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순간들이 글이 되는 곳

첫 책 《느리게 익는 마음》 이후, 브런치에서의 설레는 첫걸음

by 김대원

안녕하세요.


첫 책 《느리게 익는 마음》을 세상에 내보내고, 이제는 브런치에서 새로운 글을 시작하려 합니다. 제 책은 시와 소설, 수필이 한 권 안에서 뒤섞여 자유롭게 흐르는 복합 장르의 글입니다. 형식은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오래 마음에 남았던 순간들을 놓치지 않기 위해, 제 속도로 천천히 기록한 문장들이라는 점입니다.

서울대학교 경제학부를 졸업하고 투자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하루 대부분이 숫자·논리·효율로 움직입니다. 차가운 판단을 빠르게 내려야 하는 환경에서 살다 보면, 어느 순간 ‘내 감정은 어디로 갔지?’ 하고 뒤늦게 찾게 될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오히려 더 자주 멈춰 서서 마음을 들여다보려 했습니다. 스쳐 지나가는 생각도, 이유 없이 웃음이 터진 순간도, 괜히 마음이 무거워진 날도 쉽게 흘려보내지 않고 글로 붙잡아 두기 시작했습니다. 《느리게 익는 마음》은 그렇게 쌓여 생긴 첫 번째 기록입니다.

이제 브런치에서는 조금 다른 속도로 글을 써보려 합니다. 장르는 수필, 소재는 일상 전체입니다. 괜히 기분 좋은 날의 정체불명 에너지, 아침에만 유독 현자가 되는 이유, 아무도 없는 방에서 스스로에게 진지하게 말 걸었다가 민망해지는 순간들, 버스 창가에서 갑자기 인생을 재정비하게 되는 이상한 동기부여 같은 것들. 누구나 겪지만 굳이 말하지 않았던 장면들을 재치 있게 비틀어 보는 글이 될 겁니다.

물론 가끔은 뜬금없이 철학적인 이야기로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저는 원래 그렇게 살아왔으니까요. 장난기 많고 분위기 메이커였지만, 정작 혼자 있을 때는 하루의 의미와 감정의 방향을 오래 고민하곤 했습니다. 제 글도 아마 그런 결을 닮아 있을 겁니다. 가볍게 읽히지만, 읽고 나면 ‘왜지? 은근히 마음에 걸리네’ 싶은 문장. 저는 그런 글을 쓰고 싶습니다.

브런치에서의 연재는 두 번째 책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예정입니다. 다음 책은 수필만으로 구성하려고 합니다. 여기서 쌓이는 글들이 그 책의 뼈대를 이루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자분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책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요.

한 가지 약속드릴 수 있는 건,
당신의 시간을 괜히 낭비하는 글은 쓰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웃음이든, 공감이든, 작은 생각의 전환이든,
무언가 하나는 남는 글을 드리겠습니다.

천천히 마음을 익혀가듯, 글도 그렇게 써 내려가겠습니다.
찾아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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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느리게 익는 마음》은 yes24에서 전자책으로만 만나보실 수 있고, 12월 내로 종이책으로도 출판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