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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새미 Oct 25. 2019

서양 근대미술 [예술적 통찰을 위한 창]

서양 근대미술이란?


프랑스혁명 시기를 전후로 등장한 미술이다. 근대적이라는 것은 예전과 다른, 새로운 가치 개념을 말하며 18세기 신고전주의와 낭만주의, 19세기의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20세기 초반 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로 전개되는 미술사이다.

서양 근대미술의 주요 시대적 특징으로는 프랑스혁명 후, 작품의 주문자와 제작자의 관계인 수요와 공급의 구조가 변화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교회나 귀족에 한정되던 후원자와 거기에 종속되던 예술가의 관계가 혁명 후 일반시민과 예술가라는 대등한 관계로 변한 것이다.

또, 앞선 구조의 변화로 관전과 살롱, 개인전, 그룹 전시를 통한 예술가들이 자기 발언을 실현화하면서 작품 발표 형식과 유통의 역할이 달라졌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의 성립은 관습의 해방을 통해 예술가들이 각자의 개성을 표출하고 이를 존중하는 분위기를 가져오게 되었다.

서양 근대 미술이 신고전주의부터 후기 인상주의까지 어떻게 전개되었는지 살펴본다.


1. 신고전주의 - 조화와 균형으로 이상적인 미를 표현한다.

미술이란 자연을 가장 아름답게, 완벽하게 모방하는 것이며 미술 작품의 목적은 눈을 즐겁게 해 줄 뿐 아니라 영혼 속에 파고들어 현실에서 얻어지는 인상을 마음속에 새겨주는 것에 있다. - 자크 루이 다비드*(Jaques Luise David)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전반 유럽에서 발생한 미술 양식이다.  프랑스혁명과 이후 나폴레옹의 등장은 로마의 제국주의적인 엄격함과 그리스적인 이상을 표방하였다. 미술가들의 붓을 통해 혁명가는 영웅으로 역사적 사건은 영웅적 주제로 표현되었다. 이러한 사회적 배경과 함께 신고전주의는 형태의 왜곡을 보이던 로코코 양식의 유행에 반기를 들었다. 고대 거장의 위대함을 강조하고 질서 정연한 통일감, 엄격한 이상적 조형미를 추구한 것이 특징이다. 역사, 신화 등 주제에 한정하지 않고 당대의 시대적 사건을 다루는 등 자유롭게 주제를 선택하여 고전주의와 차이를 두었다.

신고전주의 양식을 이끌어간 대표적인 화가로는 자크 루이 다비드(Jaques Louis David)와 장 오귀스트 도미니크 잉그르(Jean Quguste Dominique Ingres)를 들 수 있다.

자크 루이 다비드, <호라티우스 형제의 맹세> 1784           출처 i.pinimg.com


1784년, 다비드의 <호라티우스 형제들의 맹세>는 로코코 양식을 깨뜨리는 새로운 양식의 첫 걸작으로 영웅적이면서 극적인 주제와 함께 고대 로마풍의 배경, 엄격하고 균형 잡힌 조형적 특성이 돋보이는 신고전주의의 대표 작품이다. 형식적으로는 고대 그리스, 로마를 향한 고전으로의 복귀를 지향하며 나은 미래에 대한 이상향을 키워 나갔다.


2. 낭만주의 - 감정과 직관으로 자유로운 상상력을 표출한다.

낭만주의는 19세기 전반 유럽에서 번진 예술 경향으로 엄격한 절제와 이성보다는 인간의 감정과 개성을 존중하는 특징이 있다. 자유로운 상상력을 예술의 가장 중요한 본질로 여기고 이성보다는 감성, 정적인 것보다는 생동감, 보편성보다는 개인의 특성을 중시하였다. 내적인 상상력의 표현을 위한 색채 효과, 역동성, 비대칭 등을 추구했다.

