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평균 수명 중 96%의 시간은 멈춰있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은 빠른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구독 요금제를 도입하고, 퍼스널모빌리티 기업을 인수하거나 과감히 투자하기도 한다. 자체 멤버십을 플랫폼으로 탈바꿈하고자 노력하는가 하면 구글, 애플 등에게 과감하게 스스로를 개방하고 있다.
최근의 일은 아니지만 석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 장치가 증가하고(하이브리드, 전기자동차)
자동차를 보유하는 것보다 필요한 "순간" 사용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트라이시클, 트위지(물론 법적으로 자동차지만!)과 같은 혼종이 나타나기도 했으며 전동킥보드, 자전거, 모터사이클의 판매량도 증가한다.
왜 때문에 이러는 거고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빅키의 개인적인 상상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자동차는 석유를 통해서 굴러간다. 엔진 연소실에 공기를 압축하고 미세한 가솔린(or 디젤) 분자를 뿌린 뒤에 스파크를 일으켜서 폭파시킨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열 에너지가 압축한 피스톤을 밀어내고 여기에 달린 크랭크가 움직이면서...자 여기까지!!!
무튼, 자동차는 석유를 에너지원으로 삼는다. 그러나, 지구에 석유 매장량은 한정되어 있다. 여러 기관과 학자들이 추측하는 수치는 모두 다르지만 지금 이 브런치를 읽고 있는 사람이 죽기 전에는 석유가 고갈된다는 게 정설이다. 그렇다면 자동차 기업이 새로운 에너지로 굴러가는 엔진을 개발하는 건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물론 기술이 발달하며, 과거에 시추하지 못했던 원유를 발견하고 획득하면서 예측이 틀렸다는 이야기도 있다.)
왜냐고? 에너지 고갈 현상이 심화될수록 원유 가격은 오를 것이고, 구매자는 결국 그 모든 비용을 안으려고 하지 않을테니까. (겨드랑이용 면도기를 구매해서 쓰는데 철강 가격이 너무 너무 올라서 면도기 값은 10,000원, 교체용 날은 30,000원...그냥 레이져로 밀어버리거나 왁싱을 해야겠다..라는 것과 똑같은 것이다.)
GS칼텍스의 보고서를 토대로 50년 가까운 시간이 남았는데 지금부터 전기자동차를 만드는 건 너무 빠르지 않냐고? 빅키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상상을 더해보면 어떨까?
완성차 기업은 자동차를 판매한 후부터, 고객을 "자주" 다시 만나기 어렵다. (점검, 수리 등의 수요는 있겠지만! 요즘 자동차 얼마나 잘만드는가? 웬만해서는 고장도 쉽게 나지 않는다.)
그런데 구동체계를 전기로 바꾸고, 전기 충전 플랫폼을 완성차 기업이 구축한다면? 정유 카르텔의 벽을 넘는 것보다 훨씬 쉬울 거 같은데? 그렇게 플랫폼 만들고 온오프라인 리테일 붙여서 계속 계속 고객에게서 수익을 창출한다면? 충전 비용도 받고? 충전도 선결제로 포인트처럼 쓰게 하면? 전기충전소에서 쓰는 앱에 광고수익도 내고? 개인적으로 이런 청사진도 전기자동차 개발에 한몫은 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선진국들은 대체로 성장세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이런저런 뒷받침 자료를 넣으면서 굳이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기분을 나쁘게 만들고싶지 않으니까..나로 예를 들겠다.
"내 연봉은 제 자리에 있는데, 파스타는 이제 어딜가도 25,000원은 받네..흙흙"
내 연봉의 상승세와 체감 물가 상승폭이 비례하지 않는다!!! 이걸로 끝!!! (아휴 기분 나빠라 즈응말..-3-)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자동차를 보유하는 비용에 부담을 갖는 사람이 늘기 시작했다. (차를 보유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엄청난 비용이 필요하다. - 차량구매비용, 취등록비용(세금), 유류비용, 자동차보유세(세금), 정기점검비용(의무), 하이패스비용, 주차비용 + 차량 구매시점부터 시작되는 감가상액 + 구매하지 않을 거 같지만 생각보다 방향제, 세차용품, 룸미러 등 악세사리도 꽤나 구매하게 된다.)
이런 점을 잘 공략한 쏘카, 풀러스, 럭시, 우버와 같은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동하는 상황"만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겠다는 니즈와 맞아 떨어지며 사람들은 이에 열광했다.
이렇게 서비스로서의 모빌리티가 각광받는 게 돈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도시가 고도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차량이 많아지기 시작했고 이동에 소요되는 시간에서 길에 멈춰있는 시간이 증가하는 것도 그 이유에 하나일 것이다. 가령, 퇴근 시간에 강남역에서 신사역까지 가는데 버스로 20분은 가야 한다. (강남역에서 신사역은 차량으로 이동 시 3km이다... 3km 가는데 20분이라니!!!)
