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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류창완 Oct 07. 2021

Tevel: 인공지능 기반의 과일 수확 로봇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곳까지 접근하여 수확량을 늘리다

과수원 노동력 문제 해결의 새로운 대안 


테벨의 창업가 야니브 마오르(Yaniv Maor) / 사진: Jewish Business News


  앞선 브런치 포스팅 중 ‘블루리버 테크놀로지(Blue River Technology)’와 ‘베어플래그 로보틱스(Bear Flag Robotics)’ 편에서 농업 분야의 노동력 부족 문제가 언급되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이번 편에서는 과수원의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확용 로봇 드론 스타트업을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합니다. 


  유엔 식량 농업 기구(UN Food & Agriculture Organization)는 과수원 근로자의 수가 지난 20년 동안 50% 감소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같은 기간 과일 수요는 증가하여 그 생산량은 두 배로 증가하였는데 말입니다. 그 결과 충분히 익었지만 수확 시기를 놓쳐 상품성을 잃어가는 과일이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제 과수원에서는 과일을 무작정 많이 재배하기보다는 어떻게 효율적으로 수확할 수 있을지를 먼저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지요. 


  이스라엘의 청년 야니브 마오르(Yaniv Maor)는 컴퓨터 시스템 엔지니어로 경력을 쌓고 있었지만 자국의 농업 종사자 감소 현상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고서 첨단 기술력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고민했습니다. 마침내 그는 농업용 자율주행 드론 개발을 시도하기로 하였고 2017년에 드론 스타트업 ‘테벨 에어로보틱스 테크놀로지스(Tevel Aerobotics Technologeis)’를 창업하였습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과일을 수확하는 드론 


사과 수확 작업을 진행 중인 드론 / 사진: Food and Farming Techonology


  테벨이 개발한 로봇 드론 ‘FAR(Flying Autonomous Robot)’에는 크게 네 가지의 인공지능 알고리즘 기술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과일 나무와 통로를 구분하고 인식하는 알고리즘, 과일의 크기와 익은 정도를 분석하는 알고리즘, 수확을 위한 최적의 경로를 기기 간에 충돌하지 않도록 계산하는 알고리즘, 그리고 나무와 잎에 손상을 가하지 않는 자율주행 비행 방식의 알고리즘이 핵심을 이루면서 드론을 작동시키고 있습니다. 


  드론을 활용한 수확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 농부는 직접 과수원에 나가지 않고서도 전체 수확량과 진행상황, 작업에 예상되는 소요 시간 등 정보를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드론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씨나 기타 자연 환경에 구애받지 않아 사람이 작업할 때보다 과수원 운영이 훨씬 수월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사람의 시야가 닿지 않는 곳이나 손이 뻗치기 어려운 곳까지 테벨의 드론은 정밀하게 살필 수 있고. 최적의 시기에 가장 잘 익은 과일을 선별적으로 수확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공중에서 드론이 과실나무에 접근하기 때문에 사람이 사다리를 타고 접근할 때보다 열매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돋보입니다.


  여러분은 드론으로 대형 풍력발전타워나 공장 굴뚝을 페인팅하는 모습을 보신 적이 있나요? 보통 드론이라고 하면 무선 드론을 많이 떠올리는데요, 무선 드론은 장착할 수 있는 배터리의 무게나 용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장시간 작업과 비행을 병행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작업반경이 제한적일 경우에는 무선 드론 대신 유선 드론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예를 들어 높은 공장 구조물이나 풍력발전기의 대형 프로펠러를 세척하거나 도색할 때에 드론은 유선으로 전원공급장치에 연결되어 무한 작업이 가능하게 됩니다. 이때 드론이 분사하는 페인트나 세척액 또한 지상의 탱크에서 펌프로 끌어올려 사용하기 때문에 적재량의 부담도 없습니다. 테벨의 수확 로봇도 이처럼 유선을 통해 본체에서 전원을 무제한 공급받기 때문에 단순하면서도 매우 효율적인 드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확용 로봇이 농부에게 주는 가치 


여러 대의 드론이 합동으로 작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 사진: Interesting Engineering


