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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창완 Jun 01. 2020

연재를 시작하며

혁신적 아이디어로 농업벤처에 도전하는 사람들

MBA 대신 농업을 공부하라. 농과대학 학위가 당신을 부자로 만들어 줄 것이다.


미국 월가 유명 투자가인 짐 로저스가 한 말이다. 최근 들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차세대 유망산업으로 농업을 지목하고 있고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향후 10년 간 가장 유망한 6개 투자분야의 하나로 농업을 꼽고 있다.


 불과 150년 전만 해도 세계 인구의 90%가 종사했던 농업이 이제는 5% 정도로 축소되었다. 역사적으로 생산체제의 중심이 농업에서 제조업으로,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 이동하면서 전 세계가 창출하는 부의 5%만이 농업에서 나오고, 60% 이상이 서비스업에서 창출되고 있다. 일찍이 제조업과 서비스업에서는 기계화, 자동화, 대량생산 등의 혁신을 시작으로 ICT 기술 접목과 디지털 전환(e-Transformation)을 통해 산업 혁명이 이루어져 왔지만, 농업 부문은 산업의 특성상 이러한 기술의 접목이 더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또한 농업부문 제품은 산업적으로 수요의 소득탄력성과 가격탄력성이 낮은 특징에 기인하기도 한다. 즉, 공산품과 달리 구매자의 소득이 늘어도 소비가 크게 늘지 않을 뿐 아니라, 제품의 가격이 낮아져도 수요가 그만큼 늘지 않으므로 인해 농업부문은 산업화 기반의 경제성장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농식품 산업은 인류 생존에 절대적인 식량 공급원일 뿐 아니라 기후변화와 환경문제 등으로 안전한 먹거리의 중요성이 점차 증가하고 있고, 산업 전반의 디지털 전환의 확대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농식품 산업의 산업 포지션이 근본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측된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컴퓨팅, 딥러닝, 인공지능(AI) 같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 요소들이 로봇, 드론, 자율주행 농기계 등과 결합하여 뒤늦은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농업과 농촌을 떠났던 많은 인력과 자본이 다시 농업부문으로 돌아와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판단된다.


CBInsight Ag Tech 100+ Tech companies changing the farm 2017


 필자는 대학에서 스타트업을 연구하고 창업과 기업가정신을 가르치며, 캠퍼스 안팎의 여러 창업자들의 보육과 스케일업(Scale-up)을 도와주고 있다. 그런데, 오랫동안 청년들의 창업 아이디어를 평가하고 코칭하면서 느낀 점은 스타트업 선진국과 달리 우리나라 창업가들의 ICT 편식이 유난히 심하고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이스라엘이나 미국 등에서는 메디컬, 바이오와 더불어 애그리 벤처(Agri-Venture;농식품 벤처)가 유망 스타트업 분야로 꼽히는데 우리나라에는 농식품 부문 스타트업이 거의 없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농업이 후진적 산업이라는 부정적 선입견이 강해 농업을 비즈니스나 산업으로 인식하지 않고 있고, 정부나 대학에서 이러한 새로운 기회에 대한 교육과 연구, 홍보가 부족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정부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과학영농과 파괴적 혁신보다는 농민 보호라는 명분 하에 아직까지 ‘나눠 주기식 시혜 정책’을 일관하고 있는 데에도 그 원인이 있는 것 같다. 국가의 새로운 성장 동력 구축과 일자리 창출원으로 삼기 위해서는 실력 있는 청년들이 농업부문의 혁신에도 동참할 수 있도록 기존의 틀을 깨고 기업가정신이 충만한 전사를 키워야 한다. 그런데 우리는 자급형 소농 보호라는 명분 하에 오히려 전사는 막고 현상유지와 버티기 정책으로 일관하고 있는 것 같다. 제대로 된 농식품 벤처 육성정책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필자는 이러한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 보다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줄 수 있는 농업벤처에 많은 청년들이 관심을 갖고 바라보았으면 한다. 농업벤처(Agri-Venture)야말로 디지털 혁명으로 유발된 파괴적 혁신과 상상력과 창의력으로 무장된 요소기술들이 응용된 90억 미래 인류의 생존 산업이 될 것이다. 필자는 농업벤처가 시장가치가 무궁무진한 미래의 블루오션이라는 생각으로 연구하고 있다. 또, 청년들이 ICT 이외의 산업부문에서도 창업기회를 발견하고 새로운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 과정에서 정리한 국내외의 다양한 혁신창업 사례들을 여러 독자들과 공유하고자 한다. 정밀농업, 스마트팜, 식물공장, 농업로봇 뿐만 아니라 전자상거래 플랫폼, 6차 산업, 푸드테크까지 다양한 형태의 글들을 연재할 계획이다.(50여편의 농식품 부문 연재 이후 패션, 헬스, 여행, 음악, 출판금융 등 분야의 혁신 창업사례 연재 예정이를 통해 많은 독자들이 비록 지금은 아닐지라도 언젠가의 결단을 대비해 농식품 벤처 부문의 창업 아이디어 구상과 모델링을 위한 기회를 탐색하고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여기에 연재된 글들은 “아는 만큼 보이는” 창업교육의 특성상 다양한 사례들을 싣고자 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이 자극되었으면 좋겠다. 더 나아가 독자들이 농업벤처 창업에 대한 새로운 안목으로 더 많은 기회를 보게 된다면 큰 기쁨이 될 것이다. 모방은 창조와 응용의 원천이라고 한다. 음악 벤처를 꼭 음대 출신의 기업가만 창업하지 않듯이, 농업벤처 창업도 전공과 무관하다. 누구나 상상력과 생각의 도끼질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혁신적 창업을 구상할 수 있다.


