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내곁에, 잔치국수

하루를 지키는 요리 EP.2 잔치국수

by DAEHAN

내가 국수를 먹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더라?

엄마는 멸치로 말갛게 육수를 내어 호박과 양파를 넣어 말아준 국수를 내주었고,

즐겨가던 5일장에선 유난히 맛있던 간장양념을 얹어준 잔치국수 한그릇을 맛이 꽤 오랫동안 즐겼었고,(지금은 맛이 변했다.) 가끔 인근을 지나다 들른 외할머니집에선 밥이 없다며 얼른 김치를 얹어 국수를 말아주기도 했었는데, 그러고 보면 친구들과 늦은 시간까지 술 한잔을 걸치고 들어가다 집앞 포장마차에서 먹은 국수도 언제나 최고였다.(이걸 먹으려고 일부러 술을 마셨다.)


식사재료는 그때그때 사는 것에 비해, 소면은 집에 항상 구비해둔다.

밥생각이 없을 때 국수 한그릇은 언제나 탁월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먹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대부분은 간장양념을 만들어 멸치육수에 말아먹고는 하는데,

어느 날은 일본의 '소바'처럼 즐기고싶어 면만 삶고는 간장에 물과 맛술을 섞어 찍어 먹기도 한다.

즐기지는 않지만, 어쩔땐 비빔국수도 간편하고 좋다.


소면은 언제나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많이 삶는다.

육수에 말아 먹기도 하지만, 찬물에 헹군 면의 물기를 빼내어 그대로 집어먹는 게 '반'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뻥국수'로 불리는데, 무조건 손으로 집어먹어야 제 맛을 낸다.


이렇게 간편하고 만족스러운 한 끼라니.

이렇게 다채롭고 다정한 음식이라니.


잔치국수는 튀지 않으면서 묵묵히 곁에 있다.

부엌 찬장에 묵묵히 자기 자리를 지키며, 언제든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입맛이 없다면, 무언가 만들기 귀찮다면, 국수 한 그릇 꼭 말아보시길.

익숙한 맛은 언제나 위험한 법이다.


오늘은 잘 삶은 소면에 간장양념을 첨가했다. 육수는 평소와는 다르게 곰탕육수를 사용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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