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사진을 찍다보면 가끔 '그래, 바로 지금이야!' 하는 결정적 순간이 올 때가 있다. 하지만 언제나 고양이는 손보다 빨라서 셔터를 누를 때면 이미 그 순간이 허망하게 끝나 있곤 한다. 얼마 전 폭설이 내렸을 때 나에게도 이런 순간이 있었다. 대단한 건 아니지만, 아비가 카메라 앞을 지나갈 때 때마침 아톰이 저 뒤편에 생각 없이 앉아 있었다. 찰칵. 폭설이 내리고 이틀간 찍었던 1230컷 사진 중에 단 한 컷, 나의 원픽 사진은 바로 이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