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두 종족의 만남

by 바이너리

결혼 6년 차인 우리 부부에게도 서로의 흠은 보이지 않고,

상대방의 모든 행동이 빛나던 시절이 있었다.


외향적인 나에게 극도로 내향적인 그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저런 사람도 있구나.”

“그런 그가 나에게 이렇게 표현하는 건 얼마나 큰 용기일까.”

그때의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생활은 문화와 언어가 전혀 다른 두 종족이

같은 집에 살기 시작하는 것과 비슷했다.


우린 모두 한국인이지만, 정작 실상은 그 어디에도 없는 세계를

사전 정보 없이 함께 탐험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나는 문득 자문했다.

서로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있었다면, 내 선택은 달라졌을까?

아마 아니었을 것이다.


결국 중요한 건 그가 누구냐가 아니라

결혼이라는 챕터를 열 수 있는 ‘나의 의지’와 ‘행동’이었다.


다만, 그 선택으로 인해 겪게 될 수많은 상황들을 조금이라도 알았더라면,

내가 덜 자책했을 텐데.


이제 나는 그 이야기를 기록하려 한다.

결혼, 육아, 그리고 배우자의 조울증까지.


이 세 가지가 얽힌 삶을 차분히 풀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