시간이 곧 돈이 되는 세상에서 길에 멈춰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건 차량을 구매하지 않는 이유로 충분히 공감이 된다. 얼마 전 어느 아티클에서 본 내용 중에 이런 내용이 있었다. "차량을 구매하고 처분하기까지 96%의 시간 동안 자동차는 멈춰있다" 소나타 풀옵션을 3,000 만원에 구매했다고 가정하면 기기 가격으로만 계산 시 2,700만 원은 활용도 못한다는 결과가 나온다...허허허허허
위에서 얘기한 것처럼, 결국 자동차 시장이 변화하는 이유는 "돈"이다. 공급자의 돈에 대한 갈망과 구매자의 돈 절약에 대한 갈망이 빚어낸 것이다.
그러나, 사람은 어딘가로 움직이기는 해야 한다.
자동차보다 돈은 덜 들고, 주차공간도 덜 필요하고, 적은 연료로도 오래갈 수 있는 교통수단은 뭘까?
답은 하나!! 모터사이클이다. 그러나, 모터사이클의 치명적 단점!!! 자동차 대비 불안정하다는 점이고, 이런 모든 고객의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서 모터사이클 브랜드가 야심 차게 괴물을 만들어 냈으니...!!!
누구나 한번쯤 자장면도 먹고 싶은데, 짬뽕도 먹고 싶어서 짬짜면을 시킨 경험이 있을 것이다.
위에 있는 이 녀석들은 모두 그런 결과물이다.
미래 자동차는 이동에 필요한 도구에서 이동하는 시간을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공간으로 바뀔 것이다.
물론 3년 뒤에 되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완성차 기업은 이를 위해서 개발에 여념이 없다.
단순 자동차가 아니기에 완성차 기업의 기술력만으로 제작도 불가하고 자동차 내부를 채워 넣는 기술력이 필요하기에 통신, 인공지능, 금융, 콘텐츠, 모바일 기업과의 열린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굴지의 전자기업에서도 이 전장사업을 차기 그룹사의 먹거리로 분석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2016년 하마카돈을 9조 원에 인수하면서 많은 예측이 있었다. 하마카돈은 JBL, 뱅앤올룹슨, AKG, 마크레빈슨 등을 보유한 세계 1위 오디오 브랜드이다.
삼성전자가 빅스비의 음향기술을 높이거나, 가정용 스피커를 위해서 하만카돈을 인수한다는 썰이 넘쳐났다. 난 그런 글을 읽으면서 “삼성전자가 병X도 아니고 9조 태워서 고작 스피커를 만든다고? 이건 마치 한끝에 5억을 태운 고니 같은 이야기 아닌가?” 리는 생각을 했다. 하마카돈은 스피커로 유명하지만, 조금 더 파보면 세계에서 제일 많은 전장기술 관련 특허를 보유한 기업이다. 내 예상에는 삼성은 스피커 브랜드를 인수한 게 아니라 전장기술을 인수한 것이다. 거기에 고객사까지. 우측에 있는 16개의 완성차 브랜드 중에서 어느 하나 탐나지 않는 고객이 없다.
LG전자도 구광모 회장의 체제에서 전장사업부를 그룹사의 주요 핵심 사업부로 발탁했다. 신설 당시 VC(Vehicle Component) 사업부로 출범하였으나, 2018년 VS(Vehicle Solution) 사업부로 이름을 바꿨다. 센서, 전구, 소재 등 부품을 넘어서 인포테인먼트에 필수적인 Connecting Solution을 제공하여 시장을 점유하겠다는 계획이다. 아픈 손가락이지만 MC(Mobile Communication) 사업부에서 얻은 역량을 바탕으로 안드로이드, iOS 등 외부 운영체제와 완성차 OS 사이에서 안정적인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내가 혈기왕성 궁둥이 흔들면서 돌아다니는 나이에는 완성 자율주행차는 탈 수 없을 거 같다. 기술이 준비되더라도, 법규에서 바꿔야 할 것이 너~~~~~어~~~~~무 많다. 그리고 자동차보험이 보험의 근간인데, 금융사의 반대 또한 엄청나겠지.
추후 몇 년은 세계 경제가 드라마틱하게 좋아질 거 같지는 않다. 앞으로도 사람들의 "이동하는 순간"만 차량을 사용하려는 니즈는 커질 것이고, 점차로 초단기 구독 차량과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어려운 시기는 가급적 내 궁둥이 밑에 많이 깔고 앉아있지 않는 게 여러모로 안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