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
"로컬에서 새로운 방식의 일과 삶을 찾는 기획자입니다. 지방 소도시에서 마을을 만드는 작은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라는 글이 나의 브런치에 적힌 작가 소개글이다. 살고 싶은 동네를 만들어서 살고 싶다는 작은 꿈으로 시작했던 우리 팀. 10년을 어찌어찌 버티며 매일을 스타트-업처럼 일하고 살아가고 있다. 오늘의 일도 중요하지만, 미래에 나아갈 우리의 일의 방향은 늘 숙제같이 고민을 하게 된다. 오래간만에 쉬는 주말, 여러 숙제 같은 고민들을 생각하던 와중에 읽고 있던 보고서에 적힌 일본 아와지섬의 '일하는 형태 연구회'의 사례를 보게 되면서 예전에 사두었던 이 책을 떠올렸다. (물론 사두고 읽지 않았던 책이다.) 부랴부랴 책을 찾아 후루룩 읽었다.
오늘의 우리나라는 인구감소, 지방소멸 등등 무시무시한 사회문제에 대한 이야기가 난무하는 현실이다. 한동안 여기저기 지자체에서는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 '청년'이 모든 해답을 가진 것 마냥 청년 유치전이 활발했다. 최근 들어서는, 경제가 좋지 않아서 그런지 이 마저도 시들시들해지는 분위기 같기도 하다.
우리의 지난날의 경험들을 돌이켜보면, 최근 들어 드는 생각인데! 지역에 청년들의 정착을 돕는 요소에는 '일자리'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2021년에 거제도에서 청년들의 지역정착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지역살이 운영을 해보았다. 3개월 가까지 지역 탐색의 시간을 도와, 참가했던 청년들이 정착하겠다는 큰 결심을 하였었다. 하지만 그 후 '일'을 찾지 못해서, '일'을 만들지 못해서 결국 생계에 어려움으로 일자리가 있는 곳을 찾아 떠났었다. 이 상황은 최근에도 벌어졌고, 빈번히 있는 일인 듯하다. 다른 사례로 보자면 3년 전 우리 회사가 경남 밀양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로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지금 함께 일하게 된 동료들을 전국 각지에서 밀양으로 초대했다. 회사는 10명 가까운 이들을 고용했고, 이들은 밀양에 주소를 두고 살며,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밀양 곳곳을 누비며 일상을 살아간다.
이런 상황을 보면, 일자리가 지역에 청년들을 불러오는데 확실히 큰 역할을 하는 것 같다. 그렇다면 원래 있던 지역의 일자리들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일까? 전반적으로 경제가 좋지 않으니 고용의 수가 적은 것도 있을 것이고, 다른 이유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서 나는 '지역의 기존 일자리'가 수요가 있는 일자리인가?라는 관점에서는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다.
내가 만난 또래 친구들은 다소 나의 적성에 맞는 일, 내가 계속 비전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는 일을 찾았고,
또한 회사의 조건으로 급여 등 처우가 좋은 회사, 좋은 조직문화를 가진 회사로서의 조건도 찾았다. 그러한 곳이 있다면 당연히 지역을 이동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내가 속한 커뮤니티가, 창의적인 기획 영역의 일을 하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이어서 이런 경향이 크다고도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방 소도시에서 무엇을 해야 할까?
살고 싶은 동네로서, 매력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해야 되는 일 중 하나일 수 있다. 앞서 말한 또래 친구들이 원하는 그러한 일을 하는 회사를 우리 동네로 유치하거나, 그런 회사를 만들어갈 사람을 찾아 키우는 것. 아니면 우리 회사가 엄청나게 잘돼서 더 고용을 하는 것.... 또는 사람들이 스스로 원하는 일자리를 만들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
<마을이 일자리를 디자인하다>를 읽으며, 여러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크리에이터들이 강사가 되어 실전형으로 연구회를 이끌어 현장에서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 실질적으로 지역과 결합한 일자리 모델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지역민과 외부 관계자들을 아울러 관계를 맺어낸 과정 등등. 여기서 이야기하는 '지쿠고 방식'도 인상적이었고, 본 프로젝트의 참가했던 슈퍼바이저 에조에 나오키상부터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가지고 있는 일과 삶에 대한 관점이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그들의 대원칙
1. 아와지 섬다운 삶의 방식, 사람과 사람의 관계, 일하는 방법을 함께 생각하고 만들기
2. 아와지 섬에 매력적인 일을 하는 사람, 일하는 장소, 일하는 기회 만들기
3. 아와지 섬을 섬 안팎의 사람들에게 살고 싶고, 알고 싶은 지역으로 만들기
이렇게만 보면, 우리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가득 찬다. 하지만 현실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은, 본 책에 소개된 아와지섬의 사례는 공공(행정)의 정책을 기반으로 추진되었다는 점이다. 돈을 지불해주고 있는 주체가 있었다는 것ㅋㅋ 우리는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그러한 고민은 차차 해보겠다는 의지로.. 덮어두었다. ㅎㅎ
책을 읽으며, 와닿았던 글들이다.(약간의 나의 해석을 붙였다.)
우리가 만들어야 하는 것은 지역에서의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라, 필요한 것은 '행복의 형태'이다.
행복에 도달하기 위한 길잡이로, '일'을 바라보고 더 나아가 '삶'의 형태까지 바라보아야 한다.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사는 의미'가 아니라 '지금 살아있다는 경험'이다.
나 다운 일, 자신의 일을 스스로 만들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