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을 갔다. 연세 많은 어르신이라 당연이 노환으로 가신 줄 알았다. 상주가 말했다. 사고로 돌아가셨다고. 깜짝 놀랐다. 이미 놀랐지만 장례식장에서 다시 놀랐다. 노환이 아니고 사고로 가셨다고.
세상 참 어렵다.
논두렁 밭두렁을 지나 장례식장이 나왔다. 길 건너에는 아파트가 즐비했다. 큰 길을 사이에 두고 일렬로 나란한 모가 일렬로 나란한 아파트와 대조적이었다. 논에 비친 햇살이 반사되어 더 뜨거운 초여름이었다. 삐뚤빼뚤 모가 신병훈련소 훈령병 같았다.
땡볕이었다. 작년 8월 우리 아버지가 갑자기 가셨을 때만큼 뜨거운 날이었다. 여름엔 눈물도 뜨겁다.
엄마를 생각하며 울 수 있는 게 부러웠다.
오십이 넘어도 철들지 않았다.
장례식장 가는 길에 파주 이마트를 지났다. 참 오랜만이다. 벽이 으스름 저녁처럼 낡고 병들었다. 길 건너 즐비한 아파트가 비웃었다.
논두렁을 지나 곧 장례식장이 나왔다. 태양이 뜨거웠다. 빛이 너무 뜨거웠다.
잠시 망설이다 특1호실로 들어갔다. 그녀를 찾았다. 다른 테이블에서 손님을 맞고 있었다. 그녀 어깨를 건드렸다. 소심한 인사였다. 그녀가 머리를 돌려 나를 봤다. 눈이 마주쳤다. 그녀 눈이 빨갰다. 눈물에 지쳐 실핏줄이 흘렀다.
그녀가 일어섰고, 난 그녀 어깨에 손을 감쌌다.
망설인 이유는 다름아닌, 그냥.
장례식장에 가면 일단 망설이게 된다. 이유를 모르겠다.
향을 피우고 절을 올렸다. 두 번
세월 돌아보면 덧없다. 인생 짧다.
반백 년 살아보니 인생 백 년이 너무 짧음을 알겠다.
알베르 까뮈가 그랬었지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
세월 앞에서 우리 모두는 이방인이다. 그게 엄마라 해도
인생, 결국은 술과 죽음. 그것뿐이다.
사랑, 술을 낳고
인생, 술을 품는다.
그러다 기어코 우리는 죽음을 맞는다.
내 영정 앞에서 나를 위로하러 온 그들은 술을 마신다.
인생, 젖으로 시작해서 술로 끝난다.
위로는 필요 없다 술이 있으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