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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한 Jan 16. 2019

장모종 삼색이 이야기


<장모종 장고 이야기>
장고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늦여름이었습니다. 산책중인 산모롱이길에 녀석이 앉아 있다 헐레벌떡 도망을 치는 것이었습니다. 길고양이로서는 드문 장모종 삼색 아깽이였습니다. 얼마 뒤 급식소인 다래나무집에서 사료를 먹다 도망을 치는 녀석을 다시 만났습니다. 이곳에서 태어난 아이는 아니었지만, 녀석은 종종 급식소에 와서 눈치껏 밥을 얻어먹고는 부리나케 사라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날씨가 추워진 겨울부터 녀석은 아예 이곳에 눌러앉았습니다. 이미 다래나무집에는 20마리 이상의 고양이 식구들이 있었지만, 녀석은 넉살좋게 낯선 식구들과 안면을 트고 차곡차곡 친분을 쌓아 결국 이곳에 눌러앉는데 성공했습니다. 



아무래도 삼시세끼 제공하고 곳곳에 잠잘 곳이 있는 이곳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입니다. 물론 여전히 이곳의 인간들에게는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지만, 녀석은 그렇게 스스로 제 살길을 찾은 듯하고, 이 추위에 얼마나 털을 찌웠는지 외형만 보면 이곳 시골고양이 중에 가장 덩치가 커 보이기도 합니다. 모쪼록 녀석이 이곳에 잘 적응해 오래오래 길 위의 삶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 마지막 사진이 처음 녀석을 만났을 때 모습이고, 앞의 3컷이 털을 잔뜩 찌운 요즘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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