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투자유치
"스타트업이란 혁신적인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설립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신생기업을 의미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유래한 개념으로, 급격한 성장과 확장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우리가 아는 구글, 에어비앤비, 메타, 그리고 최근의 OpenAI, 퍼플렉시티 등이 모두 스타트업 시절을 지나 현재의 모습을 갖추고 있고, 한국의 네카라쿠배당토 역시 마찬가지로 스타트업 시절을 지나 이제는 생활 혹은 산업전반에 없어서는 안될 기업들이 되었다. 즉, 지금 사회는 스타트업이 혁신의 요람이 되고 있는 시대이고, 스타트업을 장려하는 인프라 역시 갖춰진, 어찌보면 창업하기에 좋은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 말한 스타트업에 대한 정의를 보면 "혁신적 기술이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신생 기업" 이라 되어있고, 이를 좀 더 단계별로 분석해보자면, 생산의 3요소로라고 할 수 있는 L(노동력), K(자본), T(기술력) 중 T를 필수조건으로 갖추고 나머지는 충분조건인 기업이라고 할 수 있다. 몰론 현대사회는 T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독립요소라고 하기도 한다.
아무튼 돌아가서...대부분의 스타트업들은 다음의 단계를 거쳐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
기술력 혹은 아이디어(T)를 기반으로 창업
초창기에는 창업자와 일부 멤버들로 시작 (추후 스케일업을 위해 추가 채용(L)이 필요)
자본(K)은 창업자가 부자가 아닌 이상, 혹은 첫해부터 엄청난 흑자를 내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경우 외부에서 투자를 통해 조달
성공적으로 자본(K)을 조달하고 나면, 이를 바탕으로 T와 L을 추가할 수 있게 되고, 점차 사업을 본격화 한다.
본격화 과정에서 추가 K가 필요할 수 있는데, 이때는 시리즈 투자라고 하여 A라운드, B라운드, C 라운드 등의 단계를 거쳐 K를 추가 유치하고 다시 T와 L에 투입하게 된다.
최종적으로 기업공개(IPO)나 M&A를 통해 얻는 수익으로 K를 제공한 투자자는 투자금을 회수하게 된다.
S사는 입사 당시 이미 시리즈C를 종료하고 직원이 300명이 넘어설 정도로, 스타트업이긴 하나 상당한 규모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는데, 런웨이 관리 실패로 인해 생각보다 조기에 자금이 필요하게 되어 시리즈D를 진행하게 된 상황이었다. 문제는 앞선 라운드의 투자가 창업자의 평판, 독보적 기술력으로 인해 외부에서 먼저 회사로 찾아와 투자를 하고 싶다고 하여 이뤄져 온 관계로, 회사가 자금이 필요하여 투자라운드를 오픈하는 것은 처음이라는 점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어디서 어떤 투자자를 만나야할지, 투자를 위해 정리하고 준비할 내용, IR 전략 등이 후기라운드임에도 완비된 상황은 아니었고, 결정적으로 이를 리딩할 CFO가 부재인 점이 가장 큰 이슈였다. .
대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세계적인 브로커와 계약을 맺고, IR을 진행했으며 그 과정에서 IR 자료, Financial Modeling등은 오롯이 대표가 혼자서 책임지는 상황이었는데 이는 사실 기업 입장에서는 좋은 경우는 아니다. 생각해보라, 대표가 기술창업을 했는데, 기술개발과 영업보다 투자유치와 디테일한 세부 업무까지 직접 챙겨야한다면 상대적으로 다른 부분이 소홀해 질 수 밖에 없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
당시 나는 주주총회, 런웨이관리를 추가로 맡고 있던 관계로 런웨이 확보를 위해 은행들을 찾아다니며 대출 상담을 받기도 했고, 그 과정에서 회사소개도 수행해 왔는데, 이로인해 자연스럽게 대표가 리딩하던 투자유치에도 참여할 수 밖에 없는 계기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은근슬쩍, 자연스럽게 업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었는데 당시에는 S사가 스타트업이나 누구라도 일을 도맡아 해야한다는 믿음(나는 오너가 아닌데 왜 그랬을까?) , 핏이 잘 맞는 S사와 동료들에 대한 애정으로 추가되는 업무에 대해 기쁘게 받아들일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커리어의 상당부분을 피봇할 수 있었던 시절이라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인생이 운칠기삼이라고 하는데, 정말 그렇다고 생각하는게 S사에 주어진 상황이 자금은 당장 수혈이 필요한데 담당자가 없는 상황으로 인해 내게 기회가 주어진 것도 큰 운이라고 생각한다.