테오도르 제리코, <메두사의 뗏목> 1819 / 출처 i.pinimg.com

테오도르 제리코(Theodore Gericault)는 낭만주의 출발 시초 작가라고 할 수 있다. 1819년 <메두사의 뗏목>을 통해 삶에 대한 절망과 희망이 교차하는 순간을 사람들의 격렬한 움직임과 구도, 색채를 통해 극적으로 표현하였다. 메두사의 뗏목과 정신병자들이 초상화에서 개인의 영웅적 행위와 고통을 생생하게 묘사함으로써 1820년 경 낭만주의 운동을 선도하였다. 낭만주의는 인간의 상상력을 통한 감동을 숭고하게 여기며 자유를 지향하는 인간 본연의 욕구와 시대적 변화 욕구가 맞물린 사조이며 현대 모더니즘 운동의 효시로 해석되기도 한다.


3. 사실주의와 자연주의 - 일상에서 보이는 것을 통해 진실을 추구한다.

보이는 것 그대로를 성실하게 묘사하는 것이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나는 천사를 본 적이 없으므로 천사를 그릴 수 없다. -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사실주의라는 말은 1855년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가 살롱전에서 주목받지 못한 자신의 작품들을 모아 리얼리즘이라는 제목의 개인전을 열었을 때부터 사용하였다. 사회 현상을 가감 없이 인식하고 이를 예술이 추구해야 하는 진실함이라고 여겼다. 또한 사실주의 예술가들은 사회 현상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표현하여 진부하고 저속한 것으로 무시되어 오던 현실을 예술적 주제로 바꾸고자 하였다.

사실주의는 신화 속 인물이나 영웅의 모습이 아니라 도시 노동자, 상인 등을 그렸으며 자연주의는 눈에 보이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재현하고 풍경을 미화하거나 이상화하지 않는 방식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구스타브 쿠르베, <돌 깨는 사람들>, 1849 / 출처 https://www.masterpieceofart.com/2014/02/gustave-courbet.html

구스타브 쿠르베는 공식적으로 사실주의 선언하고 실천한 화가이다. 1849년 <돌 깨는 사람들>을 통해 평범한 사람들의 노동 장면을 묘사하였다. 사실적이고 현실을 풍자한 작품들로 현실을 예리하게 비판하였다.


자연주의는 자연의 숭고함, 자연과 인간을 그려내었다. 대표 그룹 바르비종파(Ecole de Barbizon/에콜 드 바르비종)는 1830년 대 파리 근교의 자은 마을 바르비종에 정착하여 마을 특유의 풍경과 주민들의 생활 모습을 그렸다. 바르비종파 화가들은 테오도르 루소(Theodore Rousseau), 까미유 코로(Camille Corot), 장 프랑수아 밀레(Jean Francois Millet)를 비롯한 화가들을 일컫는다. 그들은 자연과 직접 대면하여 그 인상을 면밀히 관찰하고 묘사하며 자신들만의 독특한 화풍을 만들어내었다. 그중 밀레는 <이삭 줍기>와 <만종>등의 작품을 통해 척박한 환경에서 힘들게 일하는 농부의 모습에서 존귀함을 느낄 수 있도록 하였다.

장 프랑수아 밀레, <이삭 줍기> /  출처 https://i.pinimg.com


4.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 - 카메라의 발명, 빛과 색채로 회화의 고유성을 획득하다

인상주의란 서양 근대미술의 한 획을 긋는 미술사조로 19세기 후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꽃 피웠다. 인상주의를 개괄함에 있어 우선 주목해야 할 작가는 현대회화의 출발점, 에두아르 마네(Edouard Manet)다. 마네는 인상주의 운동의 선두주자로 그의 작품은 사실주의와 본격적인 인상주의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마네가 추구한 화면의 평면성과 삭면의 분할, 빛에 의한 명암 대비 등은 인상주의 미술의 큰 영향을 미치는 선구자적 역할을 하였다. 마네에 이어 다양하고 주관적인 색채 표현에 매진하였던 클로드 모네(Claode Monet)는 인상주의의 대표화가로 불린다.

특히 1874년 모네의 <해돋이 인상>을 본 평론가 루이 르루아(Louis Leroy)는 '인상주의자들의 전시'라는 글을 기고하면서 '한순간의 인상을 그린 작품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비판하였다. 여기에 인상이라는 단어를 차용하여 모네는 자신들의 화풍을 인상주의라고 명명하게 된다.

