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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ill Kim Mar 19. 2024

영국 한 달 살기 - 준비편

다시 돌아가기

10년 전 이맘때쯤에 영국 이민을 준비하는 것과 같은 기분이다. 오퍼를 받고 취업 비자를 준비하면서 느낀 셀럼 가득과 약간의 두려움을 가지고 영국 생활을 준비하던 때가 떠오른다. 영국 회사에서 합격 통지를 받고, 가족들을 설득하고 다니던 회사를 정리하면서 정신없었다. 첫 이직의 걱정은 외국 생활의 걱정과 준비로 묻혔다. 3년 전에 영국 떠날 때 느꼈던 아쉬움은 지금 준비하면서 고향을 돌아가는 편안함을 느끼는 이유일 것이다. 휴가를 차곡차곡 모아서 영국에서 다시 한 달 살기를 해보려고 한다.

혼자 떠나는 여행은 '태세계'처럼 계획 없이 훌쩍 떠날 수 있겠지만, 가족과 한 달 살기는 최소한의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항공권. 경험상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저렴한 항공권을 구할 수 있다. 영국에 살 때는 왕복 기준으로 600파운드 (약 백만 원)의 항공권도 구할 수 있었지만, 이번에는 120만 원 근처에 직항 항공권을 구할 수 있었다. 다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비행시간이 4시간이 늘어나서 서울-런던 기준으로 14시간의 비행을 견뎌야 했다.

이번 여행은 원래 살던 런던 동쪽에 쉔필드 (Shenfield)에서 1주일 머물면서 런던을 구경하고, 런던 서쪽인 코츠월드 (Cotswlds), 다시 영국 북동쪽 지역인 레이크 디스트릭트 (Lake District)에서 대략 1주일 머무는 일정으로 정했다. 특히,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좋아하는 피터 래빗 (Peter Rabbbit)의 작가인 베아트릭스 포터 (Beatrix Potter)가 살던 곳으로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었다. 쉔필드에서의 숙소는 지인 집이 이사 준비로 비어 있어서 운 좋게 머물 수 있었고, 코츠월드 쪽은 에어비앤비, 레이크 디스트릭트는 센터 파크 (Center Parc)라는 휴양소를 예약했다.

이동 수단은 쉔필드-런던은 한국에 GTX에 해당하는 급행열차와 전철이 잘 되어 있어서 대중교통을 이용했고, 런던 외곽으로 이동하는 2주 차부터 차를 렌트했다. 지난 여행에는 일반 렌트 업체를 이용해서 차를 픽업하는데 지인의 도움을 빌렸는데, 이번에는 투로 (Turo)라는 개인 차를 빌리는 서비스를 이용했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거리에서 차를 픽업할 수 있고 선택의 폭이 넓고 렌터카보다 저렴한 편이서 괜찮았다.

약간의 파운드와 신용카드, 영국의 지인들에게 보답을 전해줄 선물을 캐리어에 가득 싣고 영국으로 가는 긴 여정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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