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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해 Apr 19. 2023

90년대생들은 대체 왜 이럴까?

 MZ세대. 인터넷 문화에서는 법칙처럼 작용하는 말이 있다. 바로 공중파에 인터넷 용어가 나오면 그 용어는 사장된 단어라는 법칙이다. 인터넷에서는 들불처럼 유행어가 번지고, 쉽사리 꺼지고 만다. 이렇게 문화의 소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것이 인터넷 문화의 특징인데, 이들이 가장 싫어하며, 가장 진득하게 괴롭히는 단어가 바로 'MZ세대'라는 단어다. 실생활에서의 자아와 인터넷의 자아는 다르다. 상황에 따라, 상대에 따라 사람들은 자신의 모습을 바꿔가며 생활하는데 완전히 다른 자아를 표출할 수 있는 인터넷 문화에서 20대부터 40대까지 같은 시대의 사람이라고 규정을 해버리는 단어가 고까울 수 밖에 없다. '사회학적인 단어로써 인터넷 시대의 현대인들을 이해하기 위해 '시작된 이 MZ세대라는 단어는 이내 조롱거리가 되었고, '이해'에서 시작된이 단어의 원래 의미는 퇴색되어 '특징'이라는 규정의 방향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80년대생, 00년대생은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논지로 떠나버렸고, MZ세대는 90년대생을 지칭하는 말이 되어버렸다.

 

 SNL을 필두로 MZ세대에 대한 특징들이 웃음 포인트가 되었다. 물론 SNL이 잘못되었다고 하지는 않는다. 말했다싶이 인터넷 문화에서는 공중파로 나오는 순간 사어가 된다. MZ세대에 대한 조롱은 이미 인터넷에서는 한번 흘러간 주제다. 그 주제들을 가지고 각색해서 나온 것이 SNL의 MZ오피스이기 때문에 SNL이 특별히 더 조장했다거나 생각하진 않는다. 대부분의 90년대생들은 그것을 보면서 '나만 아니면 됐지 뭐.'라고 생각하고 가볍게 넘긴다. 하지만 이런 컨텐츠의 대상이 된 90년대생들은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에서도 다른년생들의 조롱을 받는다. "역시 MZ세대는 달라~" 이미 인터넷 세상에서 다 겪고 나왔는데, 뒤늦게 사회생활을 하면서 또 듣는다면 당연히 답답함을 느끼게 된다. 집에서 듣는 끝나지 않는 잔소리처럼 '나는 아니니까 상관 없어.'라고 넘길 수 없는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이게 90년대생들이 MZ세대라는 단어를 듣기 싫어하는 가장 큰 이유다. 물론 부정적으로 규정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기 때문에 당연히 싫지만 가장 크게 차지하는 이유라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MZ세대라는 단어에 피로감을 느낀 90년대생들은 이것을 다시 한번 꼬아서 "MZ하네~"라는 자조섞인 유행어를 만들어 냈다. 피로감에 하나씩 정면으로 반박하는게 더 힘든 것을 아는 것이다. 인정하는척 가면을 쓰고 유쾌하게 넘겨버리는 것이다. 나는 그런 사람아니니까. 그렇다고해서 요즘 것들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 않는가? 그렇다. 90년대생도 다른 것을 느낀다. 이전 세대와 우리들이 다르다는 것을. 그래서 모든 것에 대해서 "꼰"이라고 치부해버리며 어른들을 배척하기 시작했다. 이해하자는 마음에서 시작된 MZ세대는 결국 세대를 90년대 이후와 이전으로 나누는 경계선이 되어버렸다. 00년대생들은 그나마 90년대생들에 붙지, 70년대생 80년대생 쪽에 붙진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로가 서로를 이렇게 다르다고 생각하며 배척을 하고 있는데 이들은 무엇이 다를까? 정말 우연치않게 1990년대부터 태어나는 신생아들이 유전자가 조작되어 5천년 한민족이라는 자랑스러운 슬로건을 가진 대한민국의 틀을 깨버리고 새로운 신인류가 태어난 것일까? 이 말에 맞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분명히 다르다. 무엇이 다를까? 바로 환경이다. 사람을 감싸고 있는 포장지는 1990년대생을 기점으로 달라지기 시작했다.


https://tumblbug.com/90s



 이 모든 과정에 대해서 90년대생, 그러니까 1994년생의 눈으로 보고 피부로 겪은 것에 대해서 써 내려간 책이 이번에 시작된다. 책이 시작된다고 표현하는 것은 이 책이 아직 미완성이기 때문이다. 책을 다 못 썼다는 것은 아니다. 책은 저자와의 대화이다. 만약 정말 90년대생이라는 키워드에 관심이 있다면 책을 읽고 내게 글을 남겨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내가 주관하는 북토크에 질문을 남겨주었으면 좋겠다. 나는 이 글을 읽는 모든 90년대생, 6~80년대생들과 대화를 해보고 싶다. 이 책은 90년대생을 대변하면서, 90년대생과 싸우면서 성장해야만 한다. 나는 MZ세대가 아닌 90년대생을 이해하기 위해 썼다. 특징짓기 위해서가 아닌 이해를 위해 썼다. 이렇게 단언할 수 있는 것은 해결법에 대해서 논했기 때문이다. 이해의 목적은 해결이다. 앎은 이해의 동의어가 아니다. 90년대생들은 모두 병들어 있다. 가장 움츠렸지만 가장 크게 뛰어오를 수 있는 마지막 세대. 이들을 위해서, 나를 위해서 썼다. 그러니 도와주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시작된 책이 완성될 수 있게. 90년대생들이 왜 이러는지 알고, 이해해서 모두가 성장할 수 있게, 이 책을 시작으로 우리들이 병을 치유할 수 있도록 말이다.


 텀블벅 굿즈에 있는 첫 번째 상품은 아무것도 없는 줄 노트이다. 책을 읽으며 자신의 생각을 남김없이 써서 나에게 보내주었으면, 읽어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북토크 입장권으로 만들었다. 이 책에 대한 어떠한 비난도, 어떠한 공감도, 어떠한 비판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90년대생의 모두를 내가 대표할 수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을 대표할 수는 있다. 텀블벅 모금 기간은 5월 5일 어린이날에 종료가 된다. 내 작은 도전이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움직임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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