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극인들의 광고라면 믿고 보는 이유
희극인의 광고를 보면
왜 그 제품이 더 좋아 보일까요?
그건 단순히 유머 때문이 아닙니다.
제품을 바라보는 각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죠.
오늘은 희극인들의 카피 스킬
#2와 #3을 소개합니다.
이 두 개만 알아도
카피 퀄리티가 한 단계 올라갑니다.
희극인들의 카피 둘째,
USP를 극대화해서 비유하기
희극인들의 앞광고 비결 두 번째는 바로 제품의 특성을 극대화해서 다른 제품군에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엉킨 머리카락을 풀어주는 빗이라면, “트리트먼트 한 것처럼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진다”라고 트리트먼트에 비유하거나,
“클리닉 두 번 받을 거 한 번으로 줄여주는 마법의 빗”이라고 미용실 클리닉에 비유할 수도 있습니다.
희극인들의 특성상 주로 유머러스한 상황극에서 이런 접근 방식을 자주 볼 수 있었습니다. “너 샵에서 클리닉 받았어?” “아니, 나 이 빗 쓰고 왔어.” 이런 식으로요.
머리카락이 부드러워진다는 특성, 즉 USP를 극대화한다면 어떤 제품군에 비유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면 이런 종류의 카피를 기획해 볼 수 있습니다. 물론 너무 과해지면 허위광고가 되니 주의해야 합니다.
적정선은 지키되, 우리 제품의 ‘상위호환’을 찾아야 합니다. 제품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을 넘어, 더 좋은 기능을 더 많이 제공할 수 있는 상위호환이 뭐가 있을까? 생각해봐야 합니다.
이때 같은 빗이라고 해도 시원하게 두피 마사지를 할 수 있는 빗, 휴대성이 좋은 빗, 가르마를 내는 꼬리빗의 상위호환은 각각 다를 겁니다. 그렇기에 '우리' 제품의 USP를 제대로 분석하는 것을 가장 먼저 추천합니다.
조금 더 다양한 사례로 브레인스토밍 해볼까요?
디자인이 예쁜 가정용 커피머신 ▶ “홈카페를 선물하세요”
집에서 편리하게 먹을 수 있는 낙곱새 밀키트 ▶ “해운대 낙곱새 맛집 지금 큰일 났습니다”
촉감이 부드러운 샤워 가운 ▶ “호캉스 부럽지 않은 매일”
희극인들의 카피 셋째,
감정을 신체적인 증상으로 표현하기
희극인들의 마지막 앞광고 비결은 감정을 신체적인 증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8시간 내내 누워서 유튜브만 본 제가 연구한 결과, 희극인들은 표현력이 남다르다는 걸 발견했습니다.
말과 몸으로 표현하는 능력도 물론 뛰어나지만, 제가 특별히 주목한 점은 감정을 감정의 이름만으로 표현하는 것이 아닌, 신체적인 묘사를 덧붙여 표현하는 능력이었습니다.
어떤 일화를 이야기할 때, 예능이 익숙하지 않은 출연자들은 “~해서 너무 놀랐어요”라고 감정을 담백하게 설명하는 반면, 희극인들은 어떤 감정을 어떤 신체적인 변화를 통해 느꼈는지 전달합니다.
“머리털이 쭈뼛 서면서 온몸에 소름이 쫘악 돋을 정도로 너무 놀라가지고 어찌할 바를 모르겠더라고요”처럼요.
희극인의 말을 듣는 시청자들은 같은 감정을 본인이 직접 체험하는 듯한 경험을 합니다. 신체적인 변화가 내 몸에도 일어나는 것처럼 상상이 되면서 이야기의 결말이 궁금해지게 됩니다.
토크가 업인 희극인은 표현력이 부족하다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시청자의 몰입도가 확 떨어지니까요. 그렇기에 눈에 보이지 않아 더 전달하기 어려운 ‘감정’이라는 요소를 신체적인 묘사를 통해 시각적으로 전달하는 훈련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저는 같은 훈련을 마케터와 카피라이터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속옷은 정말 편안해요”라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편안하다는 감정을 전달하기에 부족합니다.
“너무 편안해서 마치 혈이 뚫리는 기분이에요”라고 신체의 변화를 함께 묘사하면 감정이 조금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당 떨어질 때 힘나는 초콜릿” 보다는 “졸릴 때 하나 먹으면 눈이 번쩍 뜨이는 맛”이라고 하면 감정의 해상도가 더 높아지게 됩니다.
실전 카피라이팅에 적용해 보면 어떨까요?
청소를 편리하게 도와주는 용품 ▶“개발자님께 두 손 두 발 모아 감사의 절 올리겠습니다”
맛있는 요리 ▶ “입에서 눈물이 줄줄 흐르는 맛”
편안한 요가복 ▶ “갈비뼈 하나하나의 움직임에 오롯이 집중하도록 돕는 편안함”
적당한 유머는 호감으로 이어진다
우리 브랜드도 그렇다
본인의 업을 제대로 수행하며 직업 정신이 투철한 희극인이라면 팬이 점점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무리수 없이 편안한 유머는 누구나 좋아하니까요. 브랜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우리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조금은 과장스럽고 상상력을 보탠 표현이더라도 선을 지키기만 한다면, 유머러스한 커뮤니케이션은 오히려 우리 고객들과의 관계를 조금씩 가까워질 수 있도록 만드는 훌륭한 전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주말 아침, 눈을 뜨자마자 핸드폰으로는 인스타그램을, 스마트 TV로는 유튜브를 키는 제 모습을 이렇게나마 합리화해봤습니다. 저와 독자 여러분과의 관계도 조금은 더 가까워졌으려나 기대해 보며,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