 그러니까 이 물건의 전세보증금 22억은 낙찰자 몫입니다.



4. 싸게 낙찰받아도, 결국 22억을 떠안게 됩니다


최저가 13.7억에 낙찰받는다고 해도
전세보증금 22억 원은 따로 낙찰자가 책임져야 해요.

실제로는 35억 7,200만 원을 주고 사는 셈이죠.

이걸 모르고
“오! 해운대 뷰 아파트가 13억이래!” 하며 입찰 들어갔다간…
정말 순식간에 22억짜리 실수를 떠안게 되는 겁니다.



5. 등기부 ‘순위’만 보면 안 되는 이유


다시 한 번 정리해볼게요.

말소기준권리는 등기부상 1번이 아닙니다.

‘경매를 신청한 권리’가 기준이에요.

그보다 앞서 있는 권리는 말소되지 않고 남습니다.

즉, 낙찰자가 인수하게 됩니다.

이걸 모른 채 입찰했다가

“싸게 샀다”는 말이 “비싸게 떠안았다”는 말로 바뀌는 거예요.



6. 그래서 이 물건, 입찰하면 안 되나요?

지금 이 물건에 설정된 전세권은
22억 전액을 배당받아야만 말소에 동의한다고 되어 있어요.

즉, 그 돈이 채워지지 않으면
“나는 못 나가요” 하고 법적으로도 버틸 수 있는 상태라는 뜻입니다.

정리하자면,
입찰 전에 말소기준권리와 인수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는 거죠.



✔️ 이런 분들에게 이 글을 바칩니다


경매에 처음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분

전세권과 근저당권의 순위가 헷갈리는 분

‘싸게 나왔다’는 말에 혹하는 분

해운대 바다를 창밖으로 보고 싶으신 분 (함정 있습니다… 꼭 확인하세요)



� 마무리하며


저도 처음엔 “등기 순서”만 보고 “앞에 있으면 다 사라지겠지”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경매는 하나의 숫자 차이가 수억 원의 책임으로 돌아올 수 있는 곳이더라고요.

싸게 사는 것보다, 제대로 알고 사는 게 먼저입니다.




혹시 권리관계가 헷갈리는 물건이 있다면,
혼자서 끙끙 앓지 마시고, 언제든 아래로 연락 주세요.
제가 옆에서 같이 분석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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