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책 역시, 잠언 16장 9절에 따라 주님께서 편집해 주실 것이다.
24. 11. 16 (토) 버디코칭 1회 마치고, 버디코칭 전에 일어났던 통찰에 대하여 기록하고자 집 앞 카페에 앉아 있는 순간
어제 가볍게 슬럼프를 이겨내기 위한 셀프코칭 글을 써보고, 집에 들어갔을 때 또 화가 많이 났던 걸로 알고 있어요.
- 네,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오늘 아침쯤에 이유를 찾았어요.
- 저는 현재 부모님도 그렇고, 교회도 그렇고 다 보고 싶지도, 접하고 싶지도 않은 것 같아요. 풀어내지 못한 응어리가 있어서 그런 것 같고요. 그것에 대해서 공통점을 찾았습니다. 그 풀어내지 못한 응어리 관련해서 생각 정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공통점이 무엇이었나요?
- 교회의 경우, 그래도 세상과 다른 사회가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것 같아요. 주님은 신실하고 신뢰하고, 언제든 제 삶을 주님께서 이끌어 주실 것이라는 확신이 있지만 계속 지속적으로 기록하 듯 공동체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그 끝에는 진실된 대인관계가 올해 있었나? 싶었을 때 없다고 느꼈던 것 같습니다. 감사하게도 속마음을 얘기할 사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친해지는 과정 중에 상처를 받았거나 혹은 그 성도 선에서 문제가 끝났으면 제 앞까지 오지 않았을 문제가 있었기에 완벽히 마음 편한 사람은 없는 것 같아요. 기타 등등 진짜 절친 같다고 느끼는 사람은… 절친에 가까운 사람은 있지만 진짜 완벽한 절친은 없어요. 절친 수준으로 친해지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긴 하죠. 1주일에 한 번 보니까. 아, 절친이 있냐 없냐 보다 더 제게 불편했던 건 제 가치관이랑 맞지 않다고 느낀 지점 같아요.
- 부모님의 경우, 부모 교육도 수강하신 적이 있다고는 하시지만 “이렇게 하면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이 있을 거야.” 이런 생각은 잘 안 하고 저희를 키우신 것 같아요. 그리고 항상 부모님 감정이 우선이다가 어느 순간부터 조금씩 제 감정도 배려받기 시작했던 것 같고요. 지금 교회에서 중등부 교사하고 있는데, 장녀 같이 심적으로 의지할 수 있는 학생이 한 명 있어요. 특별히 뭔가 하는 건 아니지만 그냥 의지가 되는? 그 친구를 보니 알겠더라고요. 부모님이 장녀를 보는 기분이 이런 것이구나. 조금은 세심하게 저를 키워주셨으면 정말 좋았겠다 싶어요. 제가 어렸을 때 배려를 많이 하는 아이구나라고 알아차리셨는데, 최근에서야 얘도 배려받는 게 중요한 애겠구나~라는 걸 알아차리셨다고 하시니.. 둔감하신 것이라고.. 봐야겠죠.
- 결론적으로, 저와 결이 안 맞네요. 가족도 교회도.
마음이 편해야 하는 곳들이 결이 안 맞아서 심적으로 스트레스받겠네요.
- 네, 교회는 하나님의 사랑이 충만하고 연약한 공동체라는 이유로 일반 사회보다 취약한 포인트가 있습니다. 제 이후로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신신당부하신 자폐? 경계선 지능? 이 추정되는 형제의 ‘자매와 친해지고 싶은 시도들’을 미리 겪은 어떤 자매는 교회는 성폭행이 일어나도 주님의 사랑으로 덮으려 할 것 같다고 말했어요. 타인의 말을 옮기는 걸 썩 좋아하지 않는 저이지만 사람들의 시선을 비유할 수 있는 표현이 특별히 없어서 가져왔어요. 그 형제에 대해서는 긍휼의 마음이 있고, 어제도 그 형제가 새롭게 다니기로 한 교회에 잘 적응하여 진실로 주님을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나지막이 짧게 기도했지만, 그렇다고 새신자가 그 형제 때문에 고통받을 이유도 없습니다. 새신자도 교회에서 주님을 만나고 구원받아야 할 영혼이니까요. 저는 교육 관련 전공을 한 적은 없지만, 인사나 교육 쪽 경력이 있다 보니, 이 부분은 양보가 절대 안 되어요. 주님께서 보시면 싫어하시겠네요.
