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다가오면 레몬이 떠올라요.
레몬이란 과일은 참으로 신기하다.
그냥 먹기엔 너무 새콤해서 생각하는 것 만으로 입 안에 침이 고이지만,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면 입맛을 돋우고 향긋한 향을 선사해 주기 때문이다.
신 맛에 예민도가 덜한 나는 어릴 적부터 레몬을 좋아했다. 흔한 경우는 아니지만 횟집에 가면 주는 레몬을 나는 오렌지처럼 먹고는 했다. 레몬의 상큼함이 좋았다.
그런 내가 봄이 되면 유독 떠오르는 과일이 바로 레몬이다. 흔히 레몬은 여름 과일이라고들 하는데,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찾아오는 계절에 나는 레몬을 떠올리곤 한다.
레몬색과 비슷한 개나리가 피어오는 계절이라 유독 그런 것 인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다가오는 봄철에 나는 레몬을 이용해 내가 좋아하는 구움 과자를 구워본다. 2024년 봄, 나의 첫 레몬 베이킹의 주인공은 “레몬 마들렌”이다.
레몬을 굵은소금과 베이킹소다로 문질러 세척한 뒤, 끓는 물에 살짝 데쳐 껍질 부분의 농약 성분을 제거한 뒤 그라인더를 이용해 레몬 제스트를 만들어 사용하였다.
간편하게 시판되는 레몬제스트를 구매하여 사용하여도 되지만, 기왕 귀찮음을 무릅쓰고 하는 홈베이킹에서 내가 준비할 수 있는 재료는 직접 준비하고 싶은 마음이다.
마들렌은 중탕하여(혹은 전자레인지에) 녹인 버터를 사용하기에 반죽하는 법이 비교적 간편하다. 버터의 크림화법을 이용한 파운드케이크나 태운 버터를 이용하는 휘낭시에보다 마들렌 반죽 만드는 과정이 간편하다고 생각한다.
레몬 마들렌의 핵심은 바로 이 글레이즈. 신선하게 착즙 한 레몬즙과 슈가파우더를 섞어 만든 글레이즈를 마들렌 위에 발라주면 광택 효과를 냄과 동시에 마들렌을 먹을 때 레몬의 향이 더욱 강하게 느껴진다.
타임을 활용해 데코 해주면 향긋한 봄과 잘 어울리는 마들렌이 완성된다.
전문적으로 베이킹이나 요리를 업으로 삼지는 않기에 가끔 내가 만든 디저트나 음식은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만 올봄 만든 레몬 마들렌은 완벽 그 자체였다.
노란색의 마들렌과 파릇한 초록색의 타임이 어우러지니 햇살 가득한 요즘 날씨와도 잘 어울린다.
커피 또는 차와 곁들이기 너무 좋은 레몬 마들렌.
레몬처럼 향긋한 봄날이 나를 행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