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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태재 Jan 05. 2020

예술과 가난

네덜란드 예술여행

@네덜란드 예술여행. 렘브란트, 반 고흐,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들.

*헤이그에서 렘브란트와 베르메르를, 암스테르담에서 고흐를 만났다. 이 화가들은 바로크 시대부터 후기 인상주의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그림들을 그려냈다. 이들의 족적은 워낙 커서 예술 문외한이라도 그림을 보면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고흐의 해바라기 등은 포토금지존이라 찍지 못했다)


*신기하게도, 이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듯 불행한 말년을 보냈다. 고흐야 말할 것도 없고, 렘브란트는 시대의 마지막에 위치했던 탓에 말년에 그림상들로부터 "한물 갔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부인과 아들을 병으로 잃어 아무도 지켜보지 않는 집에서 혼자 죽었다. 베르메르는 딱히 부유층도 아니면서 당시 희귀물감이었던 청색물감('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 그림에서 소녀의 머리띠 색)을 너무 많이 써서 가계를 탕진했다고 한다.이유야 가지각색이지만 위대한 화가들은 꼭 살아서 망하고, 죽어서 성공하나 싶었다.


*개중엔 모순을 즐기는(?) 듯한 예술가도 있었다. <절규>로 유명한 작가 뭉크는 "나는 불행하지만, 꼭 불행에서 벗어날 이유는 없다. 그것이 내 영감의 원천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편 문화일보에 기고를 했던 한 교수 겸 소설가는 "예술가들은 배고프지 않으면 좋은 작품을 못 낸다는 강박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가난(불행)해야 예술한다'란 명제가 선배들의 도그마가 될때 예술계는 더 피폐해질 거란 말도 했다.



*한때 알고 지냈던 한 화가는 '제주의 화가'로 유명한 이왈종을 두고 "화가가 돈 되는 그림만 그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기 작품이 90만원에 팔리는 걸 한탄했다. '너무 돈만 쫓는 화가는 별로'라는 말이었겠지만, 어쨌든 듣기에 갸우뚱한 지점이었다. 모든 예술가가 뭉크같지 않은 이상, 아마 이는 많은 예술가들이 안고 있는 모순이 아닌가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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