- 중등부 교사분들 중에서도 친밀감의 표현인지, 성별이 다른 학생에게 거리낌 없이 스킨십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교회도 결국은 사회이고, 어떤 측면에서는 회사이기 때문에 이 조직 안에 속한 사람은 심리적으로 안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을 우리 교회 중등부에 맡기는 부모님들도 마음이 편해야 하고, 세계가 잡혀가는 우리 아이들도 다른 사회에서 하면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은 옳지 않다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 진짜 웃긴 게, 인간 대인관계는 여느 사회랑 다를 게 없는데 시스템이 사회보다 안 좋아요. 제가 다니는 교회만 그런 것인지…… 다른 교회도 그런지.. 제가 이런 글을 여기다 쓰고 있는 걸 알면 저희 교회분들은 놀라거나 기절하시겠지만 어쩔 수 없어요. 저는 이 글이 누군가에게 닿아 우리 교회는 그러면 안 된다. 가 되길 바라거든요.
- 결론적으로 교회는 너무 위험해요.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껴요. 저는 안전한 게 매우 중요한 사람인데..
집은요?
- 집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안전하다고 느끼지 못해요. 커피를 마셔서 그런지, 교회 일을 적고 집 얘기를 적으려 하니 손이 바들바들 떨리는데. 저는 저희 부모님이 양육자의 태도를 갖고 있지 않으시다고 생각해요.
- 제가 나이가 30대 초반이니 저한테 양육자의 태도를 가지시길 바라는 건 저의 지나친 욕심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도 하지 말아야 할 말은 안 하시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올바른 양육자의 태도를 갖지 못하신 것에 대해 저는 매우 오래전부터 영향을 받았을 거라.. 그게 제일 화가 나는 것 같아요.
- 현재는 관련해서, 아빠는 마음이 워낙 여리신데 살아오시면서 생기셨던 상처를 잘 풀어내지 못하신 게 지금의 모습으로 드러나신 것 같고. 엄마는 워낙 자라오신 가정환경이 자식에게 감정을 물어보거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는 가정환경이 아니셨던 것 같아요. 저희 부모님은 공감 능력이 없으신 건 아닌데, 표현이 풍부하지 않으셔요. 표현이 적절하지 않으신 것 같기도 하고요.
- 어쨌든 이번에 갈등 해결 과정 중에 적절하지 않은 단어를 사용하셨고, 그것이 심지어 거짓말이셨기에 마음속 가족 섬(Family Island)은 붕괴되어 아직 재건되지 않았어요.
그럼 정확히 어떤 지점의 결이 안 맞는 거예요?
- 제가 유난히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고 배려하는 편일 수 있겠어요.
- 아까 버디코칭 메이트께서 고객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시간을 같이 체크한다고 하셨는데, 세상에 그렇게 고객으로서 코치 역할을 배려해 주시는 메이트가 또 계실까 싶었습니다. 제가 중간중간 시간을 체크하는 표현을 써서 기분이 안 좋으셨나 봐요.
- 배려가 습관이고 배려의 정도가 높은 사람들이 느끼는 게 이런 거 아닐까요. 배려의 기준이 달라서 느끼는 당황스러움 혹은 기타 부정적인 감정들..
- 아, 저는 이렇게 배려하시는 고객 역할 버디를 뵌 적이 없어서 ㅋㅋ 그냥 1~2번 정도 “몇 분 남았는데”라는 표현을 썼던 것 같아요. 배려를 많이 하시는 분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기분 나쁘실 수 있는 표현이라 생각해요.
- 정리하면, 저는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는 편이라 정말 최선을 다하는데 집과 교회는 제 기준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느껴지지 않아요.. 부모님께는 죄송하지만요.. 저도 알아요. 부모님께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어떻게 너가 아냐고 물어보시면 할 말 없죠.. 그런데 감정적으로 허전한 걸 어떡해요.
- 참 그런데 가만히 보니, 저는 그렇게 배려를 잘하는 사람은 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 뭐, 그렇게 타인 맞춤형 배려를 잘한다고 느껴본 적이 없어서요.
