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차이로 환승통로가 길어진 '을지로4가역'

환승 가능노선 - 2호선, 5호선

by 철도 방랑객

2호선과 5호선은 서로 다른 노선 가운데 가장 많이 만나는 노선이다. 2호선이 서울 주요 구간을 지나는 노선이라 다른 노선과의 환승도 많이 이루어지지만, 유독 5호선과는 상당히 자주 만나고 있다.


2호선 지선 구간인 까치산역까지 포함해서 2호선과 5호선이 만나는 역은 무려 6개 역. 이 가운데 다른 노선이 끼지 않고 2호선과 5호선 단독으로 만나는 역만 해도 을지로4가역을 포함해서 4개 역에 이른다.


◆ 높이 차이가 만든 긴 환승거리... 2호선 행선지에 따라 환승통로 달라

을지로4가역 사진1.jpg ▲ 5호선 승강장 바닥에 표기된 2호선 행선지 별 안내 유도판.


을지로4가역은 승강장 위치만 보면 환승거리가 상당히 짧을 것만 같은 환승역이지만, 승강장 높이 차이로 인해 의도치 않게 환승거리가 길어졌다. 공교롭게도 2호선은 지하 2층에, 5호선은 지하 5층에 있는 것도 숫자를 일부러 맞춘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만큼 먼저 생긴 2호선은 위쪽에 있고, 나중에 생긴 5호선은 중간의 다른 노선보다 더 아래로 내려가야 했음을 알 수 있다.


을지로4가역은 을지로3가역과 마찬가지로 먼저 생긴 2호선은 상대식 승강장이고, 나중에 생긴 5호선은 섬식 승강장으로 되어있다. 을지로3가역은 환승통로가 거의 대칭인 형태지만 을지로4가역은 대칭과는 거리가 있다.


2호선에서 5호선으로의 이동은 한 방향뿐이지만 5호선에서는 2호선의 행선지 확인이 중요하다. 그래서 5호선 승강장에는 바닥에도 2호선 행선지가 표기되어 있다. 2호선 을지로3가역 방면은 5호선 승강장 중간 지점에 환승통로가 마련되어 있으나,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방면은 5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방면 승강장 끝으로 이어진 연결통로를 따라 더 걸어가야 한다. 그러나 환승소요 시간은 큰 차이가 없다.


을지로4가역은 을지로3가역과 다르게 평면 환승통로보다 에스컬레이터로 이어진 환승통로가 더 길다. 기술의 발달로 2개 층을 한 번에 연결해놓은 에스컬레이터가 많아져서 그런지 위가 거의 보이지 않는 을지로4가역 환승통로에 위치한 에스컬레이터도 그렇게 웅장하게는 보이지 않는다.


을지로4가역 사진2-1.jpg ▲ 2호선 을지로3가역 방면 환승통로(승강장 중간 쯤에 위치하고 있다).
을지로4가역 사진2-2.jpg ▲ 2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방면 환승통로(승강장 끝에 위치하고 있다).


◆ 6번이나 만나는 2호선과 5호선. 까치산역 다음으로 짧은 환승거리

2호선 승강장에서는 5호선과 이어진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보일 정도로 환승거리 자체가 길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을지로4가역은 환승하기가 편리한 역이다. 자주 만나긴 하지만 유독 환승거리가 긴 2호선과 5호선에서 을지로4가역보다 환승거리가 짧은 역은 까치산역뿐이다.


그러나 까치산역은 2호선 본선이 아니라 지선 구간의 노선이다. 그렇기에 2호선 본선(순환선)과 만나는 5호선 역 가운데 가장 가까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을지로4가역 직전에 만나는 충정로역이나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의 환승거리를 생각할 때, 시간만 있다면 2호선에서 5호선은 해당 2개 역보다 을지로4가역에서 환승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시간대에 따라 바로 인접역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환승이 필요할 경우, 을지로4가역에 와서 환승하는 것이 더 빠를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을지로4가역 사진3.jpg ▲ 환승통로에 설치된 장대 에스컬레이터, 통로 절반 이상을 에스컬레이터가 차지하고 있다.


◆ 같은 노선이 중복되는 구간의 시초 '을지로4가역 ~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을지로4가역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까지는 우리나라 지하철 최초로 2개 연속 중복되는 환승역이었다. 그 전에는 그 어떤 노선도 이 구간처럼 두 노선이 같은 역을 연속으로 이동하는 경우는 없었다. 물론 나중에 환승역이 되면서 중복 구간이 발생한 청량리역에서 회기역 구간이 있긴 하지만 을지로4가역에서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구간보다 늦게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이처럼 중복되는 구간이 거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 지하철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건설되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지금은 경의선과 공항철도가 복층을 이루며 중복되는 구간을 비롯해서 노선도 상에 중복되는 구간이 몇몇 보이면서 이제 중복 구간도 그렇게 특이하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5호선 개통 당시만 하더라도 상당히 눈에 띄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같은 역 이름을 가진 구간을 운행한다고 하더라도 두 노선은 운행하는 공간은 완전히 다르다. 2호선은 을지로를 따라 반듯하게 이어지는 반면, 5호선은 거의 90도로 이동방향을 꺾어서 이동한다.


그래서 2호선은 해당 구간에서 속도도 제법 빠르고 비교적 조용한 반면, 5호선은 열차가 서행을 하는데다가 철도 특유의 소음도 꽤 심한 곳이다.


을지로4가역 사진4.jpg ▲ 2호선 승강장에서 바로 보이는 환승통로.


이처럼 우리나라 지하철 최초의 중복 구간은 역 이름은 같이 사용할지 몰라도 노선 자체는 다른 공간을 이동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4호선이 없었다면 두 노선은 서로 환승역이 아니라 독자적인 역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해당 내용은 다음에 이어질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더 자세히 다루겠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1년 8월 18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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