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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따따 Jul 19. 2024

가족같은 분 구합니다.

남편은 가족사업에 가까운 일을 하고 있어서 아래 위층으로 삼촌내외와 사촌들과 야는 달라도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시삼촌과 거래처였던 당시 내가 다니던 회사 실장님의 주선으로 남편과 만난 것이라 아마도 시가에선 내가 자기들 사업에 당연히 동참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 같다. 시삼촌 숙모 고모등이 노골적으로 어필하는 거 같았는데 신혼 초부터 시가식구 버글버글한 험지에서 일하기는 싫어서 재빨리 다른 일을 했다. 그러다 애 키우고 코로나 지나고 하며 사업이 많이 기울어 남편이 고민이 많을 무렵에 내가 제안을 했었다. 작업장을 아예 다른 데로 빼던가 아니면 내가 같이 하던가 하자니까 남편은 단호하게 놉! 했다.

지금 있는 곳이 어떤 이유로 위치에 비해 월세가 싸고 가족들 도움도 많다는 게 이유였다. 현실적인 예라 거기엔 이의가 없었다.

그런데 왜 나랑은 같이 일 안 하겠다는 게야? 물으니 남편이 말했다. 시가 집안사람 중에 유일하게 남편과 일하는 막내삼촌만이 호리호리하고 마르고 키가 큰데 삼촌이 왜 그렇게 살이 안 찌고 늘 날씬한 줄 알아? 하길래 몰라 만날 담배 피우고 체질이겠지. 하니까 흥! 하더니 그건 바로 숙모랑 일하기 때문이야. 와이프랑 일하니까 스트레스 받아서 살이 안 찌잖아 라며 개소리를 하는 게 아닌가. 머라고? 잘됐군 그럼 당신도 다이어트하게 나랑 같이 일하자니까 아니 자긴 그냥 이대로 먹고 싶은 거 먹고 뚱뚱한 게 좋으니 자길 제발 내버려두란다. 나도 실상은 생긴 거랑은 다르게 예민하기 짝이 없는 오빠야인 남편과 일하는 거 자신 없고 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 이후로는 그냥 각자 할 일을 하자고 했다. 남편만의 동굴인 귀신같은 작업장 보고도 잔소리 안 하고 시가에서 들어오는 나에 대한 일말의 기대는 남편이 적당히 차단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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