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이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리그로 올라선 브랜딩, 마케팅 전략
The best team in Europe. Maybe best team all time.
Treble Winner, Manchester City
숨 가쁘게 달려왔던 2022-23 시즌 유럽 축구의 막이 최고 권위의 대회 챔피언스 리그 결승전이 끝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결승전에서 맨시티가 인테르를 이기며 이번 시즌 유럽 최고의 챔피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죠!! (올해는.. 메시부터해서 진정한 '성불의 해'이네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맨시티는 23년도에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구단으로 올라서며, 축구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음을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이 자료에서 놀라운 점은 맨시티의 1위가 아닙니다. 바로, 전 세계 TOP 10 축구 클럽 중 무려 60%가 모두 EPL, 영국 프로축구리그 소속이라는 점이죠.
10개의 표본은 너무 적다구요? TOP 50으로 가면 그 격차는 더더욱 드러납니다. 영국 구단의 비중이 무려 44.9%, 전체 가치는 9.0조 원 유로로 스페인, 독일 구단을 다 합쳐도 1.9조 원이나 차이가 날 정도입니다. 사실 영국 프로축구의 이런 압도적인 지위는 매우 놀라운 수준이에요. 왜냐하면 과거의 영국축구는 훌리건, 일명 영국 양아치들이 즐기는 거친 하류 문화로 여겨지며 전 유럽에서 무시당했었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EPL은 어떻게 영국 양아치 훌리건들의 공놀이에서 세계 최고 가치를 지닌 축구 리그로 대반전을 만들어냈을까요?
EPL의 브랜딩, 마케팅 성공 전략, 앞으로의 미래를 함께 살펴보시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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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년 세계 최초의 축구 리그인 '풋볼리그'를 설립하며 축구 종주국의 위엄을 이어온 영국이지만, 영국 축구의 위상은 1980년대에 접어들며 점점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몇십 년 동안 유지된 낙후된 축구장, 점점 더 심해지는 영국 양아치 훌리건들의 난폭한 태도 등으로 인해 영국 축구는 점점 거칠고, 주류에서 멀어지는 문화로 인식되기 시작했죠.
이런 흐름에서 1985년, 낙후된 경기장 + 훌리건의 복합적인 이유로 인해 39명이 사망하고 600명 이상이 부상을 당한 축구 역사상 최악의 참사 '헤이젤 참사'가 일어납니다. 현 유럽 최고권위의 축구 대회인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로피언컵 결승에서 이탈리아 클럽 유벤투스와 잉글랜드 클럽 리버풀의 경기에서 일어난 그야말로 대참사였죠.. 이 참사로 인해 잉글랜드 클럽들은 무려 5년간 유럽 대항전에 출전할 수 없는 중징계를 받게 되었습니다.
가장 권위적인 대회를 나갈 수 없게 되자, 잉글랜드 클럽들에서 스타플레이어들의 이탈은 이어지며 리그의 경쟁력과 인기는 급감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참사가 발생한 지 4년밖에 안된 상황에서 무려 96명이 사망하는 '힐스버러 참사'까지 연달아 발생하며, 영국 축구의 위상은 그야말로 땅 끝까지 내려앉게 되었죠.
도저히 재기할 수 없어 보이는 이 상황에서, 잉글랜드 프로축구는 어떻게 세계 최고의 축구 리그로 올라섰을까요?
사실, 위와 같은 대참사가 일어나게 된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중계권료'였어요. 지금은 영국 프로축구 구단들이 중계권료로 떼돈을 벌고 있지만, 당시에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당시에는 탑 팀의 중계권료를 무려 4부 리그 팀까지 분배받는 이상한 제도 때문에 팀들은 중계권료로 거의 0원을 받고 있었죠. 따라서, 구단들은 TV중계보다는 '관중수익'을 더 신경 썼고 한정된 공간에 관중들을 너무 많이 수용하려다 보니 연이은 참사가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힐스버러 참사를 분석한 테일러 리포트 결과에 따라 잉글랜드 전 구장의 입석이 사라졌죠.
이런 과정으로 관중 수익이 급감하고, 경쟁력도 떨어진 잉글랜드 구단의 최저점에서 잠재력을 발견한 것은 바로 '미디어'였습니다. 연이은 참사, 중계권료 배분 문제 등의 문제로 구단들이 기존 영국 프로축구 리그를 탈퇴하고 1992년 현재의 EPL을 출범시켰을 때 미디어는 부활을 위한 대투자를 단행했습니다.
바로, 루퍼트 머독이 이끄는 스카이스포츠(당시 BSkyB)가 EPL 5 시즌 중계권료에 무려 3억 파운드(4,900 억 원)를 제시한 것이죠. 당시 수많은 사람들이 루퍼트 머독의 파격적인 투자에 '미쳤다'라고 반응했지만, 루퍼트 머독은 확보한 중계권과 자신들이 가진 미디어를 활용하여 EPL을 하나의 엔터테인먼트 사업으로 제대로 변모시킵니다. 그 결과, 현재 EPL은 3 시즌 중계권료 83억 파운드(13조 가량)로 세계 최고 가치의 중계권료를 가진 축구리그로 올라섰습니다.
