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거품론 한가운데서

치킨집에 한 번 비유해 보자면

최근 OpenAI의 대표인 샘알트먼의 발언을 시작으로 MIT까지 AI거품론에 대한 이야기가 뉴스를 장식하고 있다.

내용인즉, 투자자들이 광기와도 같이 AI기업에 투자한다는 것과 투자 받은 기업의 대다수가 실적이 나쁘다는 내용이다.



나 역시 최근 직장이 AI였고, 해당 사업 아이템으로 투자유치를 진행했기 때문에 그 한가운데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이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해 보려고 한다.



AI 자체가 거품은 아니다.

ChatGPT만 써봐도 알겠지만, 컴퓨터가 사람보다 더 논리적으로 문장을 구성하고 답하며, 자료를 부분이해하고 정리하는 속도는 경이로울 정도이며, 이를 활용하면 특히 생산성이라는 부분에 있어 분명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혁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분명 AI기술(딥러닝, 프롬프트, MCP 등등) 자체는 거품이 아닌, 혁신적인 기술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기술이 없었다면 ChatGPT도 자율주행도 의료판정 등은 지금보다 훨씬 늦춰졌을 것이다.




AI 기업은 크게 두가지 종류

AI를 사업아이템으로 활용하는 기업들은 많지만, 정말 AI기업인지가 핵심이라고 생각하는데, 크게 두 부류로 나눌수 있다.


- AI를 만드는 기업들: OpenAI(ChatGPT), 앤트로픽(클로드), IBM(왓슨), Waymo(자율주행), 스트라드비젼(자율주행), 업스테이지(솔라) 등은 AI의 근간이 되는 파운데이션을 만들거나 AI가 학습하는 딥러닝을 활용하여 본인들의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


- AI를 적용한 기업들: Perplexity(LLM 서비스), 뤼튼(LLM서비스) , Cursor(바이브코딩) 등의 기업은 AI 그 자체를 만들지는 않지만, 사용자들이 효용을 제공하기 위해 AI를 이해하고 전후처리를 제공하고 있다.


첫번째 부류의 기업은 본인들이 개발한 AI기술자체가 기업의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면,

두번째 부류의 기업은 서비스가 세상을 혁신하는 정도와 확장성이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어느 기업이든 투자금을 활용하여 확장 성장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며 그 본질 가치에 맞춰서 투자가 진행된다면 정상적이고 건강한 자본시장의 순기능이 작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거품속에 벌거벗은 AI를 표방한 기업들이다

어쩌면 두번째 부류(AI를 적용한 기업)가 진정한 AI 기업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이견이 있을 것 같다.

직접 AI를 개발하는 기업들처럼 AI원천 기술을 보유하지도 않았지만, AI기업인 것 처럼 홍보하며 열풍에 올라탄 모습이 흡사 닷컴버블을 생각나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업은 사업을 하는 곳이지 연구 개발을 하는 곳이 아니고, AI라는 원천 기술을 활용하여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고객에게 전달하기만 한다면 문제 없다는 것이 내 결론인데, AI를 적용하여 제품과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고객이 효용을 느껴 대가를 지불한다면 해당 사업은 성공적일 것이고, 그것이 기업의 이유이기 때문이다.

다만, 문제는 AI열풍으로 AI펀드쪽에 투자금이 넘치고 있고(거품), 투자자들은 두번째에 해당되는 검토 대상 기업의 경우 어디까지가 이들의 진정한 경쟁력인지 판단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이를 교묘하게 투자자를 속이는 포인트로 삼는 기업들(벌거벗은 자들)이다.



내가 최근에 경험한 기업의 사례를 치킨집을 비유로 하자면 다음과 같다.

어느 동네에 치킨 골목이 있는데, 그중 "K" 치킨 집이 있다.

(참고로 치킨집은 치킨(=AI)을 직접 기르지는 않지만 치킨을 조리해서 제공하는(=AI래핑) 가게들이다)


이 집의 현실은 동네 마트에서 생닭을 구입한 후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내는 것이 레시피의 전부였다. 그렇지만 손님들에게는 유튜브에서 본 치킨 제조법을 본인 레시피인것 처럼 설명했고, 직접 만든 제조법으로 구워낸 치킨이라고 하면서 팔고 있었다. 하지만 전자레인지에 돌린 치킨이 시장에서 제대로 팔릴리는 없었다.


