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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Sep 02. 2020

[뮤직] 알아가고 싶은 존재를 만났을 때

김박재재 <취향>


글. 블록



2017년 ‘안0김박재재’라는 이름의 남성 듀오가 ‘X’라는 곡을 발표했다. 독특한 이름을 지닌 두 사람은 비록 단 한 곡만을 발표했지만, 큐레이션이 좋다고 소문난 호텔 ‘수선화’에서 공연하는 등, 나름의 소소한 주목을 받았다. 당시 발표했던 곡은 재즈를 기반으로 한 팝 음악이었고, 연주가 은근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보컬이 등장할 때는 오히려 리듬이 빠져 있고, 후렴을 리듬이 가미된 연주로 채웠다. (중략)


이후 ‘안0김박재재’의 한 명인 김박재재는 긴 공백을 지나 자신의 첫 싱글, ‘취향’을 발표했다. 그는 ‘참솜’, ‘진동욱’, ‘초승’이 함께하고 있고 ‘신인류’가 있었던 스튜디오 엠오에스(Studio MOS)에 합류해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새로운 시작에 힘이 바짝 들어갈 법도 한데, 의외로 부담을 덜어내고 기존에 하던 작업을 이어가는 느낌으로 첫 곡을 선보였다. ‘취향’은 사운드클라우드에서도 공개를 했던 곡인데, 짧은 가사 안에 뚜렷한 감정선을 담아냈으며 아기자기하면서도 세밀한 코러스가 후렴에 담겨 있어 듣는 재미가 쏠쏠하다. (중략)


‘수다스러운 모양새’라는 ‘재재’를 이름으로 가져온 그는 최근 영화로는 <야구소녀>를 좋아하고 소설 <대도시의 사랑법>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재즈를 기반으로 매력적인 팝 음악을 만들어내는 김박재재가 기대되는 건 단 한 곡에서, 그리고 유튜브에 공개한 짧은 인터뷰에서 이 사람의 취향이나 매력이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이다. 솔직한 듯 서툰 느낌이, 하지만 그러면서도 디테일과 무드를 애매하지 않고 확실하게 챙겨가는 음악이 반갑다. 그래서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많지 않은 악기 구성과 리듬의 자리를 차지한 퍼커션의 색채, 반복되는 후렴이 지난 뒤 등장하는 연주와 곡을 마무리 짓는 김박재재 특유의 방식까지 천천히 살펴보며 들어보자. 지치고 짜증났을 때 약간의 여유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블럭(박준우) by 포크라노스

포크라노스는 현재의 가장 새롭고 신선한 음악들을 소개하며, 멋진 음악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큐레이터이자 크리에이터입니다.


위 글은 빅이슈 9월호 234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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