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만의 방식
남녀가 연애를 시작하기 전부터 주고 받는 연락들은
언제나 실시간이다.
적어도 나의 연애들은 실시간으로 주고 받는 연락들로
상대방과의 연애전선을 가늠할 수 있었고,
전날 싸웠다던지, 무언가 한쪽에서 마음이 토라질 때면
그 표현방식이 드문해지는 연락으로 드러났다.
그 시절 나는 상대방의 연락 빈도수를 통해 그와의 연결성을 확인했던 것 같다.
상대방과 연결되어 있다는 안도감을
그의 일상을 내가 얼마나 속속들이 파악하고 있느냐로 확인하고
안심했다.
3개월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우리는 결혼을 결심하고 행동했고,
결혼한 순간부터도 오히려 연애의 연장선으로 느낄만큼 마음 뜨겁게 생활했다.
이제는 결혼 생활 8년차에 개구쟁이 아들 둘도 있는 네식구다.
집에서 일하는 그는 아이들의 하원을 맡고,
사무실로 출근하는 나는 아이들의 등원을 맡았다.
아침부터 아이들을 깨우고, 옷을 갈아입히고,
출근 준비, 등원 준비를 마치면 인사를 나누고 집을 나선다.
사실 그 인사라는 것이 "아빠한테 이제 인사하자~"라고 내가 말하면
아이들이 그 뒤에 덧붙여 "안녕히 계세요~다녀오겠습니다~"라고 아이들 특유의 웃음을 자아내는 문장으로
인사를 나누는 것이다.
어른들인 나와 그는 어영부영 그 인사들 틈에 "다녀올게"라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상대방에서 들릴까 말까한 소심한 인사를 건넨다.
아이들을 어린이집, 유치원에 데려다주고 나도 사무실 주차장에 주차를 한 뒤에
손목에 있는 워치를 봤더니 핸드폰과 연결이 해제되어 있는 표시가 떠있었다.
종종 나는 핸드폰을 차에다 놔두고 몸과 가방만 챙겨들고 나온 적이 있었는데,
오늘도 그런 '종종'이였나보다.
차로 다시 가 핸드폰을 확인하는데, 보통은 걸려오지 않을 그의 부재중 전화 알림이 있었다.
"여보세요? 전화했었네?"
"아, 응. 여보. 오늘 좋은 하루 보내라고"
"아~여보도 좋은 하루 보내"
정말 단순한 대화였다.
생각해보면, 아이들을 등원시키고 사무실 자리에 앉아 있으면
매일 같이 카톡으로 잘 다녀왔냐고 물어봤었다.
오늘은 그 카톡을 전화로 대신한 것이다.
여태 동안 무지해서 내가 깨닫지 못했었다.
그의 카톡 하나가 음성이 되어서 전달 됐을 뿐인데,
나는 그의 꾸준한 물음을 처음 접한 것처럼 새롭게 느껴지고
그 꾸준함에 대한 감사가 느껴졌다.
사랑은 생활 위에 쌓이는 것이라 누군가 그랬다.
결혼생활, 육아생활이 쌓여있는 우리의 생활에
그만의 방식으로 더해준 꾸준함이 나에게 감사이고 사랑이다.
오늘 그의 전화로 또 다른 감사를 느끼게 되어 좋은 하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