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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빅키 May 05. 2020

우리는 코로나 19라는 함정에 빠진 건 아닐까?

사랑이.. 아니, 사람이 그렇게 쉽게 변하니?

나는 기업의 성장전략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전략, 브랜드를 관리하는 일을 한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주변에 Market과 관련된 사람이 많다.


무슨 무슨 마케터, 무슨 무슨 컨설턴트, 무슨 무슨 기획자, 무슨 무슨 에디터, 무슨 무슨 디자이너 등등 (결국 다 어떻게 하면 수익 낼까? 고민하는 사람들)


요즘 내 SNS에는 코로나 19로 앞으로 유통망이 변하고, 회식 문화가 변하고, 출근 방식이 변하는 등 아주 세상이 모두 뒤집어진다는 이야기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정말 우리는 드라마틱하게 변할까?(모빌리티 관점에서)


결론부터 얘기하면, 변하는 것은 일부이며 다시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궁금하다면 엄지손가락을 쓸어내리시라!



좋아, 아주 잘했어요. (아주 잘했다는 칭찬이 듣고 싶어서 먼저 하는.. 쓰는 이)


코로나 19 때문에 세상은 이렇게 변할 거야!


-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현상으로 인하여 외출을 기피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 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의 수가 적어질 수 있다.


- 온라인 유통의 발전으로 썸슈머(Thumb+Consumer의 합성어 / 집에서 손가락만으로 소비의 상당 부분을 해결하는 소비자를 부르는 용어 : 이런 줄임말 많이들 만들길래 한번 해봤다.)가 대폭 상승하고, 결국 유동 인구가 줄어들 것이다.


-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이 크게 위협을 받는다.


위의 것들은 내 디지털 세계에 많이 보이는 미래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몇 가지 추린 것이다.


1, Untact가 정답인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현상으로 외출을 기피하는 현상은 인정한다. 그러나, 전 세계 4,500만 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이 휩쓸고 간 후에 사람들이 모두 집 안에서만 생활했나? (우리 작년까지만 해도 해외여행 가서 인스타그램 열심히 했잖아요?) 


일시적인 "현상"으로 인간의 본능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누군가를 만나지 못한다는 건 동물로서의 본능에 반대되는 행위다. Untact가 떠오른다고 하는데, 필수적이지 않았던 우리 생활 속 일부 "Contact"가 현 상황으로 인하여 발견되었고 그 부분에서만 Untact가 증가할 것이다.

스페인 독감은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시작되었다. (이래서 프레임이 무섭다.


2, 기업의 붕괴로 사람들이 움직이지 않을까?


기업의 대규모 구조조정. 그래, 마음 아픈 일이다. 그러나 구조조정을 당한 사람들이 모두 집에만 있을까? 어떻게든 새로운 형태의 경제활동을 재개할 것이다. 새로운 기술에서 일자리가 발생할 수도 있지만, 갑작스럽게 늘어난 유휴노동력에서 또 다른 비즈니스 발현의 가능성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또한, 현 상황 때문에 직장을 잃은 사람이 마치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은 위험하기 짝이 없다. 오로지 유동의 관점에서 얘기하자면 오히려 근무시간(특정 시간 동안 한 장소를 떠나기 어렵다는 뜻)이 없는 프리랜서 성격의 인구 증가는 유동 증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아침 8~10시, 저녁 5~7시에 몰리는 유동은 줄어들겠지.) 

하아... 신도림은 진짜..

코로나 19가 휩쓸고 지나간 뒤에, 규모가 감소하는 시장이 있을 것이고 그와 반대로 증가하는 시장도 있을 것이다. 결국 노동력은 어느 곳으로든 유입될 것이다.


3, 구매를 위한 유통이 아닌 시간을 소비하는 유통?


최근 이커머스 양대산맥 쿠팡과 네이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풀필먼트 서비스, 쿠팡의 네이버쇼핑 재입점, 네이버와 CJ대한통운의 연맹, 쿠팡의 IPO 공개 등.

플랫폼과 인공지능의 네이버, 포스트 아마존을 외치는 쿠팡, 이커머스 경쟁의 끝에서 과연 웃는 곳은 어디일까?


그렇다. 분명 세상은 빠르게 썸슈머가 증가할 수 있는 환경으로 변하고 있다. 그러나, 위에도 말했지만 굳이 어딘가를 방문해서 사야 하는 필요성이 없는 재화의 감소만 발생할 것이다. 


가령 내가 어릴 때는 온 가족이 다 함께 이마트로 우리 가족의 1~2주 일용할 양식을 구매하러 갔었다. 집에 도착해서 트렁크에 담긴 쌀가마니를 어깨에 짊어지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아빠의 뒷모습은 꽤나 든든했다. 


