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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빅이슈코리아 Sep 27. 2022

[Editorial] 무엇을 덧붙일까

미술가를 인터뷰할 때 들었던 말인데, 인터뷰하겠다고 찾아간 사람 입장에서는 다소 불편할 수 있어도 우문현답이라 기억에 남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글로 제 생각을 표현하기 어려워서 그림을 그리는 건데 인터뷰로 제 그림을 설명하라고 하니 잘 못하겠어요”. 비슷한 답을 뮤지션을 인터뷰할 때에도 들었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내 음악(혹은 가사) 안에 다 있는데 새 앨범이 나오고 인터뷰를 할 때마다 그냥 음악을 들어봐 달라고 하고 싶어진다고요. 잡지 한 호를 마감하고 에디토리얼을 쓸 때마다 저 역시 비슷한 심정입니다. 당시 이 말을 했던 예술가들 앞에선 ‘그럼 질문하지 말라는 건가.’라며 속으로 툴툴대놓고 말이죠. 지금 제가(혹은 다른 기자들이) 하고 싶은 말, 쓰고 싶은 글, 잡지를 통해 전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생각들은 이미 잡지 본문 안에 다 있는데 무엇을 더 설명하면 좋을까, 싶은 거죠. 그럼에도 글이 많아서 무엇부터 읽어야 좋을지 모를 독자분이 계시다면, 에디토리얼의 가이드를 읽고 이거 하나라도 읽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 글을 쓰곤 합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에서 시간이 부족해 잡지를 다 읽기 어려울 수 있으니까요. 물론 앞 페이지부터 끝까지 읽어주시는 분이 있다면 더욱 고맙겠습니다.

출처: Unsplash

이번 호에는 서울하우징랩 김명훈 센터장 인터뷰(52p)와 <언스위트홈>의 ‘비정상적 빈곤’(66p)의 글을 묶어서 읽어봐주세요. 대도시에서 커뮤니티 공간의 공공성이란 무엇인지, 그 공간 안에서 일어나는 강연, 대화, 토론 등이 우리 일상과 생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을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리고 에세이 ‘비정상적 빈곤’에서는 빈곤을 ‘입증’해야만 복지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현실과 ‘정상가족’을 강요하는 한국 사회에 대한 고민이 묻어납니다. 다양한 직업인들의 현실 고민을 알 수 있는 <직업으로서의 >의 이번 호는 초등학교 선생님의 글입니다. 그리고 기자들의 최근 고민과 추천 아이템을 알 수 있는 <MY BOOM>도 읽어봐주세요. 가을은 책 읽기 좋은 계절이라고들 하는데, 실은 날씨가 좋아 밖으로 나가고 싶어지니 독서가 쉽지 않죠. 휴일에 잡지 한 권 들고 카페에 나가 휴식을 취할 때, 그 손에 《빅이슈》가 함께하면 (저로선) 얼마나 좋을까요. 독서와 여행, 뭐가 됐든 한껏 자극받고 충전하는 시간을 손에 넣으시길.


글/ 김송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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