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용한 Dec 20. 2018

냥이가 나무꼭대기 올라간 까닭은

저렇게 눈이 오는데, 나무 꼭대기에 왠 못보던 새가....하면서 자세히 보니 고양이였다. 이웃마을 캣대디네 급식소를 드나드는 고등어였다. 캣대디에 따르면 두어 시간 전 세마리의 개가 급식소를 습격해 밥 먹던 고양이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숨고 하는 와중에 저 녀석이 나무에 올라갔는데, 무서워서 못내려오고 있다는 거였다. 그러니까 두 시간째 녀석은 저기서 저러고 있는 거였다. 주변을 살피니 개 한마리는 급식소 앞 텃밭에서, 두마리는 뒤편 언덕 쪽에 진을 치고 있었다. 주인도 있는 개라는데, 녀석들은 툭하면 이곳에 와서 고양이 사냥(사료에는 관심도 없다고)을 한다는 것이다. 작년과 올해 그렇게 희생된 고양이만 세마리라고. 고양이 밥 주는 게 못마땅해 이웃에서 일부러 풀어놓는 것 같다는 것이다. 겨우겨우 돌을 던져 세마리 개를 멀리 쫓아내고서야 나무 꼭대기에 올라간 고양이는 조심스럽게 땅으로 내려왔다. 내려와서는 고개를 흔들며 휴, 안도의 그루밍을 했다. 오랜만에 급식소에 캔을 따주고 나는 녀석들이 다 먹을 때까지 개가 오나 안오나 보초까지 섰다. 사냥을 포기한 개들도 집으로 돌아가고 있다.



작가의 이전글 아깽이 사진 찍기는 힘들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