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 승강장을 위해 환승통로가 길어진 '잠실역'

환승 가능노선 - 2호선, 8호선

by 철도 방랑객

국내 유일의 순환선인 서울 2호선은 노선 특성 상 만나는 노선들이 대부분 이 노선을 관통한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에서 주로 운행하는 노선들은 일단 2호선을 만나면 2회 이상 환승을 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예외 노선이 등장했다. 바로 2호선과 잠실역에서 딱 한 번 만나는 8호선이 그 예외의 주인공이다. 8호선 노선 자체가 워낙 서울 동남쪽에 치우쳐 있어서 2호선을 관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8호선은 서울에서 노선 번호가 부여된 노선 가운데 지하 1호선 구간 다음으로 짧은 노선이지만, 노선의 3분의 1 가량이 성남 구간을 거친다는 점에서 서울 지하철이라고 하기에는 어색하다.


잠실역 사진1.jpg ▲ 멀리 떨어져있는 잠실역 승강장.


다른 노선은 적어도 3개 이상의 구를 거치지만 8호선은 송파구와 강동구 딱 2개 구만 지난다. 가장 짧은 1호선과 우이신설경전철도 3개 구를 지나고 있으니, 같은 서울이라고 하더라도 8호선을 보기가 쉽지 않다. 물론 8호선 환승역도 몇 개 없어서 8호선과의 접점이 없는 노선도 꽤 많다.


암사역 북쪽으로 연결되는 연장 구간 역시 구리와 남양주 등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1호선 못지않게 서울에서 운행하는 비율이 더 짧은 특이한 노선이 될 것이다. 그에 비해 2호선은 모든 역이 다 서울시내에 있기 때문에 8호선과 상당히 비교가 된다.


8호선은 2기 지하철인 5~7호선과 달리 6량 편성이라는 점도 다른 모습이다. 참고로 2호선은 1기 지하철인 1~4호선과 동일한 10량 편성이다.


◆ 단 한 번 만나는 두 노선, 직선 승강장을 위해 급격히 길어진 환승통로

잠실역 사진2-1.jpg ▲ 2호선 잠실나루역 방면 승강장과 이어진 환승통로(계단이 없다).
잠실역 사진2-2.jpg ▲ 2호선 잠실새내역 방면 승강장과 이어진 환승통로(계단이 있다).


잠실역은 평범한 환승역 같지만 이 역을 통과하는 두 노선은 진행 방향을 거의 90도 꺾을 정도로 독특한 운행을 보이고 있다. 마치 서로가 온 길을 다른 노선에게 넘겨주는 것 같다.


잠실새내역에서 온 2호선은 잠실역을 지나 한강 쪽으로 방향을 꺾어서 강북으로 넘어간다. 대신 2호선이 다녔던 올림픽로 구간은 8호선이 대신하게 된다. 반대로 8호선이 다녔던 송파대로 구간은 2호선이 넘겨받았다. 물론 2호선은 송파대로 아래로 지나지는 않는다. 대신 송파대로의 연장선상인 잠실대교와 한 블록 떨어진 잠실철교를 통해 강변역을 향해 달려간다.


공교롭게 급격히 방향을 전환하는 곳에서 서로 마주하게 된 2호선과 8호선은 교차로에서 바로 환승이 이루어졌으면 좋았겠지만, 아쉽게도 8호선이 송파구청 쪽에 치우쳐서 자리 잡음으로써 손에 꼽을 만큼 긴 환승통로를 보유한 역이 되었다.

잠실역 사진3.jpg ▲ 승강장에서 올라오자마자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있는 8호선 환승통로, 이 통로를 통해 2호선 행선지도 나누어진다.


두 노선은 모두 상대식 승강장으로, 긴 환승통로가 2개 이어지는 형태로 연결되어 있다. 2호선 쪽 승강장과 연결된 환승통로는 서로 각각 분리되어 연결되어 있지만, 8호선과 연결된 환승통로는 서로 맞은편 승강장으로 갈 수 있도록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8호선의 행선지를 잘못 보고 다른 승강장으로 가더라도 금방 반대편으로 넘어갈 수 있지만, 2호선은 행선지를 잘못 볼 경우 1개역 가까운 거리를 걸어야 하는 치명적인 위험에 빠지게 된다.


◆ 2호선의 영향으로 모양이 다른 환승통로

잠실역 사진4.jpg ▲ 2호선에 이어 8호선도 에스컬레이터를 볼 수 없는 환승통로. 양방향 모두 계단이 있는 것은 2호선 통로와 다른 점이다.

두 환승통로는 2호선의 행선지에 따라 모양도 서로 다르다. 지상으로 올라가는 잠실나루역 방면 환승통로는 8호선 방면으로 완만한 내리막 경사를 이루며 8호선 대합실에 이른다. 하지만 반대편인 잠실새내역 방면 환승통로는 2호선 승강장과 맞닿아 있는 곳에서 계단이 먼저 나온 후, 평평한 통로가 이어진다.


이는 잠실새내역 방면 환승통로 쪽으로 급격히 꺾는 2호선의 영향을 받았다. 잠실나루역 방면 승강장은 2호선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완만한 경사를 유지할 수 있었지만, 2호선 아래로 지나야 하는 잠실새내역 방면 환승통로는 그 높이를 낮출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낮아진 높이는 8호선 승강장 부근에 다다라서 오히려 살짝 올라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원래 이곳에는 계단이 있었으나, 현재는 경사로로 대체되어 높이 차이를 느끼기 어렵다.


이렇게 긴 환승통로지만 먼저 생긴 2호선이나 늦게 생긴 8호선이나 모두 에스컬레이터 하나 없는 것은 의외다. 에스컬레이터가 승객의 통행을 오히려 원활하게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계획을 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잠실역 사진5.jpg ▲ 교통약자를 위한 환승 유도 안내.


한편 두 노선 모두 방향을 전환하는 승강장 끝 부분에 환승통로가 연결되어 있어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대신에 교통약자를 위한 안내문을 통해 대합실과 대합실을 잇는 지하 연결통로를 이용하도록 유도해 놓았다. 어쩌면 엘리베이터 설치를 위해 일반 환승통로를 줄이는 것보다 기존에 있는 시설을 활용하는 편이 더 효율적일지도 모르겠다.


* 덧붙이는 글 : 본 내용은 <철도경제신문> '매거진R' 코너에 2021년 9월 29일자로 송고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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