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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두리 Sep 08. 2018

사진 작품 판매 소식을 전합니다

이상아트스페이스 통해 네이버 아트윈도 입점한 'Brown Bear'


네이버 아트윈도, 'Brown Bear' by 비두리(박창환)


서울 서래 마을에 있는 이상아트스페이스 갤러리를 통해 네이버 아트윈도에 입점한 제 'Brown Bear' 작품이 오늘 판매되었습니다. 제 작품을 알아봐 주신 컬렉터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Brown Bear'의 에디션 넘버는 2/5입니다. 1/5은 지난 2014년 빛타래에서의 '101번째 동물원' 전시 때 지인이 구매했습니다. 배송은 다음 중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사실 아직은 판매되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습니다. 뭐랄까요. '꿈만 같다'라는 표현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정식으로 판매 절차를 거치고 나면, 그때 또 여러 가지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Brown Bear'는 64번째 동물원 작업인 2013년 1월 26일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에서 촬영한 작품입니다. 처음으로 찾아간 대구... 그날은 날씨가 무척 추웠습니다. 한겨울인데 얇은 점퍼를 입었고, 장갑 말고는 별다른 방한 용품도 제대로 하지 않습니다. 대구 달성공원 동물원은 실내 전시실이 없고, 모두 야외 방사장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라서 밖에서 내내 촬영하면서 벌벌 떨었던 것 같습니다. 10년이 넘은 동물원 작업 기간 가운데, 가장 추웠던 날이었습니다. 

지난 6월부터 전업 작가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날씨는 폭염으로 역대급 무더위였지만 제 마음은 한겨울처럼 추웠습니다. 수입은 없고, 지출만 생기는 상황에서 '전업 작가로 살기로 한 게 잘못된 결정은 않을까?', '다시 직장을 구해서 이전처럼 사진 생활을 해야 하지 않을까?' 같은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몸도 마음도 위축되어 가는 상황에서, 동물원 촬영을 이어가는 것이 그나마 희망을 쌓는 것이라고 생각해 계속 동물원을 찾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7월에 브런치 작가가 된 것이 그나마의 위안이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글을 쓰는 '노오력' 만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절망감에 휩싸인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빈센트 반 고흐는 그의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44p, '습작에의 몰두' 중에서


그리고 빈센트 반 고흐는 또 이런 말도 전했습니다.
 

우리는 노력이 통하지 않는 시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그림을 팔지 못하는 건 말할 것도 없고, 고갱을 봐도 알 수 있듯 완성한 그림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일도 불가능하니. 아주 중요한 그림으로 얼마 안 되는 금액을 빌리지도 못하다니. 이런 일이 우리 다음에도 계속될까 두렵다. 다음 시대의 화가들이 더 풍족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우리가 발판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무언가 이루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인생은 너무 짧고, 특히 모든 것에 용감히 맞설 수 있을 만큼 강한 유지할 수 있는 건 몇 년 되지 않는다. 

-  <반 고흐, 영혼의 편지> 206p, '노력이 통하지 않는 시대' 중에서


저 역시 지난 3개월 동한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계속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긍정과 부정 사이를 오가며 계속 자존감은 낮아지고 있었습니다. 전업 작가의 현실을 온몸으로 체감하면서 점점 꿈과 희망을 잃어가는 건 아닌가 했습니다. 


10년을 작업한 동물원 연작의 힘을 믿었기에 전업 작가가 되기로 했습니다. 10년... 10년이 쌓인 작업을 들고 세상에 나온다면, 무언가 인정받을 수 있지 않을까 같은 생각이 너무 순진한 것은 아닐까 하면서 스스로를 책망하기도 했습니다. 마치 바람 앞의 촛불처럼 위태위태했습니다. 그러다 오늘 듣게 된 제 작품의 판매 소식은 계속 사진 작업을 이어가라는 응원의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소식을 전해주신 이상아트스페이스 이상미 관장님이 제게 이런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따뜻한 감성이 컬렉터분께 잘 전달되어서 저도 참 기분이 좋습니다. 조금 더 열심히 힘을 내봐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아요.


저 역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입니다.

시간은 꿈을 배신하지 않는다. 꿈도 시간을 배신해선 안 된다. 

- <은하철도999> 중에서


계속 동물원 작업에 작업에 더욱 매진하라는 것, 더 열심히 작업하겠습니다. ^.^     


비두리(박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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