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황소연
늦더위의 한가운데서 듣기 좋은 컴필레이션 앨범. 여섯 명의 뮤지션들이 사진가 곽기곤의 작품 하나에서 출발해, 각기 다른 트랙을 내놓았다. 곡의 순서는 ‘여름의 흐름’을주제로 곽기곤 작가가 직접 정했다. 여섯 개의 트랙은 찬란한 여름의 시간만큼 순식간에 흘러가지만, 한 조각 남은 여름을 즐기기엔 충분하다.
피클 프렌즈의 음악은 하이틴 드라마 사운드트랙을 듣는 듯하다. 통통 튀는 리듬 못지않게 뮤직비디오도 발랄하다. 레트로한 분위기를 살리고자 하는 뮤지션들의 아이콘인 롤러블레이드와 캠코더를 가져와 청량한 분위기로 녹이는 실력도 수준급. 답답한 느낌을 해소하는 이들의 음악이 귀에 쏙쏙 들어온다면, ‘Pretty Great’도 들어볼 것을 추천한다. 짧은 러닝타임의 장점을 살려 80년대 댄스곡의 감각을 한가득 모아둔 곡이다.
‘chloe x halle’ 자매의 목소리에 빠져 있다면, 또다른 자매 듀오인 Vanjess의 음악을 추천한다. 특히 신곡인 ‘Come Over’에선 뮤지크 소울차일드의 곡에서 들려오던 리듬과 로린 힐이나 인디아 아리와 같은, 알앤비 보컬 특유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 당신이 고전적인 여성 소울 보컬의 발성과 목소리를 애정하는 사람이라면, ‘Another Lover’를 같이 들어보길 바란다. 이 듀오가 확실히 기억에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