탕헤르에서 만난 회색고양이. 한쪽 다리가 없는 고양이였지만, 눈빛만은 당당했고, 내가 손바닥에 올려준 크림치즈 한 조각을 까끌까끌한 혀로 마지막까지 깨끗이 핥아먹었다. 알고보니 탕헤르 항구에는 매일같이 우유 두 통(대용량)을 들고와 고양이에게 나눠주는 늙은 캣대디가 있다고 했다. 그는 다리가 불편한 회색고양이가 경쟁에서 밀리자 녀석을 안아올려 우유를 먹여주곤 했다(경비원 말로는 이 다리 아픈 회색고양이를 그가 특별히 챙겨주고 있다고). 늙은 캣대디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고양이들에게 우유 두통을 나눠준다고 한다. 고양이는 유당분해효소가 적어 우유를 주면 안된다는 상식만으로 고양이에게 우유를 주는 것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저 고양이들에겐 하루종일 기다린 음식이고, 그동안 녀석들을 먹여살린 생명의 음식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