투자유치의 꽃은 아무래도 투자자를 설득하는 것인데, 투자자는 어떠한 담보도 없이, 회사의 기술과 비즈니스, 그에 따른 성장을 믿고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자와 회사가 같은 관점을 가질 수 있도록 다음의 내용을 잘 갖추고 설득력있게 IR미팅을 진행해야한다.
기술력: 해당 회사의 기술력이 얼마나 뛰어나고, 독창적이며, 경쟁사의 침입에서 자유로운지
비즈니스: 목표하는 시장 규모와 그안에서 언제 얼만큼의 MS를 가져갈 수 있을지. 이를 위한 회사의 제품/서비스는 어떤 모델로 구현되어있으며, 각각의 모델은 회사의 존속,성장에 어떤 기여와 의미를 가지고 있을지
회사: 현재 상황과 팀구성은 어떻게 되어있는지
가치: 결국 위 조건이 맞다면 얼마의 가치에 투자할 것이며, 언제 얼마의 가치로 Exit를 할 수 있을지
글로 보면 간단한 4가지 항목이지만, 위 내용이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세세한 부분까지 준비가 필요하다. 기술개발 로드맵은 어떻게 될지, 경쟁사는 어떤지, 시장 환경과 투자시점은 왜 지금인지, 투자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이를 통해 어떤 KPI를 달성할 것인지 등등 수많은 세부항목을 분석하고 준비해야하므로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게다가 투자담당자가가 직접담당하는 항목은 일부이고, 대부분은 기술, 영업, 마케팅, 경영관리, HR 등에서 담당하는 일이라(S사는 투자담당자와 경영관리가 같았지만…) 모든 부분을 모으고 스터디하고 이해한 다음, 전체를 조화롭게 만들어내야하는 투자담당자 입장에서는 각 부문과 평소 관계를 잘 쌓고, 내외부 관계자와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역량이었다. 다행히 구매팀 업무나 주총을 하면서 직원들과 커뮤니케이션이 많았기에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왔고, 외부와 커뮤니케이션이 주 업무인 구매를 13년간 해온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S사의 시리즈D 투자유치는 끊임없이 위 자료를 작성/검증/업데이트 하고 투자사를 만나는 과정이었는데 큰 곳은 대표가 직접 만나면서 나는 옆에서 지원하고, 상대적으로 작은 곳은 직접 만나면서 투자유치에 대한 경험과 감각을 키울 수 있었던 시기였다. 특히 Financial Modeling이라 하여 회사의 모든 상황을 숫자로 풀어 미래의 성장과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은 투자라운드가 아니면 하기 힘든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이것 하나 가지고 다음 회사 취업도 했다)
결국 시리즈 D 투자라운드는 2곳의 투자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면서 끝나게 되었는데, 투자유치 확정이후 이어지는 각종 행정업무들(텀시트, 투자계약서, 유상증자, 주금납입 등) 업무 역시 경험할 수 있었고 이는 스타트업이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되돌아보면 이 시기가 그리운데, 기회를 잘 잡고,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커리어를 개발해나가는 것이 몸의 힘듦을 잊게 할 만큼 스스로를 열정적으로 움직이게 만들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어지는 새롭게 주어진 업무는 IPO 인데, 해당 주제는 글로 모든 것을 풀어낼 수 없을만큼 복잡한 내용이므로 최대한 간략하게 작성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