  이처럼 테벨 설립 초기에 엔지니어들은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전, 로봇공학과 항공공학,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등 최첨단 기술이 종합적으로 접목된 자율주행 비행로봇을 개발하는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그러나 이 스타트업은 과일 수확 작업만 수행하는 드론 개발에 그치지 않고 가지치기나 과실나무 다듬기 기능을 비롯하여 과수원의 전체적인 관리를 위한 로봇을 개발하는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적의 시기에 가장 잘 익은 상태의 과일을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은 노동자를 고용하더라도 숙련된 사람이 아니라면 수행하기 힘든 역할입니다. 또한 노동자가 숙련되기까지의 시간과 비용, 교육과정을 간과할 수 없는데요. 또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농장 작업이 손에 익숙해질 때쯤 비자가 만료되어 일하던 나라를 떠나야 하는 상황도 빈번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테벨의 드론은 사람의 능력을 보완해주는 기술을 구현하면서 변수 없는 기술력 제공으로 과수원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습니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 이후로 외국인 노동자들이 국경을 넘지 못해 세계 곳곳의 농업 분야 노동력 부족 문제는 더욱 심해지고 있습니다. 2020년 7월, 미국 농업인 연맹(American Farm Bureau Federation)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노동력 부족 현상을 예고한 바 있는데요. 테벨은 이러한 상황을 인지하고 있고 자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자사의 드론을 보급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이민자에게 노동력을 크게 의지하고 있던 유럽과 북미 지역에 테벨 지사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지난 1월, 테벨은 세계 3대 농기계 제조기업인 일본의 쿠보타(KUBOTA)가 대표로 진행하는 시리즈B 펀딩 단계에서 2천만 달러(한화 약 222억 원)를 투자받았습니다. 지금까지 투자받은 금액은 총 3,390만 달러(한화 약 377억 원)로 이스라엘 정부도 투자에 참여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돋보이는 테벨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습니다. 쿠보타와 테벨이 함께 과일 수확 분야의 기술을 개발하면서 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잡을지 그 행보가 기대됩니다. 



농업용 수확 로봇의 미래

   

전세계에서 토마토, 딸기, 고추 등 다양한 수확용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 사진: 워너비뉴스


  여러 편의 브런치 포스팅에 등장했듯이 농장 작업의 각 단계별로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은 이미 출시되어 있습니다. 모종심기용, 방제용, 제초용, 그리고 기타 농작업 보조 로봇 등 뚜렷한 목적을 갖춘 농업용 로봇이 사람을 대신하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그렇지만 수확 작업만큼은 사람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분야라서 발전속도가 상대적으로 더디었습니다. 기기로 인해 과일과 야채가 손상되기 쉽고 다른 작물을 손상하지 않는 위치에서 작업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수확용 로봇은 가장 까다로운 시기에 각종 환경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종합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야 농부들에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만큼 고급 기술이 적용되고 개발될 잠재력이 큰 분야이기도 합니다. 


  로봇의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머신러닝 기술을 동원하여 섬세한 수확 기술 구현을 위한 노력은 세계 각국에서 진행 중입니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앤 마켓츠(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세계의 수확용 로봇 시장은 2020에서 2024년 사이 연평균 27% 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 개발을 진행 중인 수확용 로봇 사례로는 한국생산기술연구원(KITECH)에서 연구하는 토마토 수확 로봇이 있는데 현재 이 로봇은 1헥타르(3,025평) 규모의 온실에서 작업자 2명 가량의 노동력을 대체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아직 개발 단계에 있어 가격 대비 효율이 낮다는 문제점이 존재하지만 계속해서 개선점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상추 수확 로봇과 딸기 수확 로봇 등이 국내 농업용 로봇 특허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앞으로 농업용 로봇의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기술을 우리나라 자연환경에 접목한다면 노동력 대체 성능도 개선되고 농장 작업을 최적으로 수행하는 로봇에 의한 농업이 실현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Where? 이스라엘

When? 2017년

What? 자율주행 수확용 로봇 드론 ‘FAR’

Who? 야니브 마오르(Yaniv Maor)

Why? 노동력 부족 문제 해결과 과실을 최적의 시기에 수확하기 위해

How? 인공지능, 로봇공학, 데이터 분석 기술 등 최점단 기술을 종합적으로 접목한 로봇 개발



References


EXCLUSIVE: Tevel’s flying fruit bots raise $20m from Asian ag giants, AgFunder, AFN, 2021/01/27

Fresh fruit picked from the tree by Israeli robots, The Timies of Israel, 2020/11/02

Global Crop Harvesting Robots Market 2020-2024, Research and Markets, 2020/07

Israeli Startup Tevel Aerobotics Uses Drones To Pick Fruit, Jewish Business News, 2020/11/01

Kubota and Tevel to develop fruit-picking flying robots, Food And Farming Techonology, 2021/02/01

KUBOTA INVESTS IN TEVEL, THE LEADER OF FLYING AUTONOMOUS FRUIT-PICKING ROBOTS, Kubota 

TEVEL RAISES $20M SERIES B FOR FLYING FRUIT PICKING ROBOTS, Global Ag Investing, 2021/02/01

Tevel Creates Fruit-Picking Robots to Prevent Produce from Rotting on Trees, Behold Israel, 2020/11/14

Tevel Drone Fruit Pickers, Drones Insite, 2020/11/03

AI 자율 드론 로봇, 전세계 과일수확 문제 해결사로 나선다, AI Times, 2021/02/22

농사 효자 드론, 익은 과일만 쏙쏙 골라 수확한다, Hello T, 2021/05/13

수확·방제·제초 ‘척척’…‘농업용 알파고’ 현실화 눈앞, 농민신문, 2021/01/01

재배보다 중요한 수확, '베지봇(vegebot)' 탄생한 이유는, 스마트에프엔, 2019/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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