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지 않은 곳을 봐서 그런 지 새해가 크게 와닿지 않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움이 찾아오는 것에 무던해져서 더 그렇게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익숙함은 당연하게 여기고 새롭다면 두려움이 먼저 생기는, 그래서 무던해진다는 것이 좋지 않은 것임은 스스로 잘 안다.
남는 건 사진 밖에 없다. 지난해 이 맘 때쯤 뭘 했는지 여행 가서는 뭘 먹고 어디서 잤는지, 기억을 오래 향유하고 싶을 때 사진만 한 게 없다. 그래서 어딘가 갈 때면 구도가 어떻든 최대한 많은 사진을 찍으려 한다. 최근엔 지난해를 기억하는 방법이 하나 더 생겼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연도별 가장 즐겨 들은 노래다. 무려 18년도부터 기록되어 있는 이 기능 덕에 20대 한창 취업 준비를 하며 힘들었던 감정도 생각났다. 물론 그땐 그랬지 라며 힘들었던 감정도 금세 떠나보낼 여유도 생겼다.
한 곡 한 곡 들을 때마다 자못 무던해지지 않았다고 느껴졌다. 지난 것들을 떠올리면 후회의 감정이 먼저 몰려와 그 감정이 싫어 애써 그것들을 모른 척하고 무던해졌다 말하고 있었다. 흩뿌려지지 않고 제 모습을 간직한 채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것들이 있다. 그래, 무던함과는 거리가 멀었지라고 되뇌며 25년 봄을 또 기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