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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용한 Jan 06. 2020

시커멓게 변한 시골냥이들 사연

한겨울 시골냥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시커먼스' 패션이다. 여기에는 이런 사연이 숨어 있다. 한겨울 추위를 피하기 위해 고양이들은 군불을 지펴 따뜻해진 아궁이 속으로 들어가 몸을 녹이곤 한다. 이때 아궁이 재와 그을음이 털에 묻어 시커멓게 변하는 것이다. 분명 안쓰러운 모습인데, 볼 때마다 웃지 않을 수 없는 패션이다. 어쨌든 불을 땐 아궁이는 찜질방처럼 따끈해서 한겨울 추위를 견디고 몸을 지지기에는 더없이 안성맞춤이다. 비록 외모가 꾀죄죄해지기는 하지만, 길냥이에게는 추울 때 춥지 않는 게 급선무이고, 배고플 때 배고프지 않는 게 급선무이다. 길고양이의 겨울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남는 게 급선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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