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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g andy Feb 11. 2017

'반 트럼프 가짜 시위자'  트윗과 국군 사이버심리단

페이크 뉴스는 어떻게 바이럴 되고 어떻게 받아들여지는가

미국 대선이 한창이던 작년 11월 텍사스주 주도 오스틴에 사는 터커라는 이름을  가진 40대 평범한 비지니스맨이 자신의 트위터에 간단한 사진을 올린다.


이날은 오스틴에서 반 트럼프 집회가 열리는 날이었다. 터커 는 주욱 늘어선 버스를 찍은 사진을 올린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온 가짜 시위자들'  이라는 제목을 단다.


40명의 팔로우어밖에 없던 터커의 트위터는 삽시간에 sns로 퍼져 나가고, 기성 언론에까지 보도되고, 트럼프 자신도 터커의 트윗 내용을 토대로 '불공정하다' 는 트윗을 올린다.


이 와중에 민주당 지지자인 조지 소로스가 버스비를 댔다는 근거없는 주장이 sns에서 사실로 돌아 다니며 확산된다.


소수민족, 여성, 사회적 약자에  대한 비하와 혐오, 차별 정책을 스스럼없이 내뱉는 트럼프를 향한 상식적인 미국인의 상식적이고 민주적인 항의,


반 트럼프 집회와 시위는 적어도 터커의 트윗에 좋아요를 누르고 퍼나른 사람들에겐 다 돈받고 데모 나온 가짜들일 뿐이다.


공화당 지지자들에게도 마찬가지일테고, 힐러리와 트럼프 사이에서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던 부동층에는 '다 똑같은 연놈들이네' 하는 인상을 주기 충분할 것이다.


논란과 여파는 이제 선거운동의 공정성으로까지 나간다.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선 '민주당에선 저렇게 데모조작까지 하며 힐러리 대통령 만들기에 나서고 있는데 우린 뭐 하는 거냐' 식의 각성과 행동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져만 간다.


이른바 내놓고 말은 못하던 샤이shy 트럼프 지지자들이 칼을 갈고 있다가 투표날 우르르 쏟아져 나온다.


이 과정에 터커에 연락을 해서 트윗 내용이 사실이냐고 확인한 기자는 오스틴 지역방송뉴스 기자 단 한명! 뿐이었다.


기자의 질문에 터커는 '사람들이 타고 내리는 것은 보지 못했다. 돈 받았다는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위가 벌어진 그 시간에 버스가 있었다'고만 얘기한다.


한마디로 '나도 잘 몰라 그냥 한번 올린 거야' 다.


폭스 기자는 '당신은 앞으로 나와 비슷한 전화를 수없이 받게 될 거다'고 얘기했지만,


뉴욕타임스 기자가 fake news 사례 취재를 위해 전화를 하기 전까지 터커는 미국의 어떤 기자로부터 어떤 전화도 받지 않았다.


유일하게 사실을 확인한 오스틴 지역방송 취재 내용은 물론 어떤 반향도 내지 못하고 그대로 묻혔다.


더 웃긴건 이 와중에 버스회사 사장이 '그거 우리 회사 버스인데 그때 거기 버스 세워둔건 거기서 컨퍼런스가 열려서야' 라는 글을 자신의 sns에 올리지만 누구도 주목하지 않는다.


버스에 대문짝만하게 회사 로고도 붙어있고, 버스회사 사장은 우리 회사는 열려있다 면서 하지만 어떤 기자도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않았다 고 얘기한다.


그리고 하이라이트는 터커 자신이 자신의 트윗에 '거짓' 이라는 마크를 해당 트윗에 올렸지만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다.


진실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보고싶은 것만 보고 보고싶은 것만 퍼나른 것이다.


How Fake News Goes Viral: A Case Study - The New York Times

https://www.nytimes.com/2016/11/20/business/media/how-fake-news-spreads.html?_r=0


터커는 아무 생각없이 한 행동이 저런 결과들로 귀결됐다. 물론 터커의 저 트윗 때문에 트럼프가 대통령 됐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다만 얼마라도 영향을 미쳤음은 부정할수 없을 것이다.


하물며 국정원이나 군 사이버심리단같은 국가기관이 나서 페이크 뉴스를 조직적으로 퍼뜨린건 정말...


그나저나 반기문 성묘 퇴주 페이크 영상을 올린 사람은 한번 만나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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