클로드 모네, <해돋이 인상>, 1874 /  출처 https://www.pinterest.co.kr/pin/792985446871933172/?nic=1a

모네는 이르러 마침내 회화의 목표는 '객관적' 대상의 재현에서 '주관적' 인상의 표현으로 바뀌었으며 <건초더미>, <루앙 대성당> 시리즈를 제작하여 빛과 대기의 효과로 변화된 회화의 조형성에 대한 개념을 확립시켰다. 모네와 함께 까미유 피사로(Camille Pissaro), 알프레드 시슬레(Alfred Sisley), 오귀스트 르누아르(Auguste Renoir), 에드가 드가(Edgar degas) 등이 인상주의의 작가로 손꼽힌다. 신화나 역사, 종교와 영웅적 이야기가 아닌 우리 주변의 일상과 풍경을 그림의 주 무대로 사용하여 감상의 자유를 느끼게 하는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인상파 화가들은 자연의 인상을 포착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기 시작하였고 그로 인해 튜브 물감이 발명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한다. 튜브 물감과 더불어 동그란 붓만이 아니라 평평한 붓도 개발하게 되며 도구의 변화도 시작하였다.


초기 인상주의의 빛과 색채에 대한 개념을 과학적으로 계승하여 신인상주의 작품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섞지 않은 물감들을 점과 작은 터치로 더욱 세밀하게 화면을 채워나갔다. 조르주 쇠라(George Pierre Seurat)는 신인상주의의 대표작가로 빛의 입자를 캔버스의 그대로 옮겨 점의 병치 혼합을 통해 우리 눈에 색들이 섞여 보이도록 했다.

조르주 쇠라, <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 / 출처 www.wallpaperflare.com


작은 점으로 색을 찍어 형태를 표현하는 점묘법의 쇠라의 <그랑자트 섬의 일요일 오후>의 걸작을 탄생시켰고 인상주의 화법에 과학적 색채 이론을 더한 신인상주의들의 도전과 혁신을 감동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5. 후기 인상주의 - 내면성과 추상성을 더하다

인상주의 맥락에서 좀 더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지향한 또 하나의 경향으로 후기 인상주의가 있다. 폴 세잔(Paul Cezanne), 폴 고갱(Paul Gauguin),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는 후기 인상주의의 3대 화가라고 불린다. 인상주의가 빛의 순간성을 화가의 개성을 담아 표현하였다면 이들은 보다 견고한 화면 구성과 대상의 본질을 표현하고자 하는 점이 다르다. 인간 내면의 심오한 깊이를 추구하기 시작하였고 예술의 혁신을 일으키는 발판의 신호탄으로  20세기 야수파, 표현주의, 입체파 등의 현대미술을 이끄는 시발점이 되었다.


후기 인상주의 대표화가인 폴 세잔은 물체의 실제감과 견고한 화면 구성을 바탕으로 새로운 조형적 실험에 몰두했다. 모든 물체를 구와 원통, 원추 등의 형태로 단순화시켜 표현하는 세작의 작업은 이후 입체주의의 바탕이 되었다.

고흐는 순수한 시각을 통하여 일어나는 감정을 자유로운 색채로 구사하고 그가 그린 화면 안에서 보이는 에너지로 휩싸인 생명력을 발산하는 자연과 사람, 대상에 대한 강한 감정표현은 18세기 낭만주의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하며 표현주의의 밑받침이 되었다.

고갱은 인상주의가 빛과 자연에 몰두한 나머지 예술의 내면적 심상을 잃었다고 생각했다. 예술은 개념을 지닌 추상이며 자연으로부터 추상을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하며 내면의 심상과 외부의 실상이 화면에 종합된 종합주의를 완성하였다. 미지의 세계에 관심을 가지면서 비물질적이고 반자연적인 표현과 상징적인 색채를 사용하여 자율성과 힘을 강조한 현대미술의 야수파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고갱과 고흐의 TMI라면 고갱은 컬러에 중점적이었으며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고흐는 따뜻한 정신이상자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마무리

미술 역사는 예술작품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함께 예술을 입체적으로 통찰하는 즐거움을 안겨주며 궁극적으로 예술이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음을 경험하게 한다. 도슨트로서 역할을 수행함에 있어 중요한 바탕이 되어 이를 다른 사람들과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기회를 마련해 줄 것이다.



영화 추천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 2011)
러빙 빈센트(Loving Vincent ,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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