하지만 단순히 미디어의 엄청난 투자만으로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리그가 될 수는 없습니다. '실력'이 뒷받침되어야 하죠. 실제로 잉글랜드 프로축구 구단은 1985년 헤이젤 참사 이후 무려 13년간 단 1번도 챔피언스리그 결승에도 가지 못하며 타 유럽 리그에게 무시받았어요. (지금은 다소 무시받는 프랑스보다도 랭킹이 크게 낮았어요)
하지만, 알렉스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은 이런 잉글랜드의 평판을 단숨에 뒤집어 버립니다. 1999년에 14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에 올라가 우승을 거두며 자국 리그 우승, 컵우승, 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석권하는 트레블이라는 대업적을 세운 것이죠. 이 시기를 기점으로 잉글랜드 내 타 구단들도 탄력을 받으며 점점 유럽에서 좋은 성과와 평판을 얻기 시작합니다.
점점 성장하는 EPL에 제대로 불을 붙인 건 다름 아닌 '러시아인'이었습니다. 바로 현대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전 첼시 구단주 로만 아브라모비치'죠. 로만은 2003년 EPL 클럽 첼시를 인수하고 이전에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구단에 전폭적인 투자(1조가 넘는 투자)를 단행합니다. 그 결과, 첼시는 리그와 유럽 대항전에서 모두 좋은 활약을 펼치며 로만 아브라모비치 구단주와 함께한 19년 동안 무려 21개의 트로피를 따냈습니다.
이런 로만 아브라모비치와 첼시의 성공은 수많은 전 세계 재벌들의 관심을 이끌어냈고, 각 국의 재벌들이 EPL구단에 투자하는 계기가 됩니다. 실제로 2021년 기준, 전 세계 축구 구단주 재산 Top 10에서 EPL구단이 무려 4팀이나 속해있죠. 부자 구단주들의 전폭적인 투자는 곧 구단의 급성장으로 이어졌고, EPL은 어느새 전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이는 리그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EPL은 무려 전 세계 202개국, 5억 명이 넘는 시청자를 확보한 글로벌적인 엔터테인먼트 쇼입니다. 그 덕분에 타 리그를 압도하는 중계권료를 받고 있고, 중계권료를 기반으로 점점 리그를 발전시켜나가고 있죠. 이런 EPL의 글로벌 적인 성공은 EPL의 훌륭한 글로벌 전략 덕분입니다.
대표적인 예시는 '아시아 맞춤 매치시간 조정'입니다. 자국을 우선시하는 타 리그와 다르게 EPL은 '아시아' 국가를 위해 보통 저녁에 이뤄지는 축구 매치 시간을 아침 11시 30분, 오후 1시 30분으로 설정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줬어요. 해당 시간에 경기를 하면 아시아 국가들에게는 7시 ~ 10시라는 편한 시간에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 덕분일까요? EPL최고 애청자 대륙은 놀랍게도 '아시아'입니다. EPL 시청 국가 TOP리스트에 아시아 국가가 다수 포진되어 있죠.
이뿐일까요? EPL의 많은 팀들은 타 리그 팀들과 다르게 해외 투어를 상당히 적극적으로 진행합니다. 챔피언스리그 우승팀 맨시티는 이번 시즌에 한국을 방문하고, 첼시는 지난 시즌 미국을 방문했죠. 중계를 통한 간접적인 접근을 넘어 실제 해당 국가 방문을 통해 '직접적인 접근'까지 적극적으로 타진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성공적인 전략으로 승승장구하고 있는 EPL, 위험요소는 없을까요?
젊은 사람의 40%는 축구에 관심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낮은 퀄리티의 경기가 너무나도 많기 때문이죠. 우리는 16~24세의 팬들이 축구에 관심 없다는 점에 대응해야 합니다.
- 레알 마드리드 페레즈 회장
전 세계 축구 클럽 가치 2위 구단인 레알 마드리드의 페레즈 회장이 2022년 표했던 축구 산업에 대한 우려입니다. 다양한 즐길거리가 없었던 과거와 달리 지금은 OTT, 게임 등 수많은 즐길거리가 끊임 없이 생겨나고 있죠. 그 영향으로 점점 젊은 세대들은 90분이나 집중해야 하는 축구와 점점 멀어지고 있으며 이는 축구 산업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게다가 EPL과 타 리그들 간의 격차가 너무나도 커지고 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 봤을 때에는 매우 큰 문제점입니다. 표에서 나타나듯이, 독일의 분데스리가, 스페인의 라리가 수익을 합쳐야 간신히 EPL의 이익을 넘길 정도이며, 프랑스의 라리가 수익의 3배가량을 EPL이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격차가 당장에는 좋아 보이겠지만, 점점 누적된다면 EPL만 성장하고 타 리그들은 점점 어려움에 빠지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럼에도, EPL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수많은 세계의 자본들이 투자를 앞다투어하고 있기에 이 불꽃이 언제까지 더더욱 커질 수 있을지는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가장 드라마틱한 반전을 써낸 EPL,
이제는 압도적인 최고의 자리에서 어떻게 더 성장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EPL의 재미있는 축구와 성장을 함께 지켜보시죠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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