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is she> 리뷰
키스오브라이프가 오늘 4월 6일, 싱글앨범 2집으로 컴백하였다. 타이틀곡〈Who is she〉는 전체적으로 2000년대 초 팝 스타들을 연상시키는 콘셉트를 기반으로 전개된다. 특히 Britney Spears의 활동 시기가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맥블링과 Y2K 스타일의 의상과 스타일링, 그리고 마지막에 스팽글 의상을 입은 채 자동차와 군중들 사이에서 춤추는 장면은 당시 여성 팝 디바나 걸그룹 뮤직비디오에서 자주 등장하던 연출을 떠올리게 한다. 전체적으로 2000년대 초 팝 스타의 이미지를 차용해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듯한 인상을 남긴다.
사운드 역시 이러한 레퍼런스를 분명히 드러낸다. 도입부에서는 러프한 킥 위에 숨소리 인트로가 오토메이션으로 점차 커지며 긴장감을 만들다가, 잠시 멈춘 뒤 반주 없는 짧고 날카로운 여성 보컬이 등장한다. 이후 킥과 함께 반주가 다시 합류하며 곡이 본격적으로 전개되는데, 이때 형성되는 백비트와 강하게 찍히는 스네어는 2000년대 초 팝 사운드를 떠올리게 한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Toxic을 연상시키는 리듬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코러스 이후 벌스로 넘어가는 구간에서도 숨소리가 계속 강조되는데, 이러한 보컬 효과는 Buttons에서 Snoop Dogg 파트에 등장하는 숨소리 연출과 유사한 박자와 질감을 떠올리게 한다. 이처럼 곡의 리듬 구조와 보컬 연출, 그리고 시각적 콘셉트까지 전반적으로 2000년대 초 팝 음악의 문법을 참조하며 구성된 것으로 보인다. 2000년대 초 유행했던 팝 사운드와 미학이 최근 K-pop 산업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지만, 당시 해외 팝 디바의 이미지를 이처럼 뚜렷하게 재현하면서도 현재의 걸그룹 콘셉트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는 방식은 Kiss of Life라는 팀의 캐릭터와도 매우 잘 맞아떨어지는 선택처럼 보인다.
키스오브라이프는 이전 앨범에서도 이러한 2000년대 팝 레퍼런스를 시도한 바 있다. 특히 Midas Touch에서도 Britney Spears를 연상시키는 신스와 장르적 접근이 드러났고, 팀 역시 인터뷰에서 당시 한국의 디바였던 이효리와 BoA의 무대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Midas Touch에서는 보컬 디렉션이나 뮤직비디오의 색감, 연출 등에서 여전히 K-pop 특유의 형식과 무드가 더 강하게 느껴졌고, 2000년대 팝 레퍼런스는 하나의 콘셉트 방향성에 가까운 인상이었다. 반면 이번 〈Who is she〉에서는 그 균형이 다소 달라진다. 곡의 리듬 구조와 보컬 연출, 그리고 시각적 스타일링까지 전반적으로 2000년대 팝 디바의 문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오며, 이전보다 훨씬 뚜렷한 레퍼런스의 색을 드러낸다. 결과적으로 이번 작업은 K-pop 안에서 2000년대 팝을 차용하는 수준을 넘어, 당시 팝 스타의 이미지와 분위기를 보다 직접적으로 재현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듯 K-pop 산업에서도 과거에 유행했던 사운드와 분위기를 다시 불러오는 흐름은 꾸준히 반복되어 왔다. 한동안은 Y2K 스타일의 일부 요소나 스타일링을 차용하는 정도였다면, 최근에는 특정 시기의 감각을 보다 직접적으로 재현하려는 방향으로 확장되는 인상이 강하다. 예를 들어 최예나의 〈캐치캐치〉나 〈너만 아니면 돼〉 활동 역시 2010년대 초반 K-pop 걸그룹을 떠올리게 하는 사운드와 스타일링을 보여준 사례로 볼 수 있으며, 이러한 접근은 최근 들어 많은 청중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처럼 2000년대 초 혹은 2010년대 초 팝과 K-pop이 지녔던 특정 시기의 분위기를 현재의 문법 안에서 다시 호출할 때, 청중들은 익숙한 감각 속에서 그 시절의 정서를 다시 경험하게 된다.
이번 앨범의 반응과 성적은 무엇보다 앞으로 Kiss of Life가 어떤 콘셉트와 방향성을 유지해 나갈지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이전부터 조금씩 시도해 왔던 2000년대 초 팝 디바의 미학을 이번 작업에서는 보다 직접적인 형태로 끌어왔기 때문이다. 이 시도가 청중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받아들여지느냐에 따라, 팀이 앞으로도 이러한 레퍼런스를 계속 확장해 나갈지 혹은 다른 사운드와 콘셉트를 탐색하게 될지 역시 달라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앨범은 단순한 한 번의 레트로 시도를 넘어, 팀의 향후 음악적 정체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하나의 분기점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