그에 비해 같은 골목의 옆가게인 U치킨, S치킨은 생닭을 손질하고 올리브유에 튀기거나, 튀김옷을 얇게하고 소스를 잘 버무리거나, 좋은 치킨을 공급받기 위해 농장과 직계약을 하면서 치킨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었고, 한번 맛본 손님들은 U치킨, S치킨을 선호하게 되었다.


그럼에도 신기한 것은 K치킨의 매출이 얼추 나오는 편이라는 것인데, 치킨집이라고 간판을 걸고 있지만, 저렴한 업소용 콜라 팔면서 매출을 커버해왔던 것이다. 게다가 때떄로 정부에서 치킨집 용도로 뿌린 민생쿠폰 덕에 치킨은 옆집에서 사먹어도 음료수는 K가게에서 구매하는 수요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던 어느날 언젠가부터 Korean 컬쳐가 유행하면서 한국식 치킨에 대한 수요 역시 증가하기 시작했고, U치킨과 S치킨의 글로벌 진출계획과 레시피를 본 외부인이 본인이 자금을 투입할테니 동업을 하자고 하며, 그간 사업 실적과 미래 계획을 보고 5억원의 가치를 측정한 뒤 소유권 일부를 넘겨 받았다.


K치킨 사장 이러한 투자를 받고 싶었는데, 전자레인지에 돌리는 수준의 레시피로는 아무도 동업을 하려고 하지 않았고, 추가 자본을 투입받은 옆가게들과 차이는 벌어지기 시작했다. 이 상황에서 K치킨 사장이 선택한 길은 레시피 개발이 아닌 홍보였는데, 그마저도 "S전자에서 K치킨을 대량주문" 했다고 거짓 내용으로 블로그, 기사 등을 쓰면서 검색엔진에 걸리는 것에 집중했다.


검색엔진이 효과가 있었는지, K치킨에도 일부 문의가 생기기 시작했고, 투자자들 역시 K치킨도 맛있는지 확인을 하는 곳이 생겼는데, 실제 레시피 개발은 없었고, 확장 계획도 없었기에 K치킨 사장은 그때마다 마트에서 비비고 치킨을 사와서 에어프라이에 돌린 다음, 포장지는 제거하고 종이 접시에 담아서 내면서 투자자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자체 레시피로 만든 치킨이 이렇게 맛있는데, 돈이 모자라서 예쁜 접시에 못담아 내고 있다. 접시만 예쁜거 사면 대박난다." 그리고 제조방법을 물어보면, 유튜브와 챗지피티를 검색해서 나온 치킨 만드는 법을 최대한 복잡하게 동업자가 알아듣기 어려운 전문용어로 설명하기 시작했다. 그러고는 옆집이 5억원 가치이니 자기들도 5억원에 투자해달라고 하였다.

랜크, IBK)


옥석을 가리는 것이 투자자의 일

시기별로 각광받는 섹터가 바뀌고있다. 몇년전만 하더라도 2차전지가 대세였고, 지금은 AI와 스테이블코인이 그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수많은 기업들이 그 시기에 사업아이템을 발굴하여 도전하고, 그 중 일부만이 살아남게 된다.

이러한 수많은 기업들 중 옥석을 가리는 것이 투자자의 일인데, 기업에서 중요하게 평가하는 부분은 투자자마다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투자유치를 희망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기술을 개발하고, 왜 남들과 다른지, 성장성은 어떤지를 최대한의 노력으로 설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K치킨 사장과 같이 레시피 개발은 안하고 유튜브에서 본 내용을 떠들어대고, 음료수 판매한 실적을 치킨 판매실적으로 둔갑시키고, 고객명을 보호하기 위해 이니셜 처리하는척 하면서 없던 일을 만들어내면서 외부 투자로 한탕만 노리는 기업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듣고 경험한 수많은 AI스타트업들이 K치킨 사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경우를 많이 봐왔다.


정부에서는 AI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AI 투자 목적의 펀드를 만들고 시장을 돕고자 하고 있다.

그러나 이 돈을 AI기업에 투자해야하는 GP 입장에서는 시간과 공수의 한계로 인해 기업의 실체를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을것이며, 이 과정에서 K치킨과 같은 가짜 AI기업들이 나타날 수도 있다. 즉, 이들이 투자를 받는것은 국가차원의 손해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단순히 투자유치 희망기업의 말만 듣고 판단하는것이 아닌 FDD, LDD, TDD 등 각종 실사에 좀 더 노력을 기울여야한다고 생각한다.


AI거품론을 AI의 대부들 마저도 언급하고 있는 지금, 좀 더 면밀하게 검토를 해야할 시기이다.





작가의 이전글기술 없는 AI기업(기레기)이 투자자를 기만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