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총명함을 사랑한다 – 나태주
너의 총명함을 사랑한다
너의 젊음을 사랑한다
너의 아름다움을 사랑한다
너의 깨끗함을 사랑한다
너의 꾸밈없음과
꿈 많음을 사랑한다
너의 이기심도 사랑해 주기로 한다
너의 경솔함도 사랑해 주기로 한다
그리고 너의 유약함도 사랑해 주기로 한다
너의 턱없는 허영과
오만도 사랑하기로 한다
아이들을 대하는 직업을 가져서인지 내가 하는 행위인 ‘교육’의 본질을 잃지 않게 하는, 반복되는 일상 속에 끝없이 해이해지는 아이들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바로잡게 해주는 시라 빈번히 필사하던 시.
그런 나날들 중 하나에 새겨졌을 다이어리 속의 이 시를 마주하니 새삼스레 이거 어쩌면 삶을 얘기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싶다.
어쩌면 아이들을 대하는 것이 삶을 살아가는 것이겠다.
아이들만이 가진 특유의 총명함, 젊음, 아름다움, 깨끗함을 바라만 봐도 마음껏 사랑해주고 싶을 만큼 충만한 감정을 준다. 하루하루 소위말하는 착하게, 이타적으로, 긍정적으로, 성실히 살아냈을 때 세상이 주는 성과, 스스로 꽤 괜찮은 사람이라는 만족감과 안정감에 세상은 꽤 살아갈 만한 곳이구나 인생은 아름다운 게 맞는구나 한다.
하지만 어설프게 세월 속에 여물어버린 이들의 눈에 비치는 여물어 가는 존재들의 이기심, 경솔함, 유약함, 턱없는 허영심, 오만에 만정이 떨어지고 허망함과 좌절감이 몰려온다. 한없이 사랑스럽게 바라봐주고 사람을 준 대가가 아닌 대가들에 다시 사랑할, 살아갈 의욕이 고갈되어 버린다. 아이들을 대하는 건 인생과 같다.
그래도 사랑하기로 한다. 그래도 살아가기로 한다. 한없는 사랑과 지지를 받은 아이들이 휘어지는 한이 있어도 튼튼히 자라나듯, 열심히 내 삶을 사랑하면 오늘의 시련마저 인생의 배신이 아닌, 행복한 내일의 실현이 될 것이라 믿으며. 살아가는 내내, 내 삶 자체를 보듬고 사랑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