- 근데 사람을 귀하게 생각하는 건 맞는 것 같아요. 사람은 한 권의 책이라 생각해요. 스쳐 지나가더라도 어떤 대화를 주고받았냐에 따라 다음 줄, 다음 페이지는 전혀 다른 내용이 작성될 수 있어요.
- 그만큼 사람의 상호작용, 더 나아가 무분별하게 흡수되는 정보들은 우리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 그래서 누가 보면 일기장에 써야 한다고 생각하는 내용을 이렇게 길게 쓰고 있는 거예요. ㅎㅎ 어딘가에 닿아서 통찰이 되면, 그 통찰을 제가 또 받을 날이 오겠죠!
누군가는 유난이라고 하겠지만, 누군가는 참 귀한 사고방식이라고 말할 것 같기도 해요.
- 네, 대부분이 전자라고 생각할 것 같아요. 셀프코칭이라 주관적인 질문을 던지는 것 같아요. ㅋㅋ
충분히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고 생각해요. 이 글의 끝에 어떤 게 있으면 좋을 것 같으세요?
- 얘기하고 싶은 게 참 많은데, 오늘은 결이 맞지 않는 소속에 소속되는 것에 대해서 얘기해 보면 좋을 것 같아요. 나중에 스스로를 지키는 것, 행복에 대해서 추가적으로 셀프코칭 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요. 결이 맞지 않는 소속에 소속되는 것은 참 쉽지 않죠.
- 맞아요. 그런데 모든 조직이 만족스러울 수 없고 모든 사람이 완벽히 타인에게 맞는 사람일 수 없으니까요. 저만 해도 그렇고..
그래서 이 글의 끝에 얻고 싶은 실마리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요?
- 결이 맞지 않는 소속의 장점을 찾고, 기억하기가 되겠습니다.
네, 장점은 알고 있어요?
- 교회의 경우, 어느 공동체나 부족한 부분이 있을 거라 생각해서 저와 결이 맞고 울림이 있는 설교를 교회 선택 기준으로 두고 있습니다. 그 외적인 것들은 마이너 한 것으로 보고 있어요.
- 교회에 대한 내용만 쓰는 인스타가 하나 있습니다. 점점 글 쓰는 빈도를 줄이고 있기는 한데.. 어제 금요기도회에서 들은 설교가 울림이 있었는지, 오전에 글을 쓰게 되었어요. 새로 오신 목사님 설교였는데요. 오신 지 얼마 안 되셨는데 참 성령 충만하고, 최근에도 예배위원 관련해서 같이 가볍게 기도할 일이 있었는데 말씀이 참 제게 울림이 되고 와닿아요.
- 설교에 울림을 받을 수 있는 목사님이 두 분이나 계시는 건.. 큰 축복인 것 같기도 합니다.
- 가족의 경우, 그래도 부모님께서 저를 위해서 노력을 많이 해주세요. 방법을 잘 모르셔서 그렇지, 저를 사랑하시는 마음은 정말 크신 분이에요. 저도 똑같아요. 위에서 말했듯 저는 배려 솔직히 잘하는 편 아니라고 봐요. 표현은 잘 안 될 수도 있지만, 마음에 사랑이 많은 사람으로 크긴 컸어요. 표현 방식이 성숙하지는 못했어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자랐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요약하면, 교회는 교회 선택 조건이 두 배로 충족되었고 부모님은 부모님의 본질인 자식에 대한 사랑만큼은 엄청나시다는 것이죠.
본인은 장점이 하나면 충분한가요 아니면 2개 이상은 되어야 하나요?
- 여러 개면 좋겠지만, 하나만 있으면 그러려니 합니다.
- 교회의 경우, 교회 선택 조건과 별개로 마음이 편한 공동체가 있으면 되는데 중등부 학생들이 제 카톡에 제대로 답을 안 해주는데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는 게 좋아서.. 다닐만한 구석이 있고요.
- 집은 부모님께서 부모님의 사랑의 언어로 잘 표현하고 계시기에.. 제 사랑의 언어에 맞춰주시려는 노력도 하고 계시니.. 장점이 1.5개는 되는 것 같아요.
