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자의 언어

by 백지혜

5개월 된 딸이 ‘엄마’랑 비슷한 소리만 내도 내심 마음이 설렌다. 날 닮은 작디작은 입으로 떠듬떠듬 재잘재잘 예쁜 소리를 흘려보낼 날이 막연하지만 기대된다.

말하는 정유솔이라니 얼마나 더 귀여울까…

맞다 말이라는 게 이렇게나 상대에게 큰 영향을 주는 의사소통 수단이었지 숨 쉬는 것만큼 말하는 게 쉬워진 422개월짜리는 늦은 밤 새삼 나의 언어를 돌아보게 된다.

여행자처럼 말해야지.

언어가 다른 여행지에선 내 의견을 강력히 내세우기보단 꼼꼼히 다 들을 수밖에 없다.

남을 공격하는 표현은커녕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미안합니다. 남을 배려하는 말들을 기본적으로 달달 외운다.

일상을 여행하듯, 나와 말을 섞는 가까운 사람들을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처럼 약간의 긴장을 품고 호의적인 태도를 갖고 배려하는 말을 먼저. 더 많이 해야겠다.

말 예쁘게 하는 사람 얼마나 멋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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