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롱이 이야기

by 이용한

몽롱이라는 고양이가 있습니다. 올해 나이가 여덟 살인 길고양이. 원래 이 녀석은 엄마, 동생과 함께 8년 전 우리집에 밥 먹으러 오기 시작했는데, 엄마와 동생은 이웃집 할머니가 놓은 쥐약을 먹고 고양이별로 떠났습니다. 혼자 살아남은 녀석은 4년 정도 단골손님으로 우리집 급식소를 찾다 이후에는 어디로 갔는지 안보이다가 겨울만 되면 나타나 3~4개월씩 단골로 오다가 또 사라지고 겨울에 나타나기를 반복했습니다. 녀석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집 마당이 가까워질 무렵부터 마치 ‘이리 오너라’ 하고 외치듯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마당에 들어선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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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안보이다 겨울에 다시 나타나도 마치 어제처럼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마당에 들어서곤 했지요. 그러다 작년 겨울에 이 녀석이 나타나지 않는 겁니다. 결국 녀석이 고양이별로 간 모양이구나, 하고 여겼는데, 한 해를 걸러 올해 다시 녀석이 나타났습니다. 예전처럼 ‘이리 오너라’를 외치지는 않았지만, 밥을 먹으면서도 연신 나와 눈이 마주치면 냐옹, 하고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건 여전했습니다. 길 위에서, 그것도 해마다 쥐약을 놓는 시골에서 8년을 산 고양이(아마도 엄마와 동생 수명까지 다 살고 있는듯). 이 녀석이 대견하고, 장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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