아빠 입장에서는 얼마나 무겁고 힘들었을까? 쌀을 편하게 살 방법이 없어서 쌀을 직접 구매했을 뿐이다. 쉽게 말해서 기술의 발전으로 "내가 그동안 왜 이렇게 구매했을까?"싶은 것들만 줄어드는 거지! (쌀을 SSG으로 사는 우리 집... 역시 대한민국은 대기업인가요??)


이커머스가 발달해도 우리가 직접 만져보고 느껴보고 싶은 재화는 방문해서 구매할 것이다. 우리가 장바구니에 넣는 스타벅스 캔 20개 묶음을 구매하려는 목적과 성수동 모멘토 브루어리에 방문해서 커피를 마시고 싶은 목적은 분명하게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품목들이 계속 나타나고 사라지는 것이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이고, 인간의 유동과 썸슈머는 직접적인 관련이 적을 거라고 생각한다.


차즘 오프라인 공간은 "굳이" 방문해야 하는 이유를 만드는 쪽으로 경쟁할 것이라고 본다. 


쉽게 설명하면 직접 만지지 않고, 경험하지 않아도 되는 "저관여" 제품이나 또는 매우 큐레이션 능력이 좋은(과거의 마켓컬리 같은) 온라인 유통 기업이 기존의 "No잼이며, 통상적인 제품"을 다루는 오프라인 유통점을 무너뜨리고 이에 경쟁하기 위해서 오프라인 공간은 제품 외에 시간을 소비하고 싶은 형태로 발전한다.


내 첫 브런치에도 언급한 것처럼 인간의 이동과 시간은 매우 직접적인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는 본능적인 것이므로, 우리가 오프라인 공간을 소비하는 주요한 결정 기준에서 "내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느냐"가 핵심적인 요소가 될 것이다.


4, 공유 모빌리티는 외면받는다?


코로나 19가 발생하는 초기에 많은 미디어에서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은 크게 위협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결과부터 얘기하자면, 완전한 오판이었다.


국내 퍼스널 모빌리티 시장의 대표주자인 킥고잉을 예로 들면, 지난 2월 이미 기업 설립 후 이용 최대 기록을 달성하고 지금까지도 매일 새로운 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출처: 이뉴스투데이 / 킥고잉 X 에스로우 X 로우로우의 킥고잉 에디션 화보


대체 왜 때문에 사람들은 남들과 나눠 사용하는 공유 모빌리티를 이용하는 것일까?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거 같다.


1, 지하철과 버스에 대한 공포


지하철과 버스를 탑승하면 단순한 피부 접촉 이상으로 타인과 많은 것을 공유하게 된다. 가령, 재채기하는 누군가의 체액이나 그들이 숨 쉬면서 뱉어내는 것들.. 거기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사람을 보면서 느끼는 불안감까지. 결국 사람들은 합리적 선택으로 차라리 "손"만 닿는 게 훨씬 안전할 거라는 결정을 내린 거 같다. 하긴, 나도 어느샌가 버스보다는 킥고잉을 타고 출/퇴근을 한다.


손만 씻으면 되니까 불안감이 훨씬 적다. 이렇게 대중교통에 대한 기피현상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심리적 불안감 해소 측면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2, 경제 악화


세계 경제는 날이 지날수록 어두운 전망을 보이고 있다. 자체 자원이 아닌 수출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대한민국의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거기에 구조조정, 무급휴가, 근무시간 단축, 임금 삭감 등으로 대부분의 걱정은 커져만 간다. 이런 상황에서 언제까지 자가용으로 출퇴근하기는 퍽 부담스러운 부분이 많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저렴한 이동 방법에 대한 니즈가 증가했고 택시보다 저렴하고 버스보다 저렴하면서 이동에 투입되는 시간이라는 재화도 절감할 수 있는 공유 퍼스널 모빌리티를 선택하는 건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끝으로, 


매일 어두운 뉴스를 보면서 마음이 아프다. 메인 언론사를 넘어서 각종 전망치를 뿜어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의 컨텐츠도 꽤나 피로감을 주기에 그들의 주장을 의심하고, 과거를 돌아봤다.


코로나 19가 불러오는 미래 모습에 대해 하나는 맞고, 하나는 틀리다고 생각한다. 


분명, 우리가 몰랐지만 변하면 더 좋을 것들은 변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소비하는 사람이기 전에 인간이다. 인간의 본능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고, 곧 다시 우리는 지금의 상황을 잊고 언제 그랬나 싶게 도시를 소비하고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읽는 모두가 아프지 않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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