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치민먹는 물 이야기
먹는 물, 조심하셔야 합니다
<쓰는 물>에 이어 오늘은 <먹는 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먹는 물>에 대해서는 굉장히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것이,
생수를 사 마신다 하면, 베트남 내 '짝퉁 물'에 대한 이슈와 페트병에서 나오는 환경호르몬, 페트병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반대로 집에 정수기를 설치한다고 하면,
왼쪽같이 수돗물을 연결 해 쓰는 정수기는 (아무리 베트남에 특화된 정수기라 한들) 베트남 수도관과 수질을 믿을 수 없으며,
오른쪽 같은 정수기는 정기적으로 배달 오는 저 생수통의 실체를 알고 나면 도저히 믿고 마실 수가 없다.
1. 배달 생수통의 실체 : 이것을 보고 난 뒤, 밖에서 먹는 물에 조심스러워졌다
한국에도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베트남에서는 커다란 생수통에 꼭지를 달아 사용하기도 한다.
친구네 집도 이 형태의 물을 배달시켜 먹길래, 괜찮나 싶어 연락처를 받아왔었다.
하지만, 얼마 후 한인 단톡방에 올라오는 저 물의 실체와, 실제로 내가 배달 대리점의 실태를 목격하고 난 뒤, 밖에서도 물(얼음) 조심을 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물통을 세척하지 않고 그대로 재활용한다
-수돗물 or 정체를 알 수 없는 물을 채우는 것을 봤다
-뜨거운 햇볕에 내놓기 때문에 미생물이 자랄 수 있다
위의 참고 사진과 같은 "La Vie" 대리점을 길에서 종종 목격하게 된다. 난 처음에 이곳을 보고 재활용 쓰레기장인 줄 알았다. 위생상태가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다. 생수 배달시켜 먹을 생각이 뚝 떨어지는 작업환경이었다. 내가 너무 유난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그 뒤로 식당에서 나오는 물은 되도록 마시지 않으려고 한다. 심지어 미지근한 물이면 진짜 수돗물 마시는 느낌이다!
얼음의 출처 역시 위생상태를 믿을 수 없기 때문에, 음료 시키면 얼음이 녹기 전에 후다닥 마시거나, 얼음이 많이 녹아버렸으면 마시지 않는다.
(그런데.. 어차피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을 통해 이 물 저 물 다 마시고 있겠지...)
2. 가짜 물 이슈 : 먹는 물에는 장난치지 맙시다
올해 초, 베트남 전역인지는 모르겠으나 호치민에서는 가짜 물 이슈가 있었다.
베트남 판매 1위라 하는 펩시의 아쿠아피나가 그 주인공이었다.
아쿠아피나의 로고인 산과 해의 모양, 그라데이션을 기억하고 아래 사진을 들여다보자.
왼쪽과 오른쪽, 어떤 것이 짝퉁일까?
정답은 왼쪽 상자가 진짜, 오른쪽 상자가 짝퉁이라고 한다.
오른쪽 상자에 펩시 로고가 그려져 있고, 더 커서 진퉁 같아 보이지만,
아쿠아피나 공식 사이트에 올라온 브랜드 이미지와 비교했을 때도, 짝퉁 아쿠아피나의 산은 산 윗부분이 명확한 흰색으로 표현되어 있지 않다.
자, 이번에는 어떤 것이 진짜일까? 이번에는 병뚜껑에 주목해보자.
정답은 왼쪽이 짝퉁, 오른쪽이 진짜라고 한다.
로고가 똑같이 그려져 있다면 맨들맨들한 병뚜껑인지 아닌지를 꼭 확인해보자.
이 짝퉁 논란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19년 5월부터 아쿠아피나 디자인이 새롭게 바뀌었다고 한다.
(마케팅적 명목은 “환경을 생각하는 아쿠아피나”)
예전 병뚜껑에는 Seal 처리가 되어 있었는데, 새로운 버전은 이제 뚜껑에 Seal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새로운 버전이 오히려 짝퉁처럼 느껴질 수도 있을 테니, 1) 산의 그라데이션 확인 2)병뚜껑 모양 확인 3)병뚜껑 Seal처리 유무를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한국이라면 짝퉁 물이 버젓이 대도시에 유통되고 있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설령 짝퉁 물 이슈가 카더라 통신일지라도, 여기는 베트남이니 백 번 주의해서 나쁠 건 없다고 생각한다.
3. <먹는 물> 브랜드 : 글로벌 기업부터 베트남 자국 브랜드까지
펩시의 아쿠아피나는 정수물이라 요리에 적합, 네슬레의 라비는 지하수라 식음용으로 적합하다는 카더라 썰도 있고, 반대로 이 곳은 지하수를 생산하기 부적합한 지형이라 어느 브랜드든 모두 정수 처리한 물이라는 카더라 썰이 있다.
둘 다 너무 카더라 썰이라, 그냥 나만의 기준은 "브랜드 물을 사 먹자"이다.
주요 브랜드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펩시의 아쿠아피나와 코카콜라의 다사니는 빈마트와 롯데마트에서 할인 행사를 자주 진행한다. 그래서 1.5L 한 병 당 6,500~7,500VND 사이로 저렴하게 득템 할 수 있다.
네슬레의 라비는 글로벌 세 브랜드 중에서 가격이 가장 비싸다. 할인 행사를 잘하지도 않는다.
다만, 다른 브랜드는 대용량이 5L에 불과하지만 라비는 더 큰 6L짜리 대용량 버전이 있기 때문에 요리용 생수로 쓰기 좋다.
(※아쿠아피나 5L=19,500VND, 라비 6L=20,000VND으로 대용량 버전은 라비가 더 저렴하다!)
위 표에 정리한 것처럼 베트남 자체 생수 브랜드도 있다. Vinh Hao는 베트남 최초 광천수로 프랑스 Vichy와 성분이 유사하고 하며, Sapuwa는 베트남 최초 오존 살균 공법을 사용한 브랜드로 연 20% 고속성장을 통해 베트남 내 파워브랜드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호치민에서는 2명 중 1명이 사푸와를 마신다고 해서 나도 이 물을 구매해 마셨었다. 하지만 내가 자주 가는 마트에는 팔지도 않고, 가격 메리트도 없어서 더 이상 구매하지 않는다.
고로, 1년이 지난 이 시점 베트남에서의 <먹는 물>에 대한 나의 결론은,
"불편하더라도 사서 먹자"이다.
정수기를 설치하면 생수를 매번 사 오는 불편함은 감소하겠지만, 아직까지는 베트남의 수질 및 수도시설을 생각했을 때 가정용 정수기에 마음이 열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날로 속여 파는 비위생적인 생수 대리점에서 배달시켜 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지구에게는 정말 미안한 선택이다......
★여러분은 베트남의 <먹는 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