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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한 Dec 02. 2019

"아롱이 이쁜짓이나 보구 가유!"

** 아롱이 할머니께 여남은 남은 캔박스를 건네며 조만간 또 올 테니까 아끼지 말라고 말씀드렸다. 할머니는 캔박스를 받더니 무슨 보물이라도 되는 양 가슴에 품고 집안으로 향했다. 그 때였다. 캔의 여운을 느끼고 있던 아롱이가 할머니에게 다가오더니 "함모니! 그거 손에 든 거 뭐야? 아까 내가 먹은 거 같은데, 나 더 주면 안돼?" 하면서 냐앙거렸다. 아롱이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듯 할머니는 "하우스에 까망이도 먹어야지. 넌 더 먹으면 짜구 나!" 하더니 하우스로 나를 안내했다. "저기 고양이 두마리 보이쥬?" 할머니가 가리키는 쪽을 보니 까망이 한마리와 고등어 아깽이가 낮잠을 자고 있었다. 아롱이는 계속해서 할머니 곁을 졸졸 따라다니며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달라고 졸라대고, 할머니는 일부러 눈길을 피하고. 캔맛에 눈뜬 아롱이의 집착은 그 절절한 눈에서도 뿜뿜 뿜어져나왔다. 어쩌면 녀석은 이런 생각을 하는지도 모르겠다. "저거 혹시 함모니 혼자 다 먹는 거 아냐?"



** 아롱이 할머니께서는 아롱이가 업히는 고양이라고 말해놓고는 끝내 아롱이 업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섭섭했던 모양이다. 내가 그만 가보겠다고 인사를 건네자 아롱이 '이쁜 짓'이나 한번 보고 가라며 발길을 돌려세운다. 그러더니 "아롱이! 이쁜 짓~!" 하는 거다. 아롱이는 여전히 할머니 손에 들린 캔 박스에만 눈이 가 있는데... "아이구 얘가 오늘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할머니는 오늘따라 아롱이가 말을 듣지 않는다며 타박을 한다. 할머니는 캔박스를 하우스 선반에 올려놓고는 아예 작정하고 "아롱이, 이쁜 짓~!" 하며 한 손을 내민다. 그제야 아롱이는 마지못해 발라당 누워 이리 뒹굴 저리 뒹굴거린다. "봤쥬? 우리 아롱이가 이렇게 이쁜 짓도 잘해유." 이제야 할머니는 체면이 섰나 보다. "아롱이 업힌 모습은 다음에 볼게요." 하면서 나는 이쯤에서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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