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아_내가 취미로 한국 무용을 선택한 데에는 몇 가지 이유가 더 있어. 하나는 취미도 어느 정도의 비용 지불에 따른 강제성이 있었으면 해서였어.
백야_꾸준히 할 수 있는 장치를 만들어 놓고 싶었구나.
(빈아_오늘 안 가면 내 돈 얼마가 날아가는 거야...?)
(몸을 일으켜 학원에 가는 빈아.)
빈아_맞아. 내가 한국 무용을 하기 위해서는 기초부터 배워야 하기 때문에 학원을 등록하는 게 필수였어. 그리고 그렇게 되면 특정 요일, 특정 시간대에 고정적으로 반복하게 되니까 내 자제력과 상관없이 꾸준히 하게 되더라고.
(매주 일요일마다 무용 스케줄이 잡혀 있는 빈아의 스케줄표.)
백야_학원은 어떻게 알아봤어?
빈아_일단 나는 '취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게 적당히 배우고 싶었어. 그래서 '취미 한국 무용'이라고 검색했고 집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학원에 문의를 넣었지. 비용이랑 준비물 등 궁금한 걸 이것저것 여쭤보고 나니 어느새 학원을 등록해서 수업을 듣고 있더라고.
(부연 설명 : 지금은 선생님과 함께 따로 나와 수업을 듣고 있어요.)
(학원 문을 똑똑 두드리는 빈아.)
백야_그런데 비용을 지불했다고 해도 어느 날엔 귀찮아서 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잖아. 하다 보면 질릴 수도 있고.
빈아_사실 그런 날이 몇 번 있었고 실제로 쉬겠다고 안 나간 적도 있었는데, 그런 귀찮음을 다 무릅쓰고 몸을 일으켜 수업을 듣고 나면 역시 오늘도 하길 잘했다 싶은 마음이 들더라고. 그렇게 될 걸 뻔히 아니까 요즘엔 안 그래. 그리고 실력이 계속 쌓이니까 그만큼 흥미도 계속 생겨.
(신기한 듯 연습실을 둘러보는 빈아.)
백야_하긴. 처음에 기본 배울 때만 해도 생각만큼 몸이 움직여지지 않아서 당황했었잖아. 호기심에 시작하는 건 역시 무리였나 싶기도 했고. 그래도 그 시기를 넘기고 스스로에게 실력이 쌓일 시간을 준 덕에 지금처럼 단순히 몸의 움직임 정도가 아닌 '무용'에 조금 더 가까운 동작을 할 수 있게 되지 않았나 싶어.
빈아_맞아. 처음 배울 때만 해도 이게 맞나 싶긴 했지. 겉으론 정말 우아한데 밑으론 그 누구보다 열심히 물장구를 치는 백조와 같은 예술이라고 느껴졌으니까.
(선생님_한 바퀴 돌고 팔을 이렇게 다리는 이렇게 ~)
(빈아가 동작이 어려워 헤매고 있다.)
백야_무엇보다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계속할 수 있는 것도 있을 거야.
빈아_맞아. 그것도 내가 무용을 취미로 선택한 이유야. 왜 사람들이 학원, 모임 등을 통해 취미를 하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더라. 함께 하면 지속성이 생기고 완전 대충 하지도 않게 돼.
(빈아_안녕하세요! 벌써 일주일이 또 갔네요.)
(다른 날/ 빈아가 수업에 나와 사람들과 인사를 나눈다.)
백야_그렇게 전통, 창작, 소도구 활용까지 다양하게 배우고 있는데, 어떤 게 가장 재밌었어?
빈아_지금까지 맨몸으로 하는 춤 외에도 천을 활용한 살풀이나 한삼, 그리고 장구, 반고, 부채 등의 도구를 활용한 다양한 춤을 배웠는데, 그중에서 진짜 한국 무용을 제대로 배운다고 느꼈던 건 살풀이 였던 것 같아. 굉장히 작은 동작에도 엄청난 것들이 숨어 있는 춤이었어. 호흡, 무게 중심, 감정 등 그 모든 것들이 제대로 발현될 수 있게 손짓 하나, 발 동작 하나에 엄청 신경을 썼던 기억이 나.
(그동안 배웠던 도구들이 그려져 있다.)
백야_내가 보기에도 그때를 기점으로 정말 많이 성장하지 않았나 싶어. 네가 따로 연습실을 잡아서 연습할 정도로 재미를 느끼기도 했고 잘하고 싶어 했지.
빈아_살풀이를 넘어설 수 있는 작품을 만나게 되는 그날까지 지금처럼 나의 성장을 함께 해주지 않을래?
백야_좋아!
(무용 동작을 하며 손을 뻗는 빈아. 손등 위로 백야가 앉는다.)
빈아가 취미를 꾸준히 하는 법
1) 비용 지불하기 - 학원 등록, 준비물 구매 등 그 돈이 아까워서라도 하게 되는 시스템을 만들어요
2) 함께 하기 - 혼자 하면 지속성이 떨어져요
3) 기본기를 갖출 때까지 기다리기 - 스스로가 성장하는 걸 지켜보는 재미를 느껴봐요
4) 그 안에서 다양한 시도 해보기 - 스스로 재밌어하는 활동임이 확실해졌다면 계속해서 다양한 것들을 도전하며 질리지 않게 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