꽤나 충분한 것 같기도 하네요.
- 그러게요. 중등부는 나름 응답받아서 간 곳이긴 한데.. 응답해 주신 부서가 맞긴 맞았나 봐요.
이 장점들을 어떻게 기억하는 게 좋을까요?
- 아직 풀리지 않은 분노, 화의 응어리들이 가끔 풀리려 할 때 부정적인 감정들이 요동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돌아볼 수 있는 기록이 있으면 좋겠어요. 교회의 경우 담임 목사님 말씀, 새로 오신 목사님 말씀, 중등부 전도사님 말씀을 매주 정리해서 올릴 수 있는 어딘가를 찾아봐야겠습니다. 인스타 계정을 새로 파야겠어요. 스레드는 너무 글자 수 제한이 타이트해요. 블로그도 고민해 봐야겠고요. 브런치 연재도 하나의 방법이겠어요.
- 부모님은….. 어머니의 경우 사랑의 언어가 헌신이시기 때문에 생일 때 진수성찬을 차려주셔요. 그걸 사진 즐겨찾기에 해놔야겠네요. 아버지는……. 이번 이슈 관련해서 엄마보다 덜 화나는데도 이상하게 상처가 더 깊은 것 같네요.. 이건 제 스스로를 돌보며 더 생각해 봐야겠습니다.
맞아요. 눈치채셨겠지만 오늘 이야기보따리 풀 때도 그렇고 사실은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거나 심리상담이 더 적합하다고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을 거예요.
- 네 맞아요.
장점들을 잘 기억하려면 어떤 장치가 있으면 좋을까요?
- 일단 말씀 기록하는 인스타 계정은 확실히 따로 파야겠고요. (교회 사람들이랑 진실된 대인관계를 맺지 않았다 느껴지니 별로 소통하고 싶지 않아요.. 인스타 친구인 것도 불편해요..)
- 애플의 순기능! 을 이용하여 부모님의 얼굴이 인식된 사진들을 보고, 어떤 추억들이 있었나 돌아봐야겠어요.
그래요. 오늘 글 마무리 슬슬 하자면요.
- 올해 너무 힘들었네요.
- 가족은 결이 맞지 않다는 걸 제 스스로에게 각인시키는 여정이 쉽지 않았어요. 지금까지 가졌던 가족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이 붕괴되었으니까요. 앞으로 제가 가족을 어떻게 인식하게 될지 궁금하네요.
- 교회도 새신자는 약자라는 걸 잘 인지하지 못하는 조직이었고, 사역신청서에 교육이나 인사 관련 은사 체크란이 없었던 만큼 관련 고민이 깊지 않았던 조직이라 실망이 컸습니다. (교육이나 인사는 목회자의 영역이라 생각했을 수도 있겠어요.) 공동체에는 실망이 크고 사실은 현재 저는 실족 레벨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일은 중등부 우리 반 새신자가 4주 차 수료를 하네요. 제가 속한 조직의 부장님들께서 좋은 분들이 시기도 하고요. 새로 오신 목사님도 좋고. 공동체는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주축이 되어 이끌어 가는 조직이니..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정리를 해야겠습니다.
- 어차피 모든 인간은, 특히 저부터 나약하니까요. 주님과 동행하는 삶을 살면서, 내가 버리지 않은 조직, 버리지 않은 사람과 함께한다면 장점을 보는 연습을 하면서 나아가야겠습니다. 그게 설령 가치관과 맞지 않거나 결이 너무 다르더라도요. 성령의 열매를 맺는 과정이겠죠?
고생 많았어요.
- 확실히 아이패드로 쓰니 폰으로 쓰는 것보다 더 길게 쓰네요. 셀프코칭이 에너지가 꽤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매일 쓰긴 어려울 것 같고, 인사이트가 피어날 것 같은 날에 집중해서 써야겠습니다.
- 비 내리는 날, 비 냄새 너무 좋아요. :) 내일 수료하는 아이에게 줄 편지와 책을 준비해야겠습니다. 저는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할래요. 저도 누군가의 책을 같이 쓰고 있으니까요. :)
- 물론 잠언 16장 9절에 따라, 주님께서 편집해 주시지만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