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산 너머 캣대디네 집에 사료후원을 다녀오는 길이었다. 서너 번 들른 적 있는 국숫집 앞에 웬 고등어 한 마리가 앉아 있었다. 지난번에도 이곳을 지나다 만난 고양이였다. 내가 차에서 내리자 녀석은 내가 구면이라는 듯 냐앙, 하며 달려왔다. 국숫집 문 앞에는 국수 국물을 우려내고 남은 멸치가 한 그릇 가득 담겨 있었다. 나름 국숫집 할머니가 불쌍한 고양이를 먹이겠다고 내놓은 것이었다. 나는 차로 돌아가 비상용으로 싣고 다니는 고양이캔을 하나 꺼내 빈 그릇에 부어주었다. 녀석은 걸신들린 것처럼 그것을 먹기 시작했다. 한참이나 그릇에 얼굴을 파묻고 부어준 캔을 절반 이상 먹어치운 다음에야 녀석은 고개를 들고 가게 앞에 앉았다.
그 모습이 이뻐서 사진을 몇 장 찍는데, 국숫집 문이 열리면서 할머니가 빼꼼 고개를 내밀었다. “뭘 찍는 거예요?” “네, 고양이 사진 좀 찍으려고요?” “저 그릇에 준 건 뭐예요?” “고양이가 먹는 캔이에요.” “아이고, 고마우셔라.” 생각난 김에 나는 차에서 아예 캔 두 박스를 꺼내 할머니에게 건넸다. “이거 이 녀석에게 먹이세요.” “아이고 무슨 일이래. 오늘 참 희한하네. 아침에는 어떤 사람이 여길 지나가다가 고양이 먹이라며 사료를 한 포대 주고 갔어요. 아이고 오늘 고양이가 횡재했네.” 아, 누군가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이 고양이를 위해 사료를 건네준 모양이다. 세삼 세상엔 아직도 고마운 사람들도 많다는 걸 느꼈다.
혹자는 할머니가 내놓은 멸치 한 그릇을 비난할지도 모른다. 왜 고양이에게 사료도 아닌 사람 음식을 내놓느냐고. 하지만 나는 시골 할머니들의 이런 인심이 너무 고마울 따름이다. 된장국에 밥을 비벼 내놓는 할머니들의 마음은 우리가 고양이에게 사료와 간식을 내놓는 마음과 별반 다르지 않다. 앞으로도 가끔 이곳에 들러 국숫집 고등어를 챙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