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폭력 대화

학교폭력예방의 첫걸음

by 마우아

학교폭력 업무를 담당하면서 나는 형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학교폭력법이 형법과 굉장히 많은 유사점이 있기 때문에 형법을 공부하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예를 들어 명예훼손과 모욕은 각각 어떤 경우에 성립되는지, 반의사불벌죄와 친고죄는 무엇인지, 폭력죄와 상해죄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 CCTV를 열람하는 절차, 정보공개 신청 등의 여러가지 정보를 알 수 있었다.

어쨌든 한해 한해 나이가 들면서 느끼는 생각은, 무엇이든지 미리 배워놓아서 나쁠 것 없고 언젠가는 써먹을 일이 온다는 것이다.

나 또한 범법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의도치 않게 미리 공부한 형법을 실제로 써먹을 뻔한 일이 있었는데, 법을 아는 경우 어느 선까지 행동범위가 허용되는지, 허용선을 넘길 경우 어떠한 타격이 오는지에 대해 잘 알면 대처하기가 훨씬 수월함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기본적인 법에 대한 상식은 일반인들도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법을 알면 알수록, 법으로 해결하기보다는 대화로 해결하는 것이 낫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것은 법 아마추어인 나 뿐만 아니라 내 주변의 변호사들도 입을 모아서 그렇게 말한다.

고소를 해보면 알겠지만, 재판을 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에는 어마어마한 감정적 소모와 시간, 비용이 든다. 그리고 누구에게나 그렇지만 고소하는 사람에게는 처벌이 너무나 가볍게 느껴지고, 처벌을 받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무겁다고 생각할 것이다. 모두가 불만족하는 결과를 보면 그 동안의 고생이 좌절스럽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학교폭력도 마찬가지다. 학교폭력이 발생하였을 때 전담기구 및 심의위원회에서의 절차는 형법에서의 그것과 똑 닮아있다. 그렇기 때문에 학부모님들은 이 절차를 통해서 상대편 학생을 크게 혼내주고 처벌해 주기를 원하는 마음으로 신고를 하러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학교폭력전담기구와 심의위원회는 엄연히 학생의 선도와 차후의 폭력예방을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므로 신고한 학부모님들은 상대학생에 대한 조치가 너무나 가볍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비해 신고를 당한 쪽은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모두에게 상처만 남기는 것이다.


그래서 요즘 학교폭력예방의 트렌드는, 비폭력대화와 회복교육이다. 서로에게 상처를 준 것을 인정하고 더 좋은 관계가 되기 위해서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화해와 회복의 길로 나아가는 것이다.

화해를 원하지 않고 강력한 처벌을 원한다는 학생과 학부모도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대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받고 싶고,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을 그런 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런 경우에는 적극적으로 그들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는 조력자 역할을 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회복교육을 통해 학교폭력예방이 좀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때때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을 보면서 희망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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