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회고와 2023년의 키워드
2022년 저의 가장 큰 경험은 '이직'입니다.
무브멘토라고 하는 스타트업의 COO로 합류해서 12월 1일부터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세 번째 스타트업이자, 첫 번째 C-Level 역할입니다.
무브멘토는 약 20여명의 전문적이고 역동적인 팀원 분들이 커머스 콘텐츠 제작 서비스를 통해 스스로의 힘으로 성장해온 건실한 스타트업입니다.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내년 1분기 주얼리 PB 런칭하고, 패션 플랫폼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사업을 전개하는 단계에서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계획은 언제나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거창한 계획을 세울 생각은 없지만 3가지 정도의 키워드는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새로운 조직에서 맡은 역할은 운영자입니다. 운영자라는 것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면서 또 광범위하다고 생각되는데 나름대로 정리한 정의는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활동을 하는 역할' 입니다.
실제로 입사하고 가장 먼저 하고 있는 태어나서 직접 수행해본 적이 한번도 없는 인사, 총무, 회계 업무입니다. 보통 '경영지원' 이라고 뭉뚱그려지는 분야인데 기업에서는 척추와도 같은 분야가 아닐까 싶고 이것을 바로 세워서 조직이 목표를 향해서 쭉쭉 치고 달려나갈 수 있도록 하고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예전 PC통신에서 동호회의 대표자를 시삽(SYSOP)이라고 불렀었습니다. 그동안 이런 저런 직함을 받아 봤지만, 전 지금도 저 직함이 가장 좋습니다. System Operator의 합성어로 시스템을 관리하는 사람을 뜻하고 위키백과에서는 '사용자들과의 창구 역할을 맡고, 시스템 상의 문제를 고치거나 문제를 일으키는 사용자에게 제재를 가하는 등의 일을 한다.' 라고 설명하고 있는데 제 성향상 꽤 잘 맞고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됩니다.
2023년에는 조직에서 좋은 SYSOP이 되기 위해서 그 간 배우고 경험한 모든 것을 쏟아 부어보고 싶습니다.
지독한 열등감에 힘들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대단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고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도 그 사람들에 지금의 초라한 나는 발끝만큼도 따라갈 수 없겠다는 생각에 아무것도 하기 싫고 허무했던 힘든 시기였습니다.
그래도 삶은 이어져야 했기 때문일지 할 수 있는 것부터 하나씩 했습니다. 먹고 살아야 했으니까요.
그런 실행들은 주변을 돌아볼 여유를 주지 않았는데 그것이 반등할 수 있는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멋진 사람을 팔로우하고 어떻게든 연을 닿아보려는 노력을 할 시간이 없었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을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렇게 '나에게 집중'하는 습관은 괜찮은 '나'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내가 제일 돈이 많고, 제일 좋은 차를 타고, 제일 좋은 아파트에 살고, 제일 좋은 회사에 다니고, 엑셀을 제일 잘하기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그저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발전시키고 이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과 잇는 것만으로 충분했습니다.
현재 조직에서도 이 것은 비슷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수 많은 스타업들이 실리콘 벨리의 선진 기술과 문화를 앞다투어 도입하고, 배우고, 내세우지만 조바심내지 않고 또 유행에 휩쓸리지 않고 우리 조직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나와 내 가족에도 지금보다 더 집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쩌다가' 제작했던 엑셀 VOD 강의는 제 인생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고 지금도 많은 변화를 이끌어주고 있습니다. 경험하고 배운 것을 컨텐츠로 창작하는 과정은 살면서 경험한 수 많은 것들 중에서 손에 꼽을 만큼 짜릿한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강하게 저 자신을 성장으로 이끌었던 동기는 또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개인 재정 구조에도 큰 변화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많지는 않지만 온오프라인에서 강의를 하거나 컨텐츠를 만들 때마다 기존의 것을 재탕하는 경우는 없고 매 번 큰 노력을 기울입니다. 물론 이것은 제가 미숙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그렇게 성장하는 과정이 아직 너무도 즐겁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드래곤볼의 손오공이 죽기 직전까지 탈진하면서도 그 과정을 즐기는 것과 비슷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새 해에도 엑셀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창작활동을 이어가도록 하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과 관심으로 감사한 한 해를 보낸 것 같습니다.
다들 다사다난한 한 해 이셨을 것이고 새 해에도 다사다난 하겠죠. 언제나 그랬듯이.
내일도 어제와 다르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다른 기분으로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의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당신의 손에 언제나 할 일이 있기를
당신의 지갑에 언제나 한두 개의 동전이 남아 있기를
당신 발 앞에 언제나 길이 나타나기를
바람은 언제나 당신의 등 뒤에서 불고,
당신의 얼굴에는 항상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기를
이따금 당신의 길에 비가 내리더라도 곧 무지개가 뜨기를
불행에서는 가난하고 축복에서는 부자가 되기를
적을 만드는 데는 느리고 친구를 만드는데는 빠르기를
이웃은 당신을 존중하고 불행은 당신을 아는 체도 하지 않기를
당신이 죽은 것을 악마가 알기 30분 전에
이미 당신이 천국에 가 있기를
앞으로 겪을 가장 슬픈 날이 지금까지 가장 행복한 날보다 더 나은 날이기를
그리고 신이 늘 당신 곁에 있기를.......」
- 아일랜드 켈트족의 축복기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