 창업 아이디어와 창업기회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제한된 여건에서도 현실 문제를 타파하고 변화를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 체인지 메이커로서의 노력과 실행이 기업가 정신이다. 여기의 글들이 창업을 고민하는 많은 청년들에게 소중한 영감을 주고 몰입과 결단의 계기가 되기를 기원한다.


부록


저자 소개


  한양대학교 창업지원단장이자 산업융합학부 교수. 전략경영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기업에서 IT서비스 마케팅 및 해외사업 기획 10년, 전자결제전문 벤처기업을 창업하여 10년간 대표이사로 일하면서 투자유치, 코스닥상장, M&A 등 스케일업(Scaleup)의 전 과정을 거쳐 왔다. 이러한 20년간의 현장 경험과 실전 지혜들이 우리시대 청년들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으로 여물기를 바라며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대학으로 온 지 어느덧 10년, 또 다른 창업이란 각오로 한국형 대학창업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안, 뜻깊은 일도 많았다. 국내 대학 최초로 글로벌 기업가센터를 설립하고, 학생들을 위한 30개의 정규 창업 교과를 개설한 일은 그 자체가 기업가정신의 발현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학생 창업가와 졸업생 창업가를 배출한 대학으로 한양대가 5년 연속 1위를 하고 있는 요즈음, 후학 지도의 결실이 조금이라도 거두어진 것 같아 각오를 되새기게 된다.


 그래도 그것으로 충분치 못하다는 생각이 더 많다. 계속해서 그 진화를 거듭하는 것이 기업가정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계 구분 없이 창업 교육에 매진하면서, 청년들과 소통하는 일에도 애쓰고 있다. 청년들에게서 나오는 공부할 거리로 창업 교육의 실마리를 찾고 이론과 체험을 매개해 간다. 이를 기반으로 한 지대에서 <스타트업 한양>만의 기업가정신이 구현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실에서 키우는 식물들을 보고 있는 일을 좋아한다. 식물들이 볕을 향해 쑥쑥 커나갈 때, 새삼 길잡이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다. 여기에 싣는 글들이 청년들로 하여금 예비 기업가로서의 ‘촉’을 더해나가는 데 좋은 길잡이가 된다면 더할 나위 없이 뿌듯하겠다.


그 외 저자의 경력과 수상,

- 벤처기업협회, 이노비즈협회, 인터넷기업협회 등 임원 역임

- 현재 한국벤처창업학회, 한국엔젤투자협회, 글로벌창업협회 임원

- 전자상거래 활성화 공로로 동탑산업훈장 수훈, 산업협력대상, 특허대상, 벤처대상, 창업활성화 유공자 부문 대통령 표창 등 